“의사 안중근 아닌 인간 안중근 그려… 주연은 처음부터 정성화 염두”

안진용 기자 2022. 12. 2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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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안중근'이 아니라 '인간 안중근'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윤제균(사진) 감독은 영화 '영웅'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하얼빈역 이토 히로부미 저격 장면을 단 5분 안에 '짧고 굵게'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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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제균 감독이 말하는 ‘영웅’

“정성화 거절했다면 접을 생각

배우 나문희 캐스팅도 공들여”

“‘의사 안중근’이 아니라 ‘인간 안중근’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윤제균(사진) 감독은 영화 ‘영웅’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하얼빈역 이토 히로부미 저격 장면을 단 5분 안에 ‘짧고 굵게’ 마무리한다. 철저한 고증을 통해 구현한 그날의 역사를, 극적 재미를 위한 영화적 연출을 최대한 배제하고 제시한다. 지난 1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윤 감독은 “‘영웅’은 안중근과 이토의 대결 영화가 아니다. 그 장면으로 카타르시스를 주려 했다면 그것이야말로 ‘국뽕’”이라면서 “이 작품은 안중근과 어머니의 이야기다. 누군가의 아들이자 남편, 아버지였던 안중근이 경험했을 고뇌, 그리고 그런 결심을 지켜보고 지지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윤 감독은 ‘영웅’을 준비하며 원작 뮤지컬의 주인공인 정성화에게 타이틀 롤을 맡겼다. 영화 주연 경험이 일천하고, 티켓파워가 검증되지 않은 그에게 140억 원 규모의 상업 영화를 맡기는 것에 대해 고개를 갸웃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윤 감독은 ‘뮤지컬 영화의 불모지’라 불리는 충무로에서 뮤지컬 영화를 만들며 그 소임을 맡는 데 정성화보다 적합한 인물은 없다고 판단했다.

윤 감독은 “정성화가 안 한다고 한다면 집까지 찾아가서 무릎을 꿇었을 것”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서 우려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건 충분히 설득이 가능했다. 정성화가 참여 안 하면 작품 자체를 엎을 계획까지 세웠다”고 털어놨다.

윤 감독이 정성화만큼 공을 들인 캐스팅이 조마리아 여사 역을 맡은 배우 나문희다. 영화 후반부, 나문희가 “목숨을 구걸하지 말고 나라를 위해 그냥 죽으라”는 편지를 쓰며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를 부르는 장면에서는 눈시울보다 가슴이 더 뜨거워진다. 의외로 선선히 제안에 응한 나문희에 대해 윤 감독은 “신기하게 나문희 선생님도 ‘조마리아 여사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하더라”면서 “실제 악극을 하신 적이 있기 때문에 뮤지컬 영화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나문희 아니면 안 된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영웅’의 라이벌은 한 주 전 개봉한 ‘아바타:물의 길’이다. 하지만 ‘영웅’은 개봉 하루 전 예매 관객 수 15만 명을 돌파하며 묵직한 반격을 준비 중이다. 각기 다른 장르와 성격을 가진 두 영화가 시너지 효과를 내며 침체에 빠진 충무로를 일으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윤 감독은 “‘아바타2’는 시각적으로 즐거움을 주는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영웅’도 그에 못지않은 시청각의 향연을 준다고 자부한다”며 “‘영웅’은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 가슴으로 뜨거움을 느낄 수 있는 영화”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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