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서 무대 위서… 같지만 다른 ‘뮤지컬 안중근’

안진용 기자 2022. 12. 2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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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은 '안중근 데이(day)'라 할 만하다.

정성화는 "뮤지컬 무대에 오를 때는 '정성화에 맞게 바꾸자'고 판단해 한 번에 붙이는 수염을 사용했다. 하지만 영화에선 실제 안중근 의사의 모습을 고증해 머리 스타일을 바꾸고 수염도 한 땀 한 땀 붙였다"며 "전쟁을 치를 때는 피부 톤과 분장을 더 어둡게 바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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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중근(정성화)이 재판을 받으며 ‘누가 죄인인가’를 부르는 영화 ‘영웅’ 속 장면.

■ 영화 · 뮤지컬로 21일 나란히 개봉 · 개막

- 뮤지컬 영화 ‘영웅’

고증 통해 사실성 극대화

安의사 모습 · 의상 등 생생

스펙터클 전투장면도 볼만

- 원작 뮤지컬 ‘영웅’

‘장부가’ 등 절절한 감동

영화보다 노래 14곡 많아

역동적 칼군무 탄성 절로

21일은 ‘안중근 데이(day)’라 할 만하다. 윤제균 감독의 영화 ‘영웅’이 개봉하고 원작 뮤지컬 ‘영웅’도 마곡의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개막한다.

영화와 뮤지컬의 이야기 구조는 같다.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기 전 1년과 저격 직후를 다룬다. 2009년 뮤지컬 ‘영웅’ 초연 이후 13년째 안중근으로 살고 있는 배우 정성화는 영화의 타이틀 롤도 맡았다. 하지만 스크린과 스테이지라는 공간의 차이는 두 ‘영웅’을 같지만 다른 작품으로 만들었다. 카메라를 통해 원경과 근경을 동시에 담는 영화 속 안중근과 무대와 객석이라는 일정 거리를 둔 뮤지컬 속 안중근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일단 영화 속 정성화는 몸무게를 14㎏가량 감량했다. 뮤지컬을 소화할 때는 단단한 뱃심으로 객석을 휘어잡아야 하기에 86㎏ 정도를 유지했지만 영화에선 굶주림과 추위 속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안중근 의사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72㎏까지 줄였다. “안중근으로 보일 정도”가 윤제균 감독의 요구였다. 그 결과, 실제 안중근 의사와 영화 속 정성화의 모습은 꽤 닮았다.

분장과 의상에도 변화를 줬다. 정성화는 “뮤지컬 무대에 오를 때는 ‘정성화에 맞게 바꾸자’고 판단해 한 번에 붙이는 수염을 사용했다. 하지만 영화에선 실제 안중근 의사의 모습을 고증해 머리 스타일을 바꾸고 수염도 한 땀 한 땀 붙였다”며 “전쟁을 치를 때는 피부 톤과 분장을 더 어둡게 바꿨다”고 밝혔다. 뮤지컬 속 안중근의 의상이 대부분 독립군복인데 비해 다양한 공간을 보여주는 영화에서는 상황에 따라 여러 의상을 갈아입은 것도 다른 점이다.

뮤지컬 영화를 표방한 ‘영웅’은 원작 속 넘버들을 고스란히 가져왔다. 대표 넘버인 ‘영웅’ ‘누가 죄인인가’ ‘장부가’ ‘단지 동맹’ 등은 영화에도 등장한다. 이토를 암살하기 위해 일본 기생으로 숨어든 설희(김고은)가 애절하게 부르는 ‘그대 향한 나의 꿈’은 영화를 위해 따로 만든 넘버다. 영화 속 넘버는 17곡, 뮤지컬에선 영화보다 많은 31곡이 나온다.

원작 뮤지컬의 감동을 전하기 위해 윤 감독은 ‘라이브 녹음’ 방식을 고집했다. 현장성을 유지하기 위해 70%가량이 현장에서 동시 녹음으로 이뤄졌다. 다만 영화적 장르의 특성상 ‘대화하듯이 노래’하는 것이 강조됐다. 설희 역의 배우 김고은은 “뮤지컬은 조금 더 명확하게 소리를 내 객석에 전달하는 게 포인트지만, 영화는 감정으로 인해 나오는 호흡에 집중했다. 울면서 노래 부르는 게 많았는데, 이럴 때는 최대한 가사를 뭉그러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뮤지컬에 비해 스토리를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설희의 서사를 살찌우고 안중근의 가족 서사도 덧댔다. 뮤지컬에서 안중근을 사모하는 캐릭터인 중국 소녀 링링을 마진주(박진주)라는 한국 소녀로 바꿔 독립군 막내 유동하(이현우)와 연결시킨다. 두 사람의 러브라인은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영화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회령 영산전투 장면은 뮤지컬에서 보여주기 힘든 스펙터클을 강조한다. 반면 독립투사들의 열정과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역동적인 안무와 칼군무는 뮤지컬의 강점이다. 무대 위 기차 역시 뮤지컬 ‘영웅’의 백미다. 12m 길이의 기차가 2.7m 높이로 떠올라 눈발을 뚫고 만주 벌판을 달리는 대목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안진용·박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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