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권혁 “행복한 작품이었어요”[인터뷰]

스튜디오앤뉴 제공.

“대답은 빠르고, 크고, 분명하게. 그럼 내일 봅시다”

배우 권혁이 맡은 ‘신입사원’의 종찬에 대해 묻자 날카롭고 명료한 대사가 돌아왔다. 인간 권혁은 어떤 모습을 지녔을까. 최근 스포츠경향은 배우 권혁과 서울 중구에 위치한 경향신문사 사옥에서 만나 차기작 ‘신입사원’과 인간 권혁, 그리고 그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스튜디오앤뉴 제공.

■ ‘종찬’ 캐릭터, 처음엔 ‘큰일났다!’라고 생각했죠

권혁이 출연하는 왓챠 드라마 ‘신입사원’은 워커홀릭 파트장 ‘종찬’과 인턴사원 ‘승현’의 사내 로맨스를 그린 작품으로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주인공 ‘종찬’은 냉철하고 차가운 캐릭터지만 ‘승현’을 만나며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변해간다. 종찬의 매력에 대해 묻자 권혁은 의외의 답을 내놓았다.

“종찬은 어떻게 보면 딱딱한 캐릭터에요. 불친절하고, 업무적이죠. 그런데 알고 보면 안에는 따뜻한 마음이 있는 사람이에요. ‘모자란 점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매력이죠.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해 보이지만 사실 완벽한 사람이 어딨겠어요, 부족한 점도 있어야 인간이 아닐까요? 이렇게 모자란 부분들이 승현이에 의해서 채워지고 종찬이는 승현이를 통해 성장하는데, 그런 모습이 종찬이의 매력이에요.”

권혁은 어느덧 ‘종찬’의 이미지 뿐만 아니라 그의 깊은 속내까지 술술 표현할정도로 캐릭터와 밀착돼있었다. 그런 그도 ‘종찬’과의 첫인상에 대해 ‘큰일났다!’라는 생각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종찬에 비해 저는 둥글둥글한 성격을 지녔어요. 사실 게으르고 느린 편인 것 같아요.(웃음) 처음에 종찬을 접했을 때 저와는 정말 많이 다르다는 생각에 부담도 있었죠. 그래서 우선 이미지부터 만들자는 생각을 했어요. 날렵한 얼굴에 비해 덩치가 큰 종찬을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 다이어트와 운동을 열심히 했어요.”

스튜디오앤뉴 제공.

■ ‘승현’(문지용)에게 많이 의지했어요

권혁은 ‘신입사원’에 대한 애정이 컸다. ‘신입사원’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는 함께 호흡한 배우들 뿐만 아니라 김조광수 감독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종찬’에 도전하기까지에는 감독님의 영향이 컸어요. ‘신입사원’의 시나리오도 재미있었고, 그동한 해보지 못했던 역할이기에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감독님께서 늘 칭찬일색이셔서 용기를 냈어요. 감사한 마음이에요.”

상대역이었던 배우 문지용에 대해서는 “잘생기고 살가운 친구”라고 설명했다.

“지용이를 처음 봤을 때 너무 잘생겨서 놀랐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이야기를 나눠보니 ‘승현’의 모습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천진난만하고 밝고, 장난도 잘 치고, 귀여웠어요. 지용이는 붙임성도 정말 좋고 살갑죠. 제게 먼저 다가와줘서 금세 친해졌어요. 지금도 서로 연락을 자주 주고받고, 자주 만나요. 며칠전에도 만났어요.(웃음) 지용이에게 의지를 많이 했어요.”

배우 예지원이 나오는 장면에 대해서는 ‘가장 기대되는 장면’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예지원 선배님이 나오는 장면이 정말 기대되는데요, 촬영하면서도 실제로 정말 재미있었어요. 선배님밖에 할 수 없는 에너지가 있더라고요. 선배님께서 저를 잡는 장면이 있는데, (선배님께서) ‘감독님 소파로 넘어가도 돼요?’라며 아이디어를 제공한 적이 있어요. 그 장면을 찍을 때의 기억이 생생해요. 보시는 분들께서 많이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스튜디오앤뉴 제공.

■ 다음 목표는 ‘액션 장르’에요

배우 권혁은 2020년 JTBC 드라마 ‘우아한 친구들’을 통해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89년생인 그에게 다소 늦은 데뷔일 수 있으나, 그는 어릴 적부터 꿈이 ‘배우’였다고 말했다.

“스물 여덟에 처음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 전까지는 제 전공이 관광개발과 경영학과였기에 취업 준비를 했었죠. 스튜어드 준비를 했었고, 대한항공 면접도 봤었어요. 그때 ‘내가 연기라는 일을 참 해보고 싶었는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면접에서 떨어지면 연기를 꼭 배워봐야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면접 준비를 안하게 되더라고요.(웃음) 불합격한 후에 서울에 있는 유명한 학원을 모두 찾아가서 ‘연기가 하고싶다’고 했어요. 주변에 연기하는 사람이 없었기에 맨땅에 헤딩을 하는 기분이었지만, 막상 도전해보니 정말 재미있었어요.”

권혁에게 다음 목표는 ‘액션 장르에 도전하기’다. 그는 자신이 “액션 꿈나무”라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액션장르를 워낙 좋아해요. 몸 쓰는 걸 좋아하거든요. 구기종목, 수영, 웨이트 트레이닝 등등 가리지 않고 운동을 좋아해요. 어릴 때 배우의 꿈을 꾸기 전에는 야구선수가 하고 싶었을 정도로요. 아직 도전해보지 못해서 막연한 생각일 수 있지만, 재미있을 것 같아요.”

한시간 가량의 인터뷰 끝에 바라본 권혁은 ‘종찬’과는 다른 매력이 있었다. 조심스러운 그의 모습에서 인간에 대한 애정과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신입사원’의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에 대해 묻자 그는 오랜 고민 끝에 사려깊은 답을 내놓았다.

“누군간 작품이 마음에 안드실 수도 있겠지만, ‘신입사원’을 찍으며 너무 행복했기에 보시는 분들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예주 온라인기자 yejul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