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키넨 KBS교향악단 음악감독 “흔들리지 않는 우리만의 목소리 확립”
“흔들리지 않는 우리만의 스타일 확립…
내년부터 음반 작업, 세계투어 계획”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핀란드 출신의 ‘젊은 거장’ 피에타리 잉키넨 음악감독의 취임 이후 KBS교향악단은 상당히 인상적인 한 해를 보냈다. 제 9대 음악감독과 함께 한 시즌 첫 해 말러, 차이콥스키, 프로코피예프를 비롯해 ‘레민카이넨 모음곡’, ‘쿨레르보’ 등 시벨리우스의 희귀 레퍼토리를 들려주며 일취월장한 역량을 선보였다.
두 번째 항해를 앞두고 지난 20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피에타리 잉키넨 음악감독은 “KBS교향악단은 어떤 레퍼토리든 지휘자의 의견을 경청하는 개방적이고 열정적인 악단”이라며 “방대한 레퍼토리를 소화하며, 어떤 객원 지휘자가 오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우리만의 스타일과 목소리를 명확히 하며 지속적인 진전을 이루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내년 예정된 12번의 정기 연주회에서 잉키넨 감독과 KBS교향악단은 말러 교향곡 5번으로 문을 열고,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4월),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5월), 월턴 교향곡 1번(10월), 베토벤 교향곡 9번(12월)까지 이어간다. 잉키넨 감독은 “2023년 프로그램의 선곡을 통해 다양성과 놀라움을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 10월 연주할 ‘월턴 교향곡 1번’은 잉키넨 감독이 세계 무대에 첫 걸음을 딛게 한 ‘결정적 승부수’가 된 작품이다. 대타 지휘자로 선 이 무대를 계기로 잉키넨 감독은 런던 에이전시로부터 빗발치는 섭외 요청을 받으며 세계로 향했다. 그는 “2001년 지휘자의 건강 이상으로 대체 투입돼 이 곡으로 헬싱키 필하모닉 공연 리허설을 하게 됐다”며 “극적인 데뷔 무대를 마치고 3개월 뒤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무대를 하는 기회를 얻었다. 제게 너무나 특별한 작품을 KBS교향악단과 함께 무대에 올릴 수 있어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 1월 KBS교향악단에 취임한 잉키넨 감독은 지난 1년간 KBS교향악단의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K-클래식 저변 확대를 위한 계획을 구체화했다. “음악감독으로서 ‘신규 단원’을 모집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었다. 잉키넨 감독 취임 이후 악단은 주요 파트 수석 5명(제2바이올린, 플루트, 클라리넷, 트럼펫, 팀파니)을 포함한 총 11명을 충원했다. 내년에도 악장을 비롯해 금관 파트 단원을 영입할 계획이다. KBS교향악단의 ‘실력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체계화 과정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교향악단 최초로 ‘청소년 지휘 마스터클래스’를 출범, 올 하반기 학생 두 명을 선발했다. ‘지휘 강국’ 핀란드 명문 시벨리우스 음악원에서 공부한 잉키넨 감독은 이미 13세 때부터 지휘 과정을 밟았다. 잉키넨 감독은 자신의 경험을 전수하고 K-클래식의 성장을 이끌기 위해 청소년 지휘 프로그램을 구체화했다. 선발된 두 명의 학생은 1년간 교육 과정을 밟으며 차세대 음악인으로의 미래를 다진다.
취임 2년차의 구상은 보다 구체화됐다. 잉키넨 감독은 매 시즌 최소 한 장의 앨범 발매, 세계무대 진출을 위한 비전도 세웠다. 그는 “곧 아시아에서 공연할 수 있을 것 같고, 2024년에는 남미투어가 예정돼있다”며 “2025년, 늦어도 2026년에는 유럽투어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3월엔 차이콥스키 교향곡 녹음이 예정돼있다.
잉키넨 감독과 함께 KBS교향악단은 전 세계에 한국 클래식을 알리고, 국민과 함께 하는 오케스트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지역 클래식 문화 발전을 위해 잉키넨 감독과 해마다 전국투어를 열 계획이다. 특히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로 찾아가 음악을 나눈다는 점에서 더 의미있다.
한창록 KBS교향악단 사장은 “세계 정상급 연주 실력을 갖춰 클래식 한류 전파에 앞장서고, 국민의 오케스트라로 다가서겠다”며 “2022년이 우리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가능성을 모색하는 해였다면 2023년은 미래 비전 속에서 큰 진전을 이뤄내는 해가 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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