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하리·처음 읽는 베트남사·인권의 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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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희 장편소설 '하리'(문학정원)는 미혼모들의 아픔을 들여다봤다.
열여덟 살에 아이를 임신한 '하리'는 거리를 떠돌다가 '분홍하마의 집'에 간다.
"기억의 창고를 쓰레기통에 버릴 수는 없었다. 이 노트는 내 것이 아니었다. 기억의 창고는 분홍하마의 집을 거쳐 간 수많은 미혼모가 낳은 아이들의 족보다. 아이들을 찾아서 노트를 돌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인 고등학교 역사교사 오민영은 베트남사와 한국사, 세계사를 동시에 살필 수 있는 연표를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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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서경희 장편소설 '하리'(문학정원)는 미혼모들의 아픔을 들여다봤다.
열여덟 살에 아이를 임신한 '하리'는 거리를 떠돌다가 '분홍하마의 집'에 간다. 이곳은 출산한 아이를 불법으로 입양시켜주고 대신 쉼터를 제공한다.
이 쉼터의 원장과 대모인 마마는 미혼모들이 돈이 될 물건을 잉태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하지만 하리는 애초에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다. 어떻게 하면 배 속에서 그대로 죽여버릴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데, 결국 아이를 유산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하리는 쉼터에서 쫓겨나지 않고 마마의 역할을 이어받고 혹한의 세계를 마주한다.
"기억의 창고를 쓰레기통에 버릴 수는 없었다. 이 노트는 내 것이 아니었다. 기억의 창고는 분홍하마의 집을 거쳐 간 수많은 미혼모가 낳은 아이들의 족보다. 아이들을 찾아서 노트를 돌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간 '처음 읽는 베트남사'(휴머니스트)에는 베트남의 파란만장한 2500년 역사가 담겼다. 베트남의 고대 신화와 독립 왕조 시기부터 프랑스·미국·중국과의 전쟁, 도이머이 개혁 이후 새로운 글로벌 경제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오늘날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인 고등학교 역사교사 오민영은 베트남사와 한국사, 세계사를 동시에 살필 수 있는 연표를 배치했다. 알고 보면 베트남은 아주 오래전부터 한국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13세기 무렵 고려로 이주해 새로운 성씨를 개창한 베트남 사람이 있었고, 같은 유교 문화권에서 중국 제국들의 영향을 받았다. 식민 지배와 분단의 역사를 경험한 것, 오랫동안 한자를 사용하고 대승 불교를 받아들였다는 공통점도 있다.
20세기초 베트남 지식인 판보이쩌우가 쓴 '월남망국사'가 한국의 민족 운동에 영향을 줬고, 베트남 전쟁 기간에는 한국과 베트남 민주 공화국이 총부리를 맞댄 적대 관계로 마주하기도 했다. 1992년 국교 수립 이래 베트남과 한국의 교역 규모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올해 베트남을 찾은 관광객 수가 가장 많은 나라는 우리나라다.
'인권의 발명'(교유서가)은 린 헌트가 역사적 근거를 토대로 인권에 대한 관념 형성을 설명한 책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 명예교수인 저자는 "인간의 권리는 신이나 동물의 권리에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서 형성된 권리를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인권의 필수 조건인 자연성과 평등성, 보편성 세 가지는 17세기에 영국에서 작성된 '권리장전'에는 없었지만, 18세기 미국의 '독립 선언문', 프랑스의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에는 표현돼 있다. 18세기에 이르러 비로소 온전한 인권이라는 개념이 생겼다.
하지만 저자는 18세기에 인권이 보편적인 사실이라고 확신에 차 선언했던 당사자들이 어린이·광인·수형자·외국인에 대해서는 무능하고 가치 없다고 여겨 정치적으로 배제했다고 지적한다. 무산자·노예·흑인·종교적 소수자·여성에 대해 현대 사회에서도 진정한 권리를 가졌는지 의문을 던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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