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숲속의 미녀’ 대신 ‘잠자던 장롱속 원단’이 깨어난다

최보윤 기자 2022. 12. 21.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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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 발렌티노 ‘슬리핑 스탁 프로젝트’
발렌티노 슬리핑 스탁 프로젝트/발렌티노

잠들어 있는 텍스타일(직물이나 옷감) 아카이브 속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이 탄생한다.

이탈리아 럭셔리 오트 쿠튀르 브랜드 메종 발렌티노에서 프랑스의 텍스타일 리셀러 티슈 마켓(Tissu Market)과 협력해 새로운 프로젝트 ‘슬리핑 스탁 프로젝트(Valentino Sleeping Stock)’를 시작한다. 말 그대로 ‘잠들어 있던’ 원단들을 창의적으로 재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티슈 마켓은 지난 2010년 프랑스의 프랑크 를르슈가 창업한 텍스타일 리셀러 회사. 메종 발렌티노와는 지난 2021년 9월 파트너십을 맺고 원단이 주는 부가가치에 대한 연구를 했다. 메종 컬렉션에서 사용되었던 시폰, 타프타, 드보레(devore·벨벳 직물 중 하나) 새틴, 꽃모양 프린트의 크레이프 드 신과 실크 조젯(표면이 멜론의 껍질처럼 주름 모양을 이루고 있는 직물)까지, 아카이브에 보관된 원단들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이다.

발렌티노 슬리핑 스탁 프로젝트/발렌티노

탄소절감이라는 환경 보호 목표에 부합하면서 아름다움도 창조한다는 것. 궁극적인 목표는 브랜드의 유산을 계승하면서 동시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대안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다.

티슈 마켓 창립자인 프랑크 를르슈는 “이 이니셔티브의 기원에는 우리가 패션 산업에서 구축하고자 하는 변화를 향한 원동력으로서 업사이클링의 중요성이라는 깊고 개인적이며, 공유된 확신이 있다”면서 “창조적인 과정을 통한 우수성, 포괄성, 헌신의 추구는 우리가 공유하고 이 독특한 파트너십의 다음 단계를 안내할 핵심 가치 중 일부”라고 밝혔다.

메종 발렌티노와 티슈 마켓의 파트너십을 통해 지금까지 2만2000여 ㎡에 달하는 새로운 원단을 제작했을 경우 발생할 265톤가량의 CO2e 배출을 예방했다. 이는 5헥타르 넓이의 숲이 무려 1년간 흡수해야 하는 양에 해당한다. 하며, 나아가 새로운 원단을 제작하지 않음으로써 올림픽 수영장 442곳을 채울 수준인 110만5645㎥의 물이 절약됐다.

또 티슈 마켓에 원단을 판매한 수익금은 2015년부터 시작된 교육 프로그램을 위하여 발렌티노 보테가 델 아르떼에 기증돼, 아틀리에의 전문가를 양성하고 메종만의 제작 노하우를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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