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96라인 핵심'나상호가 밝힌 '나상호방의 비밀' 그리고 아쉬운 한가지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벤투호 핵심 풀백 김문환(27·전북)은 최근 스포츠조선 축구 유튜브 채널 '볼만찬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월드컵 기간에 우린 나상호 방에 자주 모였다"고 말했다. 알고 보니 '나상호방'은 대표팀 주축으로 거듭난 95~97라인(1995년~1997년생)이 모이는 일종의 집결지였다. 나상호(26·서울) 김문환을 비롯해 김민재(26·나폴리) 황희찬(26·울버햄턴)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 백승호(25·전북) 등이 모인 이 방에서 대체 무엇이 이뤄졌을까?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가 월드컵 우승컵을 든 날(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앞 카페에서 방주인을 만나 직접 물었다.
나상호는 "이번 2022년 카타르월드컵 기간뿐 아니라 대표팀 소집만 하면 내 방에 다 모인다. 주로 간식을 먹고 수다를 떤다. 절반은 쓸데없는 이야기다. 서로 놀리기 바쁘다"며 웃었다. 우리네 20대 중반 남성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일상이다. "불편한 게 있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자는 공간인데, 아무도 먹던 걸 치우려고 하지 않는다. 카페에 가도 마신 컵을 놓고 그냥 나간다. 다 내 몫이다. 한 번은 화가 나서 '먹던 컵 다 가지고 가'라고 말했다. 그랬는데도 치우지 않는 친구들이 있었다. 나도 화나면 무서운 사람이다"라고 선한 얼굴로 '절친'들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타격감이 얼마나 클지는 미지수.
'나상호방' 안에서 이뤄지는 '토크' 중 나머지 절반이 궁금했다. '핵심'은 그 안에 들어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상호는 "친구들이 다른 나라, 다른 리그에서 뛴다. 뭐하고 지내는지, 뭐가 좋고 뭐가 안 좋은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고민도 털어놓는다"고 말했다. 유럽 진출을 꿈꾸는 나상호에겐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리라. 이어 "내가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에서 선발 출전하게 됐을 때 민재 인범이 문환이형 승호 희찬이 (조)유민이 등이 다 좋은 말을 해줬다. 의지가 됐다. 그래서 잘 할 수 있었다. 우린 소통을 많이 하기 때문에 (경기장 안에서 호흡이)잘 맞는다. 서로가 필요한 부분을 이야기하면 다 들어준다"고 했다.
95~97라인의 끈끈한 전우애는 경기장 안에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나상호는 핵심 측면 공격수 황희찬이 부상으로 결장한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 깜짝 선발 출전해 왕성한 활동량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공백을 기대 이상 메워줬다. 우루과이를 상대로 우리가 유리한 경기를 펼칠 수 있는 데에는 나상호의 공이 컸다. 우루과이, 가나전을 건너뛴 황희찬은 16강 운명이 걸린 포르투갈과의 3차전에서 조커로 투입돼 '16강 확정골'을 터뜨렸다. 백승호는 월드컵 데뷔전이었던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한국의 유일한 골을 넣었다. 나상호는 "희찬이와 민재는 대회 도중 부상을 당했다. 그럴 때면 기분이 좋지 않을텐데, 티 하나 안 내고 스스로 잘 이겨냈다"고 엄지를 들었다.
95~97라인은 손흥민 황의조 이재성 김진수가 중심이 된 92라인과 후배들을 잇는 연결고리였다. 나상호는 "민재가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하며 형들과 장난을 치니까 형들도 우리를 편하게 대했던 것 같다. 자유롭게 소통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인 우리 대표팀은 이러한 '원팀 정신'으로 12년만의 월드컵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나상호는 "조별리그에선 팀으로 똘똘 뭉쳐서 개인 역량이 좋은 팀들을 상대로 좋은 내용, 결과를 챙겼다. 하지만 브라질은 선수들이 하나같이 잘 해도 너무 잘 하다 보니 힘들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나상호는 한국나이 27세에 경험한 첫 월드컵에서 느낀 게 많은 눈치였다. 그는 "경기를 뛰며 세계적인 선수를 상대로도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느꼈다. 동시에 부족한 것도 정말 많다고 느꼈다. 슈팅 한 번 때리지 못하고 온 건 두고두고 아쉽다"며 "보완할 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잘 살리면 해외에 나가서도 좋은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일본 무대(FC도쿄)에서 실패한 경험을 떠올린 나상호는 "내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다만, '친구따라 유럽'에 갈 생각은 없으며 'FC서울의 주장'이라는 무거운 직함도 달고 있어 신중하게 미래를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4년 뒤에 열리는 2026년 북중미월드컵은 95~97라인이 중심이 되어 치르는 대회다. 귀국 후 식당에서 여러 차례 감사 인사를 받았다는 나상호는 "경기에 나선 것만으로 감사한 카타르월드컵이었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축구를 하면서 팬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걸 느낀 대회이기도 하다"고 돌아보며 "다음 월드컵 때도 대한민국을 빛내고 싶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북중미월드컵은 아직 먼 이야기다. 서울 유니폼을 입고 3번째 시즌을 앞둔 나상호는 "지난시즌 좋지 못한 성적으로 팬분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엔 동계훈련 기간이 길고, 주중-주말 경기가 이어지는 '빡신데이'가 많이 없기 때문에 서울이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론 지난시즌에 잘 나오지 않았던 돌파, 슈팅과 같은 내 장점을 더 잘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원래의 나상호를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신성훈, 박영혜와 결별 “子 이태성 때문에 힘들었다”
- 유명 댄서, 모텔서 숨진채 발견...향년 40세
- 한혜진, '1박 400만 원' 호텔서 소개팅 “오늘 임신해도 노산”
- 송혜교 “임지연에 뺨 맞고 머리 하얘저..손바닥 자국 남아”
- “시父, '일하는 며느리' 싫다며 막걸리 병으로 때려” 이혼 위기
- 지드래곤, '조카 바보' 어깨 올라가는 온가족 지원사격...조카도 'PO…
- [SC이슈] "세상이 억까" 이홍기, 최민환 빠진 첫 공연서 '피의 쉴드…
- [SC이슈] 박수홍♥김다예, 백일해 논란 사과에도 갑론을박 "'슈돌'은 …
- "40대 안믿겨" 송혜교, 핑클 이진과 또 만났다..주름하나 없는 동안 …
- 쯔양 '전 남친 착취 폭로' 그후 겹경사 터졌다 "1000만 다이아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