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윤제균 감독 “‘설희 役’ 김고은=소찬휘 급…‘티얼스’ 진성으로 불러”[M+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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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균 감독이 8년 만에 신작 '영웅'으로 돌아온 가운데 K-뮤지컬 영화에 대한 편견을 제대로 부쉈다.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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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균 감독이 8년 만에 신작 ‘영웅’으로 돌아온 가운데 K-뮤지컬 영화에 대한 편견을 제대로 부쉈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웅’ 윤제균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윤제균 감독은 2001년 영화 ‘두사부일체’로 데뷔해, ‘해운대’ ‘국제시장’으로 쌍천만 감독에 등극, ‘하모니’ ‘히말라야’ ‘공조’ ‘협상’ 등을 제작하며 대한민국 대표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다.
윤제균 감독이 이번엔 뮤지컬 영화에 도전했다. ‘국제시장’ 이후 8년 만에 보이는 신작으로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다루며, 뮤지컬 ‘영웅’을 원작으로 했다. 그만큼 이미 뮤지컬을 본 고정팬층은 물론 뮤지컬 영화라는 새로운 매력을 기대하는 대중들의 많은 기대가 쏟아졌다.
특히 뮤지컬 ‘영웅’의 대표 배우 정성화가 주연으로 참여, 연기와 노래를 겸비한 김고은, 박진주의 합류, 믿고 보는 연기를 보여주는 깊은 내공의 나문희, 매력적이고 개성 넘치는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가 함께하며 그런 기대를 더욱 높였다.
첫 시사 이후 반응은 뜨거웠다. 이전 뮤지컬 영화에 대한 우려와 편견의 시선을 깨버린 것. 감동적이면서도 뭉클해지고 뜨거워지는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제대로 담아낸 것은 물론,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라이브로 생생한 현장감까지 전달해내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 이하 윤제균 감독과의 일문일답.
Q. 12월 21일 ‘영웅’이 드디어 개봉한다. 소감은?
A. 많이 떨린다. 원래 떠는 스타일이 아니다. 8년 만에 감독으로서 작품이 개봉한다고 하니까 생각보다 많이 떨린다. 일단 ‘국제시장’ 다음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많이 해주셔서 더 떨린다. ‘영웅’은 뮤지컬 원작이 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처음 해보니까 뮤지컬을 본 사람들은 어떻게 볼지도 떨린다. 영화계가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우니까 관객들이 와줄까 또 떨린다. 솔직히 ‘아바타: 물의 길’과 함께 하니까 또 떨린다.
Q. 최근 언론 및 VIP 시사회 등이 진행됐다. 시사회 직후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VIP 시사회 당시 다녀간 아티스트들의 호평도 공개됐다.
A. 포토월에는 서지 않았지만 김수현 씨, 김혜수 씨, 조인성 씨, 황정민 씨, 정해인 씨, 박해일 씨, 김서형 씨 등이 많이 와줬다. 일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같이 작업했던 동료들, 같이 작업했던 배우분들, 감독님들, 동료들의 평가도 중요하다. 그런데 그분들이 영화를 잘봤다고 좋은 말을 해줘서 너무 감사했다.
Q. ‘영웅’의 오프닝이 인상깊었다. 하얀 설원을 배경으로 ‘단지동맹’ 넘버로 시작하는 것이 웅장하면서도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를 제대로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A. ‘단지동맹’을 이 영화의 오프닝으로 간 이유는 두가지이다. 첫 번째 이 영화는 뮤지컬 영화라는 걸 처음부터 밝히고 가는 게 관람하는 분들에게 좋겠다 싶었다. 두 번째는 안중근 의사의 결의를 다지는 가장 유명한 장면이다. ‘단지동맹’을 한 건 역사적 사실이니까. 인생에 있어서 임팩트 있었던 사건이니까 맨 처음에 가져가는 게 맞겠다 싶었다. 공연도 ‘단지동맹’이 오프닝이다. 뮤지컬 ‘영웅’은 공연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단지를 하는 장면이라던지 디테일한 표정이 나오지 않는다는 차이점이 있다.
Q. 더불어 ‘당신을 기억합니다, 황후마마여’를 열창한 설희(김고은 분)의 장면도 좋았다. 그 감정이 제대로 느껴졌고, 심지어 그 감정에 목이 정말 메인 듯한 느낌을 줬다.
A. (김고은 씨가) 진짜 목에 피 맛이 난다고 할 정도였다. 설희의 그 장면을 찍을 때, 마지막에 울어서 우는 장면을 먼저 찍을건지, 명성황후가 살해 당하는 장면을 먼저 찍을건지 물었다. 당연히 명성황후가 살해 당하는 장면을 먼저 찍었다. 그 장면을 찍을 때 설희도 옆에 있었으니까 그 감정을 못 느낄 수가 없다. 여성 관객들이 그 장면에서 많이 울었다고 하더라. 영화 시작하자마자 남성 관객들은 ‘단지동맹’ 때 많이 울컥했다고 하더라. 여성분들은 ‘당신을 기억합니다, 황후마마여’ 넘버에서 많이 충격받고 울었다더라.
Q. ‘영웅’에서 유명한 빼놓을 수 없는 넘버가 있다. 바로 ‘누가 죄인인가’이다. 이 장면을 촬영 할 때 단체로 노래를 하고 중간중간 대사가 섞여있기 때문에 고충이 있었을 것 같다.
A. 그림 콘티를 해서 찍는다. 이 장면은 처음부터 끝까지 프리비주얼을 다 만들었다. 설희의 열차 시퀀스도 제작기 영상에 짧게 나오는데 프리비주얼을 다 했다. ‘누가 죄인인가’도 공연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다이내믹하다. 공연예술의 특성상 (뮤지컬에서는) 배우가 움직인다. 안중근이 관객석을 등지고 있으면, 판사는 관객석을 보며 판결을 내린다. 또 안중근은 판사를 보고 있으니 배우를 움직이게 한다. 영화 ‘영웅’을 만들 때 모든 베이스는 판타지보다 리얼리티로 가겠다였다. 판타지는 ‘누가 죄인인가’ 넘버를 한다면, 중근이 판사쪽부터 관객석까지 움직이며 막 부를 수 있었을 거다. 밖에 나가서 민초들과도 노래를 부를 수 있었을 거다. 그렇지만 리얼하게 가고 싶었다. 그러기 위히 역동적으로 가려면 카메라가 움직여야 했다. 우리 영화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장면이 그 시퀀스인 것 같다. 카메라가 360도로 돌고 이런 것들이 그런 이유에서이다.
Q. 뮤지컬 ‘영웅’도 동시기에 개봉한다. 그만큼 정성화는 14년째 안중근 역을 소화해온 배우로, 영화 ‘영웅’에서도 그 활약이 빛을 발했다. 정성화의 연기를 보며 어땠을까.
A. 일단 정성화 씨에게서 영화를 본 뒤 감사하고 벅차다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그런 감정을 느꼈다. 우선 고맙다고도 표현을 해줬다. 그 이유가 두가지인 것 같다. 첫째는 일단 해냈다는 거에 대한 뿌듯함. 나 역시도 정성화 씨도 마찬가지이다. 의심을 얼마나 받았겠냐. 정성화 씨는 본인 스스로 연기를 하면서 얼마나 많은 의심을 받았겠냐. ‘영웅’이 영화의 첫 번째 주연작이다. 마케팅까지 치면 200억인데 첫 주연이다. 거기서 수많은 의심을 확신으로 증명해냈다는 뿌듯함을 느꼈고, 나도 느꼈다. 그 다음에 두 번째로 내가 추측하건데 그냥 정성화 씨는 어떻게 보면 ‘인간극장’에 나와도 충분한 사람이다. 무명의 개그맨 출신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어떻게 보면 3% 능력과 97%의 노력으로 그 자리에 온 거다. 인간 정성화 씨에 대한 모든 의심을 이 작품으로 증명했다. 정성화 씨가 나에게 감사하다고 했을 때 ‘내가 너한테 너무너무 감사하다’라고 했다. 아름다운 관계였다. 둘 다 해냈다는 느낌이었다. 정성화 씨하고는 대화를 많이 하고 그러지는 않았지만, 만나기만 하면 말이 없어도 존경하고, 감사하고, 서로를 중요시했다.
Q. 김고은과 박진주의 활약도 대단했다. 연기력은 물론 음원을 그대로 튼 듯한 노래를 들려줬다.
A. 김고은 씨는 설희라는 역할을 해줬으면 했다. 일단 영화를 봐서 알겠지만, 설희 역할은 일단 연기를 압도적으로 잘해야 한다. 노래도 압도적으로 잘해야 한다. 관계자들에게 압도적으로 연기도, 노래도 잘하는 여배우가 있냐고 물어봤더니 딱 한 명 김고은 씨라더라. 김고은 씨는 소찬휘 급이다. 김고은 씨는 ‘티얼스’를 진성으로 부른다. 그 정도로 압도적인 노래 실력을 가졌는데, 연기는 봐서 알겠지만, 더 이상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노래를 이렇게 잘하는 건 이번 작업하면서 알았다. 박진주 씨가 노래 잘하는 건 이미 알았다. 그래서 아예 시나리오부터 진주라고 바꿨다. 공연에서는 ‘링링’이다. 박진주 씨도 너무 감사하다고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고 하더라. 주연부터 조연까지 모두 간절하게 그 사람이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이라 모두에게 너무 고마웠다. 이 영화를 끝나고 제일 좋았던 말은 ‘안중근 역할을 정성화보다 잘 할 수 있는 배우가 누가 있냐’라고 물었을 때 ‘없다’라고 한다. 설희도, 진주도, 조마리아 역할도 마찬가지이다. 감독한테는 배우가 연기를 제일 잘했다는 것만큼의 칭찬은 없다.
Q. ‘영웅’을 보다 보면 안중근이 꼭 붙어 있는 동하(이현우 분)와 진주(박진주 분)에게 “부부는 그렇게 행동하지 않아” 등의 대사를 하는 등 적절한 유머가 등장한다. 극의 분위기가 너무 무겁지 않게 해준다.
A. 감독의 취향이다. (웃음) 나 스스로가 너무 어깨에 힘주는 걸 별로 안좋아한다. 영화를 보면 연출자하고 비슷하게 나온다. 윤제균이라는 사람은 원래 눈물도, 웃음도 많고, 유쾌한 사람이다. 무겁게만 가고 싶지 않았다. 쉬어가는 부분도 있고, 재미도 주고 싶었다. 이거는 관객분들의 성향에 따라서 호불호가 나뉠 수 있다. 그 부분도 감독 연출의 한 부분이라고 이해를 해주시면 좋겠다.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무겁고 이런 엄숙하고 영화만은 아니기를 바랐다. 연인이 와도, 가족이 와도 ‘영웅’을 재밌게 볼 수 있으니까, 웃음도 있고 감동도 있는 영화라고 생각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Q. ‘아바타: 물의 길’의 개봉 이후 ‘영웅’이 개봉하게 됐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만큼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윤제균 감독의 바람은 ‘아바타: 물의 길’은 3D로 보시고, ‘영웅’은 2D로 보셔라. 2D에 최적합한 최고의 사운드를 만들어놨으니까. ‘영웅’은 3D가 없지 않냐. ‘아바타: 물의 길’은 3D로 좋은 경험을 하시고, ‘영웅’은 사운드의 향연을 느끼셔라. ‘아바타’는 시각적인 즐거움을 준다면, ‘영웅’은 여러분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 수 있는 영화이다. 우리 ‘영웅’ 많이 사랑해주시길 바란다.
[이남경 MBN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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