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미국인구 전부 사망케할 양’의 마약성 진통제 압수…美당국 “가장 치명적 마약”

미국 캘리포니아 앨러미다 카운티 보안관실이 20일(현지시간) 공개한 자료사진에서 올해 4월 해당 지역에서 단속, 압수된 92.5파운드(약 42kg)에 달하는 불법 펜타닐이 제시돼 있다. 독성이 강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은 단 2mg만으로도 복용자를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AFP·연합뉴스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대량압수

"18∼49세 미국인 사망원인 1위"

미국에서 최근 대량의 사망자를 발생케 하는 등 치명적인 마약으로 꼽히는 ‘펜타닐’이 올해 관계 당국에 의해 대규모 압수됐다. 올해 압수된 펜타닐의 양은 3억 명 이상인 미국 인구 전체를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을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 마약단속국(DEA)는 올해 펜타닐 알약 5060만 정과 펜타닐 가루 1만 파운드(약 4536kg) 등 3억7900만 회 복용분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앤 밀그램 DEA국장은 이번에 파악된 압수 분량에 관해 "미국 인구 전체를 죽일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유엔 등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국 인구는 약 3억3800만 명이다.

펜타닐은 DEA가 "미국이 직면한 가장 치명적인 마약"으로 규정한 약이기도 하다. 펜타닐은 인공적으로 제조된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로 중독성이 강하며 헤로인보다 50배 이상 독성이 있어 연필의 뾰족한 부분에 올릴 정도의 양인 2mg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

특히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불법 펜타닐은 18∼49세 미국인의 사망 원인 가운데 1위에 오른 상태다. 지난해 10만7622명이 약물 과다 복용으로 숨졌는데 이 가운데 3분의 2가 펜타닐이 원인이었다. 작년에 펜타닐로 사망한 미국인은 2019년 대비 94%나 증가해 교통사고나 총기 폭력, 자살로 숨진 이들보다 많았다.

DEA는 멕시코의 마약 범죄 조직인 ‘시날로아’와 ‘CJNG 카르텔’이 미국에 유통되는 펜타닐의 주요 공급자라고 판단해 이들 조직 소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DEA에 따르면 이 두 조직은 멕시코의 비밀 공장에서 중국으로부터 조달한 화학약품을 이용해 펜타닐을 대량 생산해 밀거래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정식으로 처방을 받은 약품과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는 펜타닐을 함유한 알약을 만들어 SNS 등을 통해 유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DEA 실험 결과 이 같은 위조 알약 10개 중 6개가 치사량의 펜타닐을 함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당국은 멕시코와 남부 국경을 통해 건너오는 불법 펜타닐을 단속하고 있지만 전체 유통량의 5∼10%만 차단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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