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전시하지 않으려"…'오매라' 이호재 감독의 고집[SS인터뷰]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이하 오매라)는 시한부를 소재로 하지만 흔히 말하는 ‘신파물’과는 거리가 멀다. 음식 레시피를 소재로 풀어놓는 이야기는 소소하고 담백하다. 이는 이번 작품을 연출한 이호재 감독의 ‘고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오매라’는 한 끼 식사가 소중해진 아내 다정(김서형 분)을 위해 서투르지만 정성 가득 음식 만들기에 도전하는 남편 창욱(한석규 분)과 그의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다. 영화 ‘작전’, ‘로봇, 소리’ 등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는 연출로 사랑받은 이 감독은 아픈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지만 고통을 전시하는 장면은 배제하려 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이 감독의 신념은 아픈 사람들의 일상에도 슬프고 고통스러운 날 말고도 따뜻한 순간들이 있을 것 같다는 위로를 주기도 한다.
이 감독은 “많은 분들이 실제로 암과 싸우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지 않나. 그게 얼마나 잔인하고 고통스러운지 간접적으로 알고 있지만 과연 그 모습을 사실적이고 세밀하게 보여드리는 게 잘하는 일일까 싶었다”며 “이번 작품의 톤앤매너를 잡을 때 ‘슬픈 시트콤’으로 잡았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로 너무 가볍게 다루는 거 아니냐는 비판에도 직면할 수 있지만 이도 받아들여야 할 소중한 의견이라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 공식 초청돼 믿고 보는 배우 조합과 따뜻한 연출로 일찌감치 호평받은 바 있다. 이날 원작을 쓴 강창래 작가와 만났다는 이 감독은 “다행히 만족하셨다.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굳이 조미료를 쳐서 누군가를 영웅시하거나 가련하게 만들진 않아서인 것 같다”고 안도했다. 그러면서 “특히 작품을 보면서 김서형에게서 실제 부인의 모습이 보인다고 하셨는데 놀랍기도 감사하기도 했다”고 일화를 전했다.
한석규는 지난 2020년 SBS ‘낭만닥터 김사부2’ 이후 2년만의 컴백작으로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를 선택했다. 한석규 캐스팅에 대해 ‘천운’이라고 표현한 이 감독은 “대본을 좋게 봐주셨다. 본인이 지금 인생의 단계에서 고민하는 부부, 부모 자식간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선택하셨다”고 짐작했다.
시한부를 연기한 김서형의 섬세한 연기도 심금을 울린다. 김서형에 대해 이 감독은 “사실 드라마를 진득하게 보는 인내심이 부족한 편이라 ‘스카이 캐슬’도 못봐서 오히려 김서형 배우에 대한 선입견이 없었다.”며 “함께 촬영하면서 캐치가 빠른, 영민하고 똑똑한 배우란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작품마다 전하는 메시지나 정서는 다르지만 영화 ‘리틀 포레스트’, ‘카모메 식당’ 등 음식을 소재로 한 영화, 드라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는 이유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한때의 유행처럼 느꼈는데 꾸준히 음식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나오는 걸 보면 분명 사람들한테 소구하는 감정이 있구나 느낀다. 소울푸드, 미각에서 오는 만족감과 행복이 사람들한테 보편적인 감동을 일으키기 때문인 거 같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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