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 결정이 정부의 뜻"… 우리금융, CEO인사 속도낼까

이남의 기자 2022. 12. 2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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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거취를 두고 장고에 들어간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또 한 번 압박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 이어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손 회장을 겨냥한 작심발언을 쏟아내면서 우리금융 최고경영자(CEO) 인사에 속도가 날지 관심이다.

손 회장은 이번달 정기이사회에서 연임 여부와 금융위가 결정한 제재의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우리금융 이사회는 1개월의 시간을 더 갖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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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5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장동규 기자
금융당국이 거취를 두고 장고에 들어간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또 한 번 압박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 이어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손 회장을 겨냥한 작심발언을 쏟아내면서 우리금융 최고경영자(CEO) 인사에 속도가 날지 관심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전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5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라임펀드 사태 관련해 CEO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정부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지난 9월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금융위가 손 회장에게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 경고를 내렸다. 금융회사 임원은 문책 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금융권 취업이 3~5년간 제한된다.

김 위원장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만 하더라도 금융감독원이 결정한 사안이지만 라임펀드는 금융위가 수차례 회의를 통해 결정한 사안"이라며 "일반 말단 직원의 문제가 아니라 CEO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감독 당국이 명확하게 판단을 내린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손 회장을 겨냥해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말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감독당국은 판결(징계)로 의사 결정을 얘기했고 본인(손 회장)이 어떻게 할지는 (스스로) 잘 알아서 생각해야 할 것이라는 상식적인 얘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지난 2020년 3월 DLF 사태와 관련 금감원으로부터 문책 경고를 받아 가처분을 신청했고 행정소송을 진행 한 바 있다. 법원은 DLF 중징계 취소 소송에서 손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앞으로 손 회장이 라임펀드 사태의 중징계를 벗으려면 금융위를 상태로 가처분 신청 등에 나서야 한다. 손 회장의 연임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해 넘어간 손 회장 거취 결정… "1월 공식 논의"


우리금융 이사회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손 회장의 연임여부 결정을 다음달로 미뤘다. 손 회장은 이번달 정기이사회에서 연임 여부와 금융위가 결정한 제재의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우리금융 이사회는 1개월의 시간을 더 갖기로 했다.

박상용 우리금융 사외이사는 지난 16일 이사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연말까지 (손 회장 거취에 대해) 공식적으로 논의하지 않는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계획도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 회추위는 내부 규정에 따라 주주총회 소집일 30일 전까지 열어야 한다. 보통 3월 초에 주총을 소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추위 개시까지 약 2개월이 남은 셈이다.

박 이사는 "내년으로 논의를 미룬 것 자체가 손 회장의 연임을 지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지만 고려해야 할 복잡한 요소가 많았다"며 "공식적인 논의는 내년 1월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임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국내 금융지주 회장들은 최근 줄줄이 교체되면서 관치 논란이 커지고 있다. 3연임이 유력했던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용퇴 의사를 밝혔고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은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에 차기 회장 자리를 내줬다.

금융당국은 금융권 수장 인선과 관련 정부의 '외압' 논란은 없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주인이 없는데 CEO가 우호적인 세력만 놓고 계속해서 그분들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이 문제"라며 "(관치와 내치의) 중간에서 합리적인 접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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