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에는 핵으로” 北 초강경 위협에…‘세계 최강’ F-22 한반도 떴다

김선영 2022. 12. 2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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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곧 알게 될 일” 도발 시사
美 F-22 4년여 만에 한반도 전개

북한이 20일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라는 기조를 재확인했다. 대남(對南) 핵선제 공격 및 미국을 직접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정상각도 발사까지 시사하고 나선 것이다. 도발 수위를 끌어올리는 북한에 맞서 한·미는 현존하는 세계 최강 전투기로 평가받는 F-22 랩터 스텔스 전투기와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긴급 투입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 ‘주체조선의 국위와 국광을 만방에 과시한 군사적 기적’ 제하 기사에서 지난달 18일 신형 ICBM인 화성-17형의 시험발사 성공과 관련해 “대륙간탄도미싸일 시험발사의 대성공으로써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라는 초강경 대적의지를 힘있게 과시하였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지난 11월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 발사했다. 연합뉴스
노동신문은 이날 대남·대미 핵 선제타격 가능성을 거론하며 “불가피한 상황이 조성되면 부득불 강력한 핵 선제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데 대하여 온 세계에 선포하고 그것을 이번(지난달 ICBM 시험발사 성공)에 실제적인 군사행동으로 실증하였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올해 들어 8차례의 ICBM 시험발사로 액체연료 기반의 ICBM 1단과 2단 추진체 분리 등 주요 고비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15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아래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고체연료 추진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에도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ICBM 개발의 최종 관문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확보했다는 주장을 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북한의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 부족 평가와 관련해 “고각발사만으로는 입증할 수 없고 실제(30∼45도의 정상각도 발사) 각도로 쏴 보아야 알 수 있을 것, 뭐 또 이따위 논거로 우리 전략무기 능력을 폄훼해보자고 접어들 것이 뻔할 것 같아 보인다”며 “곧 해보면 될 일이고 곧 보면 알게 될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뉴시스
김 부부장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더 많은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위원은 “장거리 미사일을 정상각도 또는 고각(수직에 가까운) 발사하면 북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낙하하는데, 신호를 수신하려면 낙탄 현장에 별도의 안테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류 전문위원은 “신호 수신 외에도 영상 촬영이나 레이더에 의한 궤적 추적, 탄두의 기폭 여부까지 확인을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 새 북한의 ‘거친 입’으로 떠오른 김 부부장은 북한이 지난 18일 발사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추정 발사체에 대해서도 군사 정찰위성 시험품(시제품)을 위한 중대시험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이 발사체의 궤도 분석과 함께 탑재체가 촬영했다는 서울·인천 위성사진이 조악한 수준이라는 국내 군당국과 전문가들 지적과 관련해 “좀 개나발들을 작작 하고 자중 숙고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진짜 말 같지도 않은 개 짖는 소리를 한 것도 있더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김 부부장 담화와 별개로 북한 외무성은 최근 일본의 ‘적 기지 반격 능력 확보’를 골자로 한 3대 안보문서 개정을 직격했다. 북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일본이 사실상 다른 나라들에 대한 선제공격 능력 보유를 공식화하는 새로운 안보 전략을 채택함으로써 조선반도(한반도)와 동아시아 지역에 엄중한 안보위기를 몰아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의 새로운 침략노선 공식화로 동아시아의 안보환경은 근본적으로 달라지게 됐다”며 “우리는 일본의 부당하고 과욕적인 야망실현 기도에 대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이 어느 만큼 우려하고 불쾌해하는가를 실제적인 행동으로 계속해서 보여줄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이 한·미·일을 겨냥한 군사위협을 노골화하자 한·미는 핵 탑재가 가능한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 전략폭격기와 현존 최강 전투기로 평가받는 F-22 랩터 스텔스 전투기가 참가한 연합공군훈련으로 맞불을 놨다. 우리 국방부는 이날 “미 B-52H 폭격기 2대의 한반도 인근 전개를 계기로 한·미 연합공군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제주도 서남방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 일대에서 실시된 이번 연합훈련에는 미 공군 B-52H 2대와 F-22 전투기 3대, C-17 수송기, 한국 공군의 F-35A·F-15K 전투기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 오키나와현 가데나기지에 있던 F-22 랩터는 이날 주한미군 군산기지에 전개했다. 미 공군의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인 F-22는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장착해 원거리에서 여러 목표물을 정밀하게 탐지·추적할 수 있으며 최첨단 전자전 장비 등을 탑재하고 있다.

경기 평택 오산기지 등에서 최대 속도 마하 2.4(음속의 2.4배)로 출격할 경우 약 7분 만에 평양을 직접 타격할 수 있다. F-22가 한반도에 전개한 것은 2018년 5월 한·미 연합공중훈련 ‘맥스 선더’ 이후 4년7개월 만이다. 미국은 또 사거리 200㎞의 공대지 핵미사일을 비롯해 최대 31t의 폭탄을 싣고 6400㎞ 이상을 날아가 목표물을 폭격한 뒤 복귀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 B-52H를 이날 연합훈련에 참가시켰다. B-52H는 이날 훈련 직후 카디즈를 벗어나 미군기지에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F-22는 이번주 한반도에 머무르며 우리 공군 F-35A 스텔스 전투기와 함께 대북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훈련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美전략자산 B-52H·F-22 동시 출격 20일 제주도 서남방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일대에서 진행된 한·미 연합공군훈련에서 4년여 만에 한반도에 전개된 F-22 스텔스 전투기 3대가 미군의 B-52H 전략폭격기와 함께 비행하고 있다. 오른쪽은 C-17 수송기. 국방부 제공
국방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B-52H 및 F-22의 전개는 11월3일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한·미 국방장관이 미국 전략자산을 적시적이고 조율되게, 빈도와 강도를 증가하여 운용하기로 합의한 것에 따른 미국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는 앞으로도 미국의 확장억제를 포함한 동맹의 능력과 태세를 지속 강화함으로써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동맹의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확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선영·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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