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야드 즐겨찾기, 블루바드·킹덤센터·옛도성 3색 매력 [사우디 여행]
편견지우기, 오아시스의 ‘정원’ 도시
놀거리 블루바드, 스카이브릿지 상쾌
아중동 최대 파이낸셜센터,첨단 공원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한여름이야, 지구촌 모든 북반구가 아프리카 보다 더한 더위를 겪고,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역시 그렇다. 리야드는 그러나 여느 북반구의 유명 도시 처럼 10월부터는 여행하기에 좋고 12월,1월은 우리의 늦가을 정도 기온으로 최적의 여행날씨를 펼쳐놓는다.
아라비아 반도 중앙부 네지드 고원 해발 600m 지점에 도시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인구는 서울보다 2백만명 가량 적지만, 면적은 서울의 3배쯤 된다. 고원사막 한 가운데 있지만, 도시로 발전한 이유는 리야드 지역에 오아시스가 있고 하니파밸리 등에 개천이 흐르기 때문이다. 이는 젖줄이 되어 자연과 문명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리야드의 원래 뜻은 ‘정원’(garden)이다.
리야드는 첨단도시 경제통상구역, 엔터테인먼트 구역, 옛도성구역으로 나뉜다. 도심은 경제중심구역인 킹 압둘라 파이낸셜 디스트릭트(KAFD)와 리야드의 랜드마크인, 오프너처럼 생긴 99층 높이의 킹덤타워센터(스카이브릿지)가 투톱을 형성하고, KAFD 서쪽으로 블루바드 시티, 최근 복원된 디리야 옛궁 및 도성마을이 이어져 있다. 남쪽엔 오늘날 사우디를 있게 한 유적 마스막요새가, 북동쪽엔 공항이 있다.
먼저 99층 랜드마크 킹덤 타워센터로 가서 리야드의 큰 그림을 보자. 77층엔 아중동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모스크가 자리하고, 99층 스카이 브릿지에 오르면 리야드 사방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1960~1970년대 사우디와 한국이 현대도시의 밑그림을 그릴 때 치밀하게 계획한 듯 도심 가운데 중심거리가 명확하고 동서남북 구획이 잘 됐음을 알수 있다.
여치집 처럼 건축된 올라야거리 트위스트 빌딩(가이드는 마지둘 빌딩으로 언급), 초대형 구슬을 머금은 파이살리야 타워, 원기둥을 예술적으로 조각한 듯한 KAFD의 파이낸셜 센터 등이 내려다 보인다. 킹덤 센터 타워 유리 앞에서 두팔을 벌리고 친구가 아래에서 위쪽으로 사진 찍어 주면 하늘을 나는 풍경을 건진다. 이 타워 앞에는 의류 전문 쇼핑매장이 있어 이 나라 패션의 경향과 색감을 파악할 수 있다.
KAFD, 외교거리, 춤추는 분수와 도심 케이블카가 다니는 블루바드 시티에 먹거리·쇼핑 생태계도 잘 조성돼 있다. 내셔널 뮤지엄, 알 라즈히 그랜드 모스크, 킹압둘라 파크 등도 가 볼 만 한 곳이다.
내셔널 뮤지엄은 ▷인간과 우주, ▷아라비안 왕국들(농경, 청동기, 토기), ▷이슬람 이전 시대 (자힐리야 시대), ▷예언자의 사명, ▷이슬람과 아라비아 반도, ▷애프터 무함마드, ▷제 1,2국가 디리야와 리야드, ▷왕국의 통일, ▷순례와 사원 등 8개 구역으로 사우디의 수천년 역사를 정리했다.
도심에서 서쪽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디리야는 우리의 조선왕조 같은 사우디 왕조 300년의 숨결이 밴 곳이다.
디리아 살와(salwa)궁은 최근 복원되어 신비스런 자태를 드러냈다. 1727년부터 1818년까지 왕궁의 기능을 했다. 건축당시 1만㎡ 규모였기 때문에 그리 크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고, 국민들이 사는 집과 가까워 민생 동향을 쉽게 살폈을 것으로 짐작된다.
민속촌으로 변한 민가에선 손님을 큰 소리로 맞아 웰컴 다과를 제공하려는 ‘하야쿠말라’ 외침, 전통 민속 북춤 공연 소리가 요란하다. 궁내에는 여러 박물관도 있고, 밤에는 여러 곳에서 궁벽을 스크린 삼아 미디어 파사들을 한다. 3백년간 임금이 몇 명 되지 않음에도 왕실 가족 트리(tree)를 보면 셀 수 없이 많은 자식을 낳았음을 보고 놀란다. 어디든 그렇듯 다툼도 많았으리라. 자식 키워본 아버지는 부러워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 것이다.
이곳은 오아시스 지역이었던 만큼 여행자, 무역상, 순례자등에게 식음과 휴식을 제공하는 곳이었다. 왕궁은 18세기에 지어졌지만 디리아 휴양무역도시의 기능은 1446년에 본격화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디리아 왕궁마을도 최근 1단계 복원을 마쳤다.
먹자·즐기자 골목은 단연 블루바드 지역이다. 프린스 빈 압둘 아지즈 알 아왈 거리에 있으며, 다양한 세계 각국의 먹거리와 카페음료가 여행객을 기다린다. 마델레이네는 팬케이크, 계란빵, 패스트리 등 조식하기 좋은 메뉴를 제공한다고 한다.
150년 된 알 마스막 요새는 진흙 벽돌 성체로 1902년 압둘 아지즈(Abdul Aziz) 국왕이 이곳을 점령함으로써 사우드(Saud)라는 이름으로 왕국을 통합하게 한 역사적 장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곳을 찾아 양국의 발전을 기원하는 글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투과정에서 죽창을 썼음을 보여주는 유물도 보인다.
전통적인 쇼핑 장소를 원한다면 요새 바로 옆에 위치한 수크 알 잘(Souq Al Zal)로 가면 되겠다. 수크는 전통 수공예품, 향신료, 향, 전통 복장, 골동품, 다양한 종류의 짠 카펫, 러그, 태피스트리를 선보인다. 독립 패션, 현대패션의 중심 미라유 마노(Mira Y Mano)에선 독특한 디자인의 아바야도 판다고 한다.
리야드 외곽으로 90㎞ 떨어진 곳에는 ‘에지 오브 월드(Edge of the World)’라고 불리는 등산 명소 ‘제벨 피랸(Jebel Fihryan)’이 있다. 한국 수도권으로 치면, 가파른 강촌 삼악산 쯤 되겠다.
외교지구와 파이낸셜 지구, 블루바드 일대를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한다. 지역 스타트업인 스핀 렌탈(Spin Rentals)이라는 회사가 시간 단위로 자전거와 지도를 대여하고 회사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단체 차량 서비스도 제공한다. 리야드 우버 택시는 정시에 정확한 장소로 잘 찾아와 손님을 픽업한다.
사우디 정부가 한국 등의 도움으로 야심차게 진행중인 네옴시티 관련 홍보관도 하니파 밸리 근처에 있다. 인류가 생각지 못한 대역사 ‘네옴시티, 더라인’의 놀라운 청사진을 일별할 수 있는 곳이다.
25세의 가이드 지야드가 우산쓰고 외출해본 적이 태어나서 한 번도 없다고 말했는데, 한국사람들은 한달에도 몇 번 맞는, 그러나 그들은 경험해보지 못한 소나기가 좀 오는 바람에, 하니파 개천이 도로로 범람하고 만다. 이에 놀란 네옴홍보관 스태프들이 극도의 긴장감으로 통제해서, 우리 일행은 네옴 홍보관을 보지 못했다.
비가 적은 사우디에는 단비였지만, 그런 경험이 누적되어 있지 않다보니 소동이 된 것이다. 소소한 비에 도시마비가 오지 않도록 빗물 처리 시설 등 선진 도시에 비해 빠진 것 없나 세심히 살펴보는 노력도 한국과 함께 해봄직 하다. 〈계속〉
■한국 여행기자 첫 사우디탐방 글 순서 ▶2022년 12월21일자 [칼럼] 사우디의 재발견, 클릭 ‘새로고침’ ①사우디에 이런 면이? 진짜 우정, 여행교류는 ‘제3 중동붐’ ②정(情) 문화 ‘하파와’..8000㎞ 거리 韓-사우디 많이 닮았다 ③리야드 즐겨찾기, 블루바드·킹덤센터·옛도성 3색 매력 ▶12월27일 ④신비의 사우디 알울라..“어서와, 우리집은 처음이지?” ⑤사우디의 세계유산들..제다 알발라드, 최대 암각화군 ⑥함께 가는 韓-사우디, 왕세자·공주·원희·루디의 꿈 ▶2023년 1월3일 ⑦사우디 산호초 구경, 난파선 다이빙..홍해레저의 메카는? ⑧사우디 여성들 한국인 밝히자 “꺄르르, 와~” 우정 표현 ▶1월4일 ⑨사우디 최고 여행지, 제다 알발라드 정밀 탐방기 ⑩석유붐에 쇠락한 알발라드, 非무슬림 묘지의 애상 ⑪제다 고택 내부 3㎞ 쇼생크탈출로, 당황한 예비신부 ▶1월10일 ⑫빗장 푼 성지 메디나, 힐링 여행지 같은 활기 ⑬메디나 성지 면세, 건강 성수..근엄해도 명랑했다 ⑭‘홍해의 공주’ 제다, 볼거리·놀거리 팔방 미인 ⑮사우디 캅사·램, 침샘 자극, 치킨은 한국과 경쟁? ▶지면기사 인터넷판 〈2022년 12월27일자〉 ▷대자연이 감싼 알울라...오아시스 품은 문명을 만나다 ▷사막 도시에 꽃 피울 K-문화관광...확장·진화하는 한-사우디 교류 〈2023년 1월10일자〉 ▷빗장 열린 성지, 부활하는 히자즈 문명 ▷물위의 모스크-312m 분수-일품요리들...제다 가이어(제다는 다르다) ▶포토뉴스 사우디= 수시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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