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 이런 면이? 진짜 우정, 여행교류는 ‘제3 중동붐’ [사우디 여행]

2022. 12. 2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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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의 재발견, 진짜 친구되기①
알울라, 그랜드캐니언-카파도키아 합친듯
‘여풍당당’해지는 여성들, 새 동력 될 듯
문 여는 메디나 성지, 제다의 팔색조 매력
동계아시안게임 유치..날씨부터 오해였다
자연 보호를 위해 사우디 알울라 구석진 곳에 위치한 숙소, 해비타스 리조트 인피니티풀과 기암괴석의 조화
알울라의 명물 山 만한 코끼리 바위
사우디 작가가 그린 사우디 여성의 당당한 모습을 담은 회화

[헤럴드경제, 알울라=함영훈 기자] 신라말 고려시대 아라비아 상인으로 우리와 인연을 맺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동붐’으로 불리는 한국과의 수십년 현대화 협업을 거쳐, 이제 여행의 매력들을 앞세워 한국으로 달려온다.

알울라는 카파도키아, 그랜드캐니언, 장가계, 금강산을 합쳐 놓은 듯한 모습으로 선두에 섰고, 복원된 리야드 살와궁과 디리야 옛도심, 첨단의 옷을 입은 블루바드 엔터테인먼트 시티, 수도 리야드와 함께 우리 할아버지, 삼촌들의 땀방울이 서린 홍해변 제다의 푸른 낭만이 호위무사가 되어 한국민에게 손짓하고 있다. 점차 당찬 잠재력을 드러내는 사우디 여성들의 여풍당당 면모에선 사우디가 변화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메카에서 메디나로 거점을 옮긴 헤지라 이후 처음으로 세워진 쿠바(마을이름)사원은 여행객의 출입도 자유롭게 허용했다.

▶열린 마음, ‘관광의 메카’ 꿈꾸다= 역사책에서만 보던 ‘메카서 메디나로 헤지라’의 그 메디나는 머플러(흔히 세계여성이 착용하는) 또는 남성 이깔(속모자) 등 최소한의 에티켓만 갖추면 비신자에게도 개방적인 태도를 취했고, 세계각국 신자들은 저마다의 자유로움을 투영한 복색으로 성지를 활보하고 있었다. 특히 무함마드의 헤지라 단행 이후 세운 첫 사원인 쿠바모스크에선 보다 자유로운 출입을 허용하면서 세계인과 함께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아중동의 맹주다운 사우디의 통큰 조치였다.

아라비아 교역이후 1200년 우정 혹은 중동붐 이후 60년 친구라지만, 그들은 우리를 잘 아는데, 우리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잘 모른다.

한국 여행기자로는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초청으로 그곳에 입성한 필자 역시, 모든 면에서 사우디에 대한 기존의 선입견이 산산조각 났음을 절감했고, 생각지도 못한 보석같은 관광자원을 목도할 수 있었다.

헤럴드경제는 현장에서 보고 경험한 취재노트, 팩트체크를 바탕으로 사우디의 진면목과 관광자원,문화유산,레저휴양의 매력을 10회 가량 연재한다.

알울라 하랏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오아시스와 기암괴석 파노라마

▶동계아시안게임도 여는 사우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기관(관광청) 초청으로 리야드-알울라-메디나-제다를 둘러본 결과, 사우디는 사막과 열사의 나라라는 이미지 부터 사실과 달랐다.

사우디에서 동계 아시안게임이라니? 여름이야 열대지방은 물론이고 유럽,동북아 등 모든 북반구가 ‘대프리카’ 등의 찜통 더위에 시달리는데, 2029년 동계아시안게임 장소로 결정된 사우디 북부 트로제나는 가을에 가을답고, 겨울엔 눈도 많이 온다.

수도 리야드는 열사의 나라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우리의 늦가을에 가을이 오고, 현지 취재중이던 12월 중순 저녁 날씨는 긴 옷 두 개를 입어도 쌀쌀함을 느낄 정도였다.

휴양관광지로 유명한 홍해(서해)변 제2도시 제다와 페르시아만(동해)의 제3도시 암맘은 12월이 여행하기 좋은 초가을 날씨였다. 1월엔 가을 날씨가 된다.

사막의 나라라는 말도 편견이다. 서부와 남부는 백두대간 보다 몇 배 큰 산맥이 놓여있고, 수도 주변의 동부와 동계아시안게임이 열릴 북부엔 큰 산이 우뚝 섰다. 평지 곳곳의 오아시스는 단순한 저수지가 아니다. 거대한 강과 호수이기 때문에 문명이 꽃피었다.

알울라 고대 암석고분. 아바야를 차려입은 스위스 여행객이 상념에 잠긴 듯 고대 암석고분을 응시하고 있다.

▶알울라의 신비= 북서부 알울라는 오아시스지역에 있다. 오아시스는 만화책에 나오듯 작은 연못이 아니다. 거대 호수와 강줄기이다.

알울라 일대는 수려한 자연유산, 유구한 인문유산을 모두 품고 있다. 4억~5억년전 고생대 캄브리아기에 처음 형성된 지형으로 오랜 세월 지각변동과 풍화, 타포니(한 덩어리 바위 중 약한 부분만 부서져 해골처럼 되는 현상) 등으로 인해 미국의 그랜드캐니언, 장가계 같은 융기와 침식, 터키 카파도키아 같은 타포니와 풍화현상이 신비의 세계로 만든 곳이다.

그 신비함, 장엄함은 당연히 카파도키아, 장가계, 계림, 그랜드캐니언, 설악산 울산바위, 금강산 만물상, 제주형 현무암 지질들을 합쳐놓은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알울라 일대엔 에티오피아 랄리벨라 석굴처럼 산 만한 돌을 위에서 아래로 조각해서 만든 2000년 이상 된 석굴묘지 자발 알아마르, 카스라 알파리드(쿠자의 아들 리얀의 무덤), 자발 알바낫 등 무덤 수백 기와 초대형 바위의 갈라진 틈에 회의장 자발 이트리브 등 유적이 있다.

샤덴 호텔과 반얀트리 리조트는 기암괴석아래 티나지 않게 착상해있었고, 인피니티풀과 원거리 기암괴석이 인생샷을 빚어내는 해비타스 리조트는 골짜기 뒤쪽에 숨어 자연경관을 방해하지 않았다. 아침에 샤덴 리조트에서 일어나면 새들이 지저귀고, 어둠에서 깨어난 바위 꼭대기의 각종 동물, 사람모양의 기암괴석들이 대화를 한다.

제다의 예술적 모스크
제다의 세계유산 알 발라드 마을 옛가옥거리

▶다 가진 제다= 사우디 제2도시 제다는 경제중심, 휴양도시, 세계문화유산 도시의 면모를 모두 갖추고 있다. 현대적 도시로서의 면모는 우리의 할아버지, 삼촌이 고온다습한 기온을 견뎌내면서 사우디 정부의 극찬속에 세웠다.

홍해변 제다의 워터프론트엔 여행자와 시민의 여유로운 해안가 미식 즐기기 풍경이 보이고, 미로와 무어의 작품이 전시된 해변 조각공원에도 예술로 품격을 높인 제다시민들의 가벼운 산책이 이어진다.

제다 해변에 있는 조각공원. 후안미로의 작품

국기게양대는 171m로 세계에서 가장 높고, 킹스파드 분수는 시속 350km로 물을 뿜어 312m의 물줄기를 만들어내 기네스북에 올랐다. 홍해크루즈 MSC 벨리시마 여행, 두랏비치의 크리스탈 블루 바다 등도 명물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알 발라드 마을엔 이곳이 2000년된 향신료, 금, 고추 등 무역의 중심지였음을 말해주는 유적들이 곳곳에 남아있다.

▶여풍당당 사우디 여성= 한국 처럼 사우디 여성들이 여풍당당해 지려는 모습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검은 아바야 복장은 여성 정장으로서 공식 외출 때 갖춰입는 것이고, 대부분의 일상에서, 심지어 성지 메디나에서도 다양한 색깔의 머플러형 히잡을 한 채 얼굴을 다 드러내는 여성이 많았다.

각양각색의 패션으로 메디나 성지에 여행온 여성순례자들. 얼굴을 다 보이는 것은 기본이고, 히잡과 아바야 모두 형형색색, 각양각색에 각기 멋을 부렸다.

이제 사우디 여성들은 평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여성 배우자의 가치를 신랑의 지참금으로 평가하던 과거의 결혼풍습을 지양하면서 남편감의 성격,비전을 보는 신부들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미국유학파 미모의 전문직 여성은 신랑의 지참금을 소액으로 형식적으로만 받고 그의 됨됨이를 보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살아가려는 마음이 좋은 신랑감의 성품과 장래 비전이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는 것.

메디나 가이드 롤라는 사우디가 수많은 민족과 인종이 차별없이 어울리고 사랑하는 곳이라고 했다. 친정은 모로코, 시댁은 인도네시아, 자신은 미국 캘리포니아와 유타주에서 오래 생활한 사우디 국적사람이다. 방탄소년단의 이모팬 중의 한 명임을 자랑한다. 그리고 조카가 가정의학을 전공하면서 어디로 유학갈까 고민할 때 주저없이 한국을 추천한 고모이기도 하다.

메디나에서 전문직에 종사하는 40대 롤라의 당당한 모습

킹압둘라 국제금융구역(KAFD)에서 만난 20대 여성들은 한국인들을 만나서 아바야 패션 털롯맵시를 자랑했다. 그러던 중 근사한 아바야 속에는 트레이닝을 입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집에서 편안 옷차림으로 있다가 걸치고 편하게 나오기 좋은 옷차림이었던 것이다.

운전하는 여성들은 부쩍 늘어 얼굴 10명 중 3명은 되는 것 같다. 사우디관광청 관계자는 “기존의 두 눈만 보이는 아바야는 한국인들이 한복 입듯, 격식과 예의의 표현이지, 사우디 여성들은 다양한 삶과 새로운 가치 및 온고지신 패션을 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계속〉

■한국 여행기자 첫 사우디탐방 글 순서 ▶2022년 12월21일자 [칼럼] 사우디의 재발견, 클릭 ‘새로고침’ ①사우디에 이런 면이? 진짜 우정, 여행교류는 ‘제3 중동붐’ ②정(情) 문화 ‘하파와’..8000㎞ 거리 韓-사우디 많이 닮았다 ③리야드, 제대로 즐기기, 블루바드·킹덤센터·옛도성 3색 매력 ▶12월27일 ④신비의 사우디 알울라..“어서와, 우리집은 처음이지?” ⑤사우디의 세계유산들..제다 알발라드, 최대 암각화군 ⑥함께 가는 韓-사우디, 왕세자·공주·원희·루디의 꿈 ▶2023년 1월3일 ⑦사우디 산호초 구경, 난파선 다이빙..홍해레저의 메카는? ⑧사우디 여성들 한국인 밝히자 “꺄르르, 와~” 우정 표현 ▶1월4일 ⑨사우디 최고 여행지, 제다 알발라드 정밀 탐방기 ⑩석유붐에 쇠락한 알발라드, 非무슬림 묘지의 애상 ⑪제다 고택 내부 3㎞ 쇼생크탈출로, 당황한 예비신부 ▶1월10일 ⑫빗장 푼 성지 메디나, 힐링 여행지 같은 활기 ⑬메디나 성지 면세, 건강 성수..근엄해도 명랑했다 ⑭‘홍해의 공주’ 제다, 볼거리·놀거리 팔방 미인 ⑮사우디 캅사·램, 침샘 자극, 치킨은 한국과 경쟁? ▶지면기사 인터넷판 〈2022년 12월27일자〉 ▷대자연이 감싼 알울라...오아시스 품은 문명을 만나다 ▷사막 도시에 꽃 피울 K-문화관광...확장·진화하는 한-사우디 교류 〈2023년 1월10일자〉 ▷빗장 열린 성지, 부활하는 히자즈 문명 ▷물위의 모스크-312m 분수-일품요리들...제다 가이어(제다는 다르다) ▶포토뉴스 사우디= 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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