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온라인 요금제 개편 실효성 논란… 같은 조건 알뜰폰은 ‘반값’

변지희 기자 2022. 12.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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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약정 할인 안돼 기존 요금제와 차이 없어
T다이렉트몰에서 새 스마트폰 구입해야
같은 조건 알뜰폰 요금제는 절반 가량 저렴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T타워 본사 건물(SKT 제공)

SK텔레콤이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개편했지만 소비자가 요금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새 요금제는 종류가 다양해졌고 가입 조건이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선택 약정 할인은 받을 수 없는 데다 T다이렉트몰에서 신규 스마트폰을 구매해야 한다. 할인 효과가 크지 않다는 얘기다. 같은 조건의 알뜰폰 요금제는 반값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해서는 온라인 요금제보다 대다수 가입자가 이용하는 일반 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를 더 세분화하고 가격대를 낮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 “SKT 새 요금제, 여전히 실효성 적다”

21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전날부터 회사는 다이렉트 플랜 요금제에 5G 요금제 3종, LTE 요금제 1종을 새로 추가해 총 11종으로 요금제를 늘렸다. 이번 개편을 통해 SK텔레콤은 다이렉트 플랜 가입자들이 요즘가족플랜 등 유무선 결합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기존에는 약정에 가입 중인 고객이 온라인 요금제에 가입하려면 위약금을 내야 했는데, 약정 승계 제도를 통해 위약금 없이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의 이런 조치는 지난 9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온라인 요금제에 대해 지적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온라인 요금제에 결합할인, 쿠폰 할인 등 혜택을 주지 않으니 소비자가 외면하는 것 아니냐”면서 “그래 놓고 (통신사들이) 잘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했다. 당시 증인으로 출석했던 강종렬 SK텔레콤 인프라 담당 사장은 “온라인 요금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혜택도 강화하고 가입절차도 편리하게 하겠다”며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개선된 요금제가 이번에 나온 것이다.

하지만 이번 개편된 요금제도 여전히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 나온다. 예컨대 오프라인 매장에서 일반 5G 요금제에 가입하면 공시지원금 혜택을 받거나 선택약정 할인을 받을 수 있지만, 이번 개편된 요금제에서 선택약정 할인은 받을 수 없다. 보통 선택약정 할인은 공시지원금에 준하는 규모로 받을 수 있는데, 가입하는 요금제의 최대 25%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또는 알뜰폰을 사용하는 게 훨씬 저렴하다. 다이렉트34 요금제는 월 3만4000원에 데이터 8GB를 제공하는데, 알뜰폰 업체인 SK세븐모바일은 월 1만9800원에 9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SK텔레콤은 약정 승계 제도를 통해 위약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그마저도 T다이렉트몰에서 새로 스마트폰을 구매한 경우에만 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완전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월 8만9000원짜리 일반 5G 요금제를 가입하면 선택약정으로 할인 혜택을 받아 6만6725원에 이용할 수 있다”며 “여기에 가족 결합할인도 추가로 받을 수 있는데 개편된 온라인 요금제는 뭐가 크게 달라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선보인 온라인 전용 요금제 '다이렉트 플랜' /SKT 제공

◇ ”일반 5G 요금제, 중저가 가격대 나와야”

온라인 요금제는 그동안에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윤두현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온라인 요금제 사용자 수는 10월 기준 SK텔레콤 12만8283명, KT 3만2906명, LG유플러스 1만7141명이었다. 전체 가입자 대비 온라인 요금제 사용자 비율은 각각 0.43%, 0.20%, 0.11% 수준에 불과했다. 기존 요금 대비 다소 저렴하기는 하지만 이렇다 할 혜택이 없어서 가입자가 정체됐던 것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당분간 온라인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SK텔레콤이 조금이나마 개편된 요금제를 내놓은 것은 윤석열 정부가 가계통신비 인하를 주요 정책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5G 중간요금제를 비롯해 통신사에는 지속적으로 가격인하 압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요금제보다 대다수의 사람이 가입하는 일반 5G 요금제가 개편돼야 한다”며 “5G 중간 요금제가 아닌 중저가 요금제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지난 19일 송년 간담회에서 5G 중간요금제에 대해 “조금 더 다양하게 만들 수 있도록 (통신사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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