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팔 부담 덜어내고 펄펄…장재영 역대급 재능, 호주는 축복의 땅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호주는 축복의 땅이다.
키움 ‘9억팔’ 사나이 장재영이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질롱코리아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휴식에 들어간다. 호주프로야구 2022-2023시즌은 진행 중이고, KBO리그 구단들은 선수들을 돌려가며 파견하고 있다.
장재영은 질롱코리아에서 눈부신 역투를 펼쳤다. 6경기서 1승2패 평균자책점 3.30. 30이닝 동안 123타자를 상대해 4개의 홈런, 9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WHIP 1.03에 피안타율 0.206, 스트라이크 비율 62.7%, 피OPS 0.668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는 3회.
키움이 특별한 목적을 갖고 장재영을 질롱코리아에 보낸 건 아니다. 고형욱 단장은 그저 장재영이 지난 2년간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 같다며, 호주에서 부담을 덜어내고 즐겁게 야구하고 돌아오길 바랐다. 그런 측면에서 방망이도 잡아보라고 했다.
실제 장재영은 7경기나 타자로 출전하기도 했다. 성적은 6타수 무안타 3볼넷 1득점. 고교 시절처럼 투타를 겸업하며 모처럼 재능을 발휘했다. 물론 호주리그를 중계방송으로 보면 스트라이크 존도 다소 넓어 보이고 KBO리그 1군보다 살짝 레벨이 떨어져 보이긴 했다. 때문에 질롱코리아의 실적을 1군 경쟁력으로 해석하는 건 무리가 있긴 하다.
그러나 키움으로선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 장재영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자신감을 얻은 듯하다. 중계방송을 보면 장재영이 밝은 표정으로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 보였다. 2023시즌 준비와 경쟁은 또 다른 얘기지만, 적어도 지난 2년간 받았던 스트레스와 좌절감은 털어내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장재영은 ‘9억팔’이라는 별명으로 보듯 키움이 엄청난 기대를 안고 1차 지명한 유망주다. 150km대 중반의 패스트볼을 가볍게 뿌린다. 그러나 지난 2년간 고질적인 제구, 커맨드 난조에 발목이 잡혔다. 실제 2군에서 한 동안 실전에 나서지 않은 채 ‘제구 잡기 프로젝트’까지 실시했으나 소용없었다.
현재 키움 에이스 안우진도 저연차 시절 이 문제를 겪었다. 장재영은 해결까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실마리는 의외의 순간, 의외의 장소에서 풀릴 수도 있는 법이다. 장재영은 호주가 일종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키움과 키움 팬들이 기대하는 가장 짜릿한 그림은 안우진과 장재영이 ‘155km 원투펀치’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러나 키움은 장재영이 좀 더 먼 길을 돌아와도 괜찮다는 입장이다. 성장이 더딘 선수를 억지로 끌고 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내년 21세. 여전히 시간은 장재영의 편이다. 이제 장재영은 호주에서 좋았던 기억을 안고, 2023시즌의 희망을 꿈꾼다.
[장재영. 사진 = 질롱코리아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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