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밭에서 썩어가는 배추 바라만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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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농가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가을배추 생산량이 많아 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김장철 이후 소비가 줄면서 산지거래가 뚝 끊긴 탓이다.
하지만 농가들에 따르면 이 정도론 배추값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겨울배추 시장을 정상화하려면 밭에 남아 있는 가을배추 처리가 시급한데 지금 같은 시세에 수확·출하하면 생산비조차 건지기 어렵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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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농가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가을배추 생산량이 많아 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김장철 이후 소비가 줄면서 산지거래가 뚝 끊긴 탓이다. 19일 서울 가락시장의 배추 10㎏ 상품 평균 도매가격은 635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771원보다 18.26% 하락했다. 일주일 전 12일 4651원과 비교하면 반짝 값이 올랐다. 최근 강력 한파로 시장 반입량이 급감한 까닭이다. 그러나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시장에선 김장철이 끝나고 수요가 줄어 배추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런 상황에 강원·충청 지역에서는 진작 수확이 마무리됐어야 할 배추가 아직도 밭에 남아 겨울한파에 얼거나 썩어가고 있다. 전남 해남·진도 등 남부지역 주산지에서도 수확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배추 포전거래 계약을 맺은 상인들이 값이 하락하자 수확을 포기한 채 자취를 감추는가 하면 김치공장들도 재고량이 많아 거래를 끊었다.
더구나 수확시기를 놓친 가을배추는 상품성마저 잃은 상태다. 여느 해보다 높았던 가을 기온에 배추가 너무 크게 자라 망에 담기조차 어려울뿐더러 김치공장에서는 기계로 절단하지 못해 구입을 꺼리는 실정이라고 한다. 상인들과 계약한 농가는 함부로 배추를 처분할 수도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에 정부는 최근 겨울배추 1만t을 긴급수매하기로 했다. 가을배추 가격이 작황 호조와 소비 부진 등으로 급락한 가운데 겨울배추 수급도 안심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겨울철 기상이변과 설 명절 수요 등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이기도 하다.
하지만 농가들에 따르면 이 정도론 배추값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겨울배추 시장을 정상화하려면 밭에 남아 있는 가을배추 처리가 시급한데 지금 같은 시세에 수확·출하하면 생산비조차 건지기 어렵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나서 시장격리 물량을 확대하거나 산지 폐기를 추진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밭에서 썩어가는 배추를 방치하면 피해가 크고 내년 봄배추 농사도 기약하기 어렵다는 것이 농민들의 절박한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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