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겨울철 조심해야하는 응급질환

▲ 이유진 강릉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다양한 겨울철 스포츠, 멋진 설경, 따뜻한 난로 옆의 커피가 생각나는 겨울은 응급의학과 의사의 관점에서는 많은 응급질환을 대비해야 하는 위험한 계절이기도 하다.

캠핑 마니아들은 겨울에 캠핑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하지만 특히 일산화탄소 중독에 주의해야 한다. 일산화탄소 중독은 겨울철 캠핑에서 발생하는 가장 위험한 사고 중 하나로 목숨을 잃거나 심각한 합병증을 갖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기다.

밀폐된 텐트 안에서는 휴대용 가스레인지나 난방기구 등 가스용품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가벼운 두통, 매스꺼움, 구토, 실신 등이 발생했다면 가능한 빨리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미리 구비해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겨울철은 전기장판, 손난로 등 난방기기의 사용으로 화상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체 화상사고의 3건 중 2건이 가정에서 일어나며 끓는 물, 뜨거운 음식등으로 인한 사고가 69.5%로 가장 많았다.

피부 표피에 화상을 입은 1도 화상의 경우 미지근한 온도의 생리식염수나 흐르는 수돗물로 열을 식혀주는 것만으로도 흉터 없이 회복이 가능하다.

얼음이나 10도 이하의 차가운 얼음물은 오히려 조직 손상을 증가시킬 위험이 있다. 피부의 표피와 진피층까지 손상된 2도 이상의 화상은 흉터뿐만 아니라 기능에도 문제가 생겨 화상 치료 후 피부이식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응급실 진료를 받아야 한다.

겨울철 추운 환경에 손, 발 등의 신체 말단 부위가 노출되면 우리 몸은 정상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말단 부위의 혈관을 수축시켜 따뜻한 혈액을 뇌, 심장 등의 중심 부위로 우회시킴에 따라 손과 발은 혈액순환 장애로 한랭손상이 발생한다.

말단 부위에 동상이 발생하면 따뜻한 환경으로 이동 후 동상 부위를 38~42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30분 가량 담근다. 귀나 얼굴에 동상이 생겼을 때는 따뜻한 물수건을 자주 갈아가며 대준다. 손가락이나 발가락에 동상이 생긴 경우 사이사이에 마른 거즈를 끼워 습기를 제거하고 서로 달라붙지 않도록 한다.

아이와 노인의 경우 여러 시간 추운 환경에 노출될 경우 저체온증에 더 취약하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나 부신 기능 저하증, 저혈당증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 수면제 등의 약물을 복용한 경우에도 저체온증에 빠질 수 있다.

저체온증이 나타나면 열 손실을 막기 위해 담요로 환자를 감싸주는 것이 좋으며,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어 환자의 움직임은 최소화하여 이동하는 것이 좋다. 의식이 있는 경우에는 따뜻한 음료와 당분을 제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이유진 강릉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