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일상·관광코스 접목 자전거 교통선진도시 거듭”
‘2026년 ITS(지능형교통체계) 세계총회’ 개최지로 선정된 강릉에서 자전거 생활문화를 활성화 해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융합하는 건강·선진교통도시 면모를 일신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집중진단 좌담 토론회’가 지난 19일 강릉 세인트컨벤션에서 열렸다.
강릉시와 강원도민일보가 주최·주관하고, 강릉시의회가 후원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자전거 도로 및 주차장 인프라 확충, 자전거 생활문화 지원체계 강화, 관광체험 및 극기형 코스 개발, ITS 시스템 접목 등의 다양한 전문가 의견이 개진됐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국내·외 교통 선진 도시들의 경우 시민 일상과 관광이 접목되는 자전거 문화 활성화를 통해 건강도시, 관광도시, 교통선진도시 구현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며 “ITS 강릉이 자전거 문화 융합 발전을 통해 교통·관광발전에 새지평을 여는 시너지 효과를 거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주제발표 자전거 문화 활성화가 ITS 강릉에 미치는 영향
“지역 문화재 중심 자전거 관광 개발, 교통발전 시너지”
윤상호 가톨릭관동대 교수
공공자전거 시스템 도입 등 선진사례 검토
강릉시가 ‘2026년 ITS(지능형교통체계) 세계총회’를 유치, 미래형 선진교통도시의 모델로 거듭나는 전환기를 맞아 자전거 생활문화 활성화를 통해 도시교통문제를 해결하고, 조화로운 선진교통체계를 갖추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정책 판단으로 평가된다.
자전거 타기는 시티 라이딩, 하이킹, 오프로드 투어링, 해변달리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강릉은 이 모든 조건을 고루 갖추고 있다. 자전거를 이용한 극기 및 관광코스 개발이 모두 가능하고, 특히 코스 이동구간에 다양한 먹거리와 레저·관광 명소가 골고루 분포해 있어 주행 중 즐거움을 배가할 수 있다는 장점을 염두에 두고 자전거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강릉시내 자전거 도로는 총 거리가 263㎞로 파악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실생활과 밀접한 자전거 도로가 개설돼 시민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형태인지, 자전거 마니아와 동호인들을 위해 테마가 있는 코스와 프로그램 개발이 돼 있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외 도시들의 선진 사례를 살펴보면 국내에서는 경북 상주, 경기도 하남, 창원시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가운데 하남시의 경우 자전거 선진도시인 ‘독일 뮌스터시’를 롤 모델로 삼아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하남’을 목표로 지하철 및 대중교통과 자전거 연계성을 강화하고 안전대책 및 지역상권과 연계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수 있다. 공공자전거 시스템 도입, 자전거 도로 정비, 자전거 휴게소 설치, 자전거 이동 수리센터 운영, 한강변 자전거 무료대여소 운영, 지하철 역사 주변 자전거 보관소 설치, 자전거 이용자인센티브 부여 등은 ITS 강릉이 눈여겨 볼 대목이다. 해외 사례로 일본의 경우 자전거 수송 분담률이 25%에 달한다. 높은 자동차 통행료, 대중교통 요금 부담, 좁은 도로, 철도 중심의 교통체계로 인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자전거를 이용하고, 자전거 전용도로와 주차공간 등의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이밖에 네덜란드와 미국 워싱턴, 샌프란시스코 등의 유명 도시들이 대부분 자전거 출·퇴근 생활문화가 정착돼 있는 선진 도시들이다.
강릉시도 자전거 타기 활성화를 위해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자전거 보험에 가입하는 등의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보다 현실적인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자면, 남대천 강변로 자전거 전용도로 만들기와 테마여행 체험 관광코스 개발 등이다. 강변로의 경우 자전거를 이용해 도심 커피거리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생활 밀접형 코스가 될 수 있다. 또 경포와 정동진, 대관령 일원을 중심으로 주요 문화재와 관광명소, 산악을 잇는 테마관광, 극기형 코스를 다양하게 개발할 경우 도심의 교통난 해소와 관광융합 교통발전에 시너지 효과를 유발할 것이다. 실생활과 밀접한 자전거 전용도로 확충은 ITS세계총회 개최지로 선정된 강릉이 지능형 교통체계와 자전거 생활문화 접목을 통해 디지털과 아날로그 문명의 용합 발전을 구현하고, 안전건강도시 정착을 선도하는 포석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전문가위원회 구성, 교통 연계성 연구 확대, 자전거 이용 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교육장 설치, 자전거 도로 및 주차장 확충, 자전거 타기 캠페인 전개 등의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토 론 “자전거 시설 확충·통합 안전서비스 제공 ‘생활문화 정착’ 지원을”
시민 교육·수리비 지원 등 현실방안 도입
생활밀착형 자전거대회 유치 등 관심 제고
자전거문화재단 설립 등 정책 관리 주체 필요
◇사회=최동열 강원도민일보 강릉본부장
◇발제=윤상호 가톨릭관동대 교수
◇토론=△배용주 강릉시의회 부의장 △윤희주 강릉시의원 △최종봉 강릉시번영회장 △김남익 가톨릭관동대 교수 △최용철 강릉원주대 교수 △김건하 강릉시자전거연합회장
△배용주= 강릉시가 예산을 투입해 자전거 도로 신설 및 유지관리, 자전거 보험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자전거 생활문화 정착은 어려운 과제로 남아있다. 강릉 시민들 대부분이 자전거를 탈 줄 알지만, 활성화가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현실적인 방향으로 접근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먼저 지역 내 공동주택을 비롯한 도심 곳곳 자전거 거치시설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있더라도 버려진 자전거들로 점령돼 사용할 수 없다. 게다가 과거에 비해 자전거 수리 전문점을 찾기 힘들고, 일부 자전거 도로의 경우 표시가 분명하지 않아 주민간의 마찰이 빚어지는 등 시민들을 위한 기본적인 제도들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향후 자전거 활성화를 위해선 공동주택 거치대 지원금 지급, 지자체 자전거 수리비 지원 등 시민들에게 현실적으로 와 닿는 방안들이 도입돼야 한다. 또 자전거의 경우 자동차와 달리 지능형 교통 시스템을 접목하기 위한 논의가 부족한 상황으로 향후 행정인력 및 전문가 등의 심도있는 고민이 이뤄져야 한다.
△윤희주=2026 ITS 세계총회 유치로 자전거 문화 활성화를 위한 체계적인 인프라 구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어 상당히 고무적이다. 자전거 문화 활성화를 위해 자전거 전용 도로 조성과 시민 교육 등 기본적인 인프라가 구축돼야 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현재 도심 내 자전거 도로는 인도 및 차도와 혼용되고, 주차장 역시 따로 마련되지 않아 사고 위험이 높고 장기간 방치로 인해 도시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자전거 사고 다발지역과 위험요소에 대한 보완정책이 필요하고, 자전거 이용특성을 고려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이 필요하다. 또 공유 전기자전거 활성화를 위해 대중교통 정류장 위치와 주요 이용객 수요를 고려한 거치대 위치 검토 및 모니터링, 운영 관리인력 시스템 지원 등이 점검돼야 한다. 강릉시 ITS와 자전거 활성화 연계방안을 검토할 경우 가능성과 필요성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테면 차량에 탑재될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 시스템을 소량화 해 자전거에 부착이 가능한가 등을 하나의 예시로 들 수 있다. 전 세계 자전거 선진도시 사례를 잘 적용해 강릉만의 자전거 생활문화가 자리잡길 기대한다.
△김남익=자전거 생활문화 활성화를 위해 가칭 자전거문화재단을 설립해야 한다. 즉 제도화된 정책을 제안하는 운영·관리 주체가 필요하다. 자전거 도시로 불리는 하남시처럼 해마다 관련 예산을 확보해 전문 인력들이 공공자전거 시스템 수립, 정비, 휴게소 도입 등 자전거 문화 기반을 구축해 간다면 강릉도 충분히 자전거 도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강릉 바우길의 경우 법인화된 이후 매년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지속적으로 코스 개발 및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다. 또 시민들이 가장 접근하기 쉬운 남대천과 경포호수 습지를 활용한 자전거 코스 개발도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끝으로 자전거 생활문화 정착을 위해선 생활밀착형 자전거 대회 등을 개최, 공공 자전거 등 시설물 이용에 대한 시민들의 도덕적 의식 함양도 중요하다.
△최용철=최근 강릉 뿐만 아니라 전국 지자체들은 지난 2019년 무렵부터 이용자 수가 적고, 적자가 발생한다는 이유로 공공 자전거 수를 점차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사람들이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안전의 문제가 가장 크다. 강릉의 경우 도로망이 차량 우선 구조인데다 차량유입이 많아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 사람들이 자전거 이용에 불편함을 느낀다. ITS 세계총회 유치로 강릉 도심 곳곳에 설치된 도로 교통정보 전광판을 활용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 도로에 차가 들어설때 내비게이션이나 전광판에 자전거와 도보 이용객 안전 주의 표기가 되면 안전성이 확보될 것이다. 또 고속도로 노면 유도선처럼 자전거 도로에도 특정 색을 지정해 유도선을 그어준다면 안전성이 확보되면서 자전거 생활 문화 정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통합 교통서비스제공과 관련해 공공자전거시스템과 자전거 이용자 여행에 대한 정보 구축이 필요하다.
△최종봉=강릉에서는 참가인원이 2500여명에 달하는 대관령 국제힐클라임대회가 자전거 저변확대와 지역스포츠 육성차원에서 실시되고 있다. 1700여명이 참가하는 안반데기 그란폰도대회가 신규 사업으로 치러질 예정인데 두 대회만 봐도 자전거 인구의 규모가 상당하는 사실을 알 수 있다. ITS 세계총회 유치 이후 도심 곳곳 도로 재포장 공사가 이뤄져 자전거 도로 마킹이 제대로 인식되지 않고 있는데 안전 확보를 위한 지자체 차원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또 자전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자전거 관련 대회 유치 등도 더욱 적극화해야 한다.
△김건하=안전과 교육 두가지 부분이 해결되면 강릉시 자전거 활성화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시민들이 자전거 이용을 꺼리는 데는 자전거 도로와 차도의 혼용으로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강릉시민들이 기본적인 자전거 교육을 받으면 충분히 해결 될 수 있는 문제이다. 강릉시는 녹색도시체험센터에서 어린이 자전거 교육을 하고 있지만, 희망자가 적고 진행되더라도 예산부족으로 일회성에 그치고 있다. 결론적으로 교육시설은 갖춰졌지만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자전거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면 한다. 실제로 독일과 덴마크 등의 경우 시민 대상 자전거 교육으로 인해 일반도로에 별도 표지판 없이 선만 그어놔도 차량 운전자가 스스로 안전에 신경쓰기 때문에 자전거 선진도시가 될 수 있었다. 정리/이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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