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 연출한 이순재 "원작 그대로…꾸밈없는 연기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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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갈매기'는 사실주의의 교본이에요. 배우의 연기도 꾸밈없이 사실적으로 표현해야 작가의 의도와 사상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죠."
그는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라며 "배우들이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야 작품에 담긴 철학과 의미를 관객들에게 전할 수 있다. 배우의 연기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선을 다해 사명감을 갖고 연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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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연출 겸 배우로…연극 '갈매기', 21일 개막
소유진·오만석·진지희·주호성·김수로 출연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연극 '갈매기'는 사실주의의 교본이에요. 배우의 연기도 꾸밈없이 사실적으로 표현해야 작가의 의도와 사상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죠."
원로 배우 이순재가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호프의 희곡 '갈매기'를 연출한다. 아흔을 앞두고 있는 그의 66년 연기 인생에서 오랜 버킷리스트였던 안톤 체호프 작품 연출의 꿈을 이루는 무대다.
이순재는 지난 20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체호프의 작품은 정치, 경제, 문화, 의학, 지리 등을 다 꿰뚫는 작가의 해박한 지식 속에 나온 산물"이라며 "그의 원작 그대로를 담아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재능을 인정받고 싶은 작가 지망생 '뜨레블례프'는 자신의 연인이자 배우 지망생 '니나'를 앞세워 새로운 형식의 연극을 선보인다. 하지만 자신의 어머니이자 유명 배우인 '아르까지나'와 그녀의 연인이자 유명 작가인 '뜨리고린' 앞에서 관습의 벽에 부딪히며 참패를 맞는다. 게다가 니나는 뜨리고린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되고, 뜨레블례프는 자신도 곧 이렇게 될 거라며 그녀에게 죽은 갈매기를 바친다.
이순재는 "작품 속 갈매기는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없다. 두 젊은이의 원대한 꿈은 기성세대에 의해 좌절하게 된다. 당시 체제 안에선 젊은이의 미래가 없다는 게 체호프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시대의 사회 상황을 반영한 작품이다. 체호프가 느꼈던 가난한 이들에 대한 연민과 귀족사회의 붕괴 등 사회 개혁을 주장한다"며 "고전 작품은 시대와 나라를 초월한다. 현 사회적 상황과 결부했을 때 주는 메시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인 배우들에게 힘을 실었다. 앞서 이 작품의 상징성을 제대로 표현해보고 싶다며, 배우들의 연기가 살아야 관객들에게 참뜻이 전달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라며 "배우들이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야 작품에 담긴 철학과 의미를 관객들에게 전할 수 있다. 배우의 연기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선을 다해 사명감을 갖고 연습했다"고 말했다.
이순재의 연출 소식에 후배 배우들은 한달음에 달려왔다. 이항나, 소유진, 오만석, 진지희, 정동화, 주호성, 김수로, 강성진, 이경실, 고수희 등 무대와 방송을 오가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주호성은 "이순재 선배님은 작품의 큰 틀을 말해주되, 인물의 구체적 성격 창조는 배우의 예술로 남겨뒀다"며 "흔히 좋은 연극은 앙상블이 좋다고 한다. 배우들 모두 이순재 선배님의 명예에 누가 되지 말자는 이야기를 늘 하면서 단합했다. 좋은 앙상블을 보이리라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18년 전 연극 '갈매기'에 출연한 적 있는 오만석은 "그때는 체제를 뒤엎어야 한다는 작가의 생각이 반영된 뜨레블례프였고, 지금은 기성세대를 대표하는 뜨리고린을 하게 됐다. 공통점은 좋은 작품은 곱씹을수록 향이 난다는 거다. 자꾸 찾게 되는 걸 보면 좋은 작품이란 걸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연극 '리어왕'에 이순재와 함께 출연했던 소유진도 "고전을 좋아하는데, 그보다 이순재 선생님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갈매기'는 자석처럼 끌리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첫 연극에 도전하는 진지희는 "너무 많은 사랑과 가르침을 받고 있다. 무대에서 서로 눈빛만 봐도 의지가 된다. 선생님, 선배님들과 함께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21일 막을 올리는 '갈매기'는 내년 2월5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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