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닥터카를 콜택시로 쓴 의원이 국정조사 위원이었다니
의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20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 위원직을 사퇴했다. 참사 당일 의료진의 긴급 이동 수단인 ‘닥터카’를 콜택시처럼 이용하고, 이 때문에 의료진의 현장 도착을 지연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하루 만이다. 신 의원은 전날까지만 해도 “국회의원 자격이 아닌 응급의료팀 일원으로 함께 움직이는 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며 갑질을 부인했지만, 남편의 닥터카 동승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며 여론이 악화하자 태도를 바꿨다.
경기 고양시의 명지병원 재난의료지원팀은 이태원 참사 당시 구급 요청을 받고 현장으로 향하던 중 서울 마포구의 신 의원 자택 부근에 들러 신 의원을 태웠다. 신 의원은 의원이 되기 전 명지병원 의사였다. 출동 요청에서 현장 도착까지 54분이 걸렸다. 비슷한 거리를 달려온 다른 병원 지원팀들보다 20~30분 늦었다. 신 의원은 또 닥터카에 치과의사인 남편까지 태운 것으로 나타났다. 신 의원은 “참사 현장에 의료진이 한 명이라도 더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해명했지만 치과의사가 도움이 될 현장이 아니었다. 그 정도는 신 의원이 더 잘 알 것이다.
신 의원이 이태원 현장에 머문 시간은 15분 정도였다고 한다. 이후 복지부 장관 차를 타고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몇 시간 뒤 신 의원은 자신의 SNS에 “긴박했던 현장 상황을 기록으로 남긴다. 재난의료지원팀원으로서 현장에 나갔다”며 사진 5장과 동영상 1편을 게시했다. 15분 동안 제대로 된 구조 활동이 가능했겠나. 자기 정치를 위해 닥터카를 사적으로 이용하고, 남편도 사진 찍는 사람으로 데려간 것 아닌가.
현장에 다녀온 뒤 신 의원은 민주당 주도로 출범한 이태원 국조특위 위원으로 발탁됐다. 민주당은 자진 사퇴한 신 의원 대신 다른 의원을 국정조사에 투입한다고 밝혔을 뿐 신 의원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선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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