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도 닥터카 동승… 현장 떠날땐 장관차 타
이태원 참사 현장에 출동하는 ‘닥터 카’에 탑승해 논란을 일으킨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치과 의사인 남편과 차량에 동승했고, 현장에 도착한 지 15분 만에 보건복지부 장관 관용 차로 이동한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위급 상황에 닥터 카를 집 근처로 불러 사용한 데다, 현장에는 15분밖에 머무르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의힘은 “사상 최악의 갑질이자 직권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0월 30일 0시 51분, 이태원 현장 출동 요청을 받은 명지병원 재난의료지원팀(DMAT)은 경기 고양시에 있는 병원에서 출발해 54분 만인 1시 45분 이태원 현장에 도착했다. 이들은 의료진을 이송하는 ‘닥터 카’를 타고 신 의원 자택 인근에 들러 이들 부부를 태워갔다. 신 의원은 명지병원 의사(가정의학) 출신이고, 신 의원 남편 조모씨는 치과 의사다. 신 의원을 태우느라 현장 대응이 20~30분 정도 늦어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신 의원은 “다른 지역에서 온 구급차와 이동 시간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국회의원이 아닌 의료진으로서 현장에 도움을 주기 위해 닥터 카를 탄 것”이라고 해명했다.
구급 활동을 하러 갔다는 해명과 달리, 신 의원은 현장에 도착한 지 15분 만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관용 차를 타고 자리를 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신 의원이 현장에서 15분 만에 떠났다”며 “당시 현장 상황이 어느 정도 마무리가 돼 신 의원이 딱히 할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신 의원은 현장에 있던 조 장관 관용차를 타고 조 장관과 함께 국립중앙의료원에 있는 중앙응급의료센터 상황실에서 사고 현황 등의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닥터 카에 이어 장관 관용차까지 타면서 ‘과잉 의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 의원의 남편은 국립의료원까지는 가지 않고, 자택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신 의원이 치과 의사인 남편과 함께 닥터 카에 탑승한 것과 관련, 신 의원 측은 “재난 상황에서 구강 내 출혈과 구강 내 외상은 치과적 도움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다”며 “(상황이) 심각하면 사람 식별할 때 치아 부분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신 의원은 물론, 남편도 별다른 역할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증 환자들은 대부분 응급 처치를 마치고 대형 병원으로 이송이 됐고, 현장엔 경증 환자들 위주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치아를 통한 신원 식별은 화재 등 특별한 경우에 하는 것”이라며 “치과 의사가 현장에 가서 마땅히 할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신 의원은 참사 현장에 있었던 15분 동안 사진 여러 장을 남겼다. 신 의원은 10월 30일 오전 페이스북에 “긴박했던 현장 상황을 기록으로 남긴다”며 자신이 구조 활동을 하는 모습이 담긴 모습 등 6장의 사진을 올렸다. 신 의원이 나온 사진은 남편이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소위 자신의 정치적 그림을 따기 위해 재난을 무대 소품으로 활용한 것이 아닌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논란이 일자 신 의원은 이날 오전 “본질이 흐려지고 정쟁의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 자리를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국조 위원직 사퇴뿐 아니라 형사처벌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재난의료지원팀이 출동하는데 만일 본인을 태워서 가라고 해서 늦어진 게 있었다면 의료법이나 규정 위반이라고 보고 (법적 조치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도 직권남용, 공무집행방해, 응급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신 의원을 경찰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신 의원을 엄호했다. 여당 비판에 대해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신 의원에 대해 저열한 정치 공세가 펼쳐지고 있다”고 했고, 국조 특위 간사인 김교흥 의원은 “정치가 비정해도 너무 비정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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