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정품 판정해놓고, 짝퉁 드러나자 판매자 탓

이정구 기자 2022. 12. 2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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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계열 명품 플랫폼 ‘시크’
이용자들 “검수 어떻게 믿겠나”

네이버 계열사에서 운영하는 명품 중고 거래 플랫폼 ‘시크’가 자체 검수 센터에서 정품(正品) 으로 통과시킨 샤넬백이 다른 감정 기관에서 가품(假品) 판정을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시크는 ‘12단계 인증, 가품 300% 보상’ 같은 안전한 명품 거래를 내세우며 지난 6월 출범했다. 특히 지난 4월 같은 네이버 계열 중고 거래 플랫폼 ‘크림’은 무신사가 운영하는 중고 거래 플랫폼 솔드아웃과의 의류 브랜드 가품 논란에서 판정승을 거뒀지만, 이번엔 샤넬백 가품 문제로 체면을 구기게 됐다.

30대 A씨는 중고 거래로 구매한 샤넬백을 지난달 시크 ‘정품 감정 거래’를 거쳐 판매가 455만원에 올렸다. 판매자가 물품을 시크로 배송하면 시크 검수 기관(시크 랩)에서 정품 감정 후 거래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A씨는 지난달 25일 시크에서 ‘정품 검수 합격’ 문자메시지를 받았고 이후 거래가 이뤄졌다. 그런데 물품을 받은 구매자 B씨가 다른 명품 감정 기관에 의뢰를 맡긴 결과 ‘가품’ 판정이 났다. 샤넬백을 재감정한 시크는 ‘홀로그램 재부착 의심’ 등 이유로 정품에서 가품으로 판정을 번복했다.

시크는 20일 “구매자에게 사과와 함께 300% 보상을 완료했다”며 “판매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검토 중”이라고 공지했다. 그러나 시크 이용자 커뮤니티에선 “정품 판정을 내린 뒤 가품 번복 판정을 내리면 검수를 어떻게 믿느냐” “판매자도 정품으로 알고 구매를 올렸는데 법적 대응은 과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시크 관계자는 “A씨가 정품으로 믿고 판매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해명을 충분히 들은 뒤 앞으로 대응에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A씨는 이전 중고 거래에서 웃돈을 주고 정품으로 구매한 자료를 제출한 상태다.

명품 플랫폼 업계의 가품 논란이 계속되자 소비자들 사이에선 “자체 검수를 믿을 수 있느냐”는 불만이 나온다. 지난달에도 솔드아웃이 판매한 나이키 운동화가 크림에서 가품 판정을 받기도 했다. 검수 인력의 전문성 문제 지적도 나온다. 명품 리세일(중고 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플랫폼마다 검수 시스템을 강조하지만 사실상 전문가는 몇 안 된다는 것이다. 일부 명품 감정 업체는 수십 시간 교육만으로 명품 감정사 자격증을 발급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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