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회복지와 시너지 필요한 홀몸노인 ‘AI 안부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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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인공지능(AI) 노인 콜 서비스가 성과를 내고 있다.
'클로바 케어콜'이라 불리는 이 서비스는 홀몸 노인에게 AI가 일주일에 한 번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건강을 챙기고 말벗이 되어주는 사업이다.
서비스 대상이 아닌 노인이 주변 소문을 듣고 요청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한다.
여건이 허락하면 부족한 사회복지사를 보조할 수단으로 부산 전역 확대를 검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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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인공지능(AI) 노인 콜 서비스가 성과를 내고 있다. ‘클로바 케어콜’이라 불리는 이 서비스는 홀몸 노인에게 AI가 일주일에 한 번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건강을 챙기고 말벗이 되어주는 사업이다. 통화 응답 여부, 상담 내용 등을 분석해 특이점이 포착되면 담당 공무원이 직접 전화를 하거나 방문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작년 11월 해운대구가 1인 가구 돌봄 프로그램 개발을 네이버에 의뢰해 탄생했다. 서비스 대상이 아닌 노인이 주변 소문을 듣고 요청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한다. 해운대구는 사업 대상을 올해 370명에서 내년엔 5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 대화 내용을 보면 AI의 대응 수준은 상당하다. 단순히 정해진 리스트에서 질문을 던지는 단계에서 벗어나 상대방 답변을 이해한 뒤 그에 반응하고 되묻기까지 한다. 서비스가 진행되면서 쌓인 빅데이터 덕분에 AI는 과거에 했던 대화를 기억해내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일도 가능해졌다. 예를 들면 “지난주 코로나에 걸렸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어떠시냐”고 챙기는 식이다. 사투리 이해도도 상당 부분 해결됐다고 한다. 비록 기계를 통한 상호작용이긴 하지만 노인의 정서적 고립감을 일정 부분 해소하고, 고독사 예방과 위급 상황 대처에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적인 고령화 도시인 부산에는 1인 가구가 유독 많다. 그 중에서 60대 이상 연령층이 40.6%를 차지한다. 특히 중구 동구 서구 영도구 등 구도심에서 홀로 사는 노인 비중이 매우 높다. 그래서 인지 부산 고독사 발생률은 10만 명당 10명선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고독사 절반 가량은 60대 이상이다. 가족 없이 혼자 살다가 쓸쓸히 떠나는 노인 인구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위기에 처한 삶은 홀몸 노인뿐만 아니다. 서울 송파구 세 모녀 사건이나 은둔형 외톨이 사례에서 보듯 경제 형편 등 이유로 사회와 단절된 채 살아가는 다양한 유형의 가정 혹은 개인이 존재한다. 이런 위기 가정이나 개인을 사회복지사들이 발로 뛰어 일일이 찾아내기도 어렵거니와 빈틈없이 돌보기는 더욱 힘든 일이다. 그동안 복지 사각 발굴을 위해 주택 전력 사용량을 점검하거나 요구르트 판매원을 활용하는 방법 등 여러 아이디어가 동원됐다. AI콜은 이런 활동에 들이는 시간과 수고를 획기적으로 아낄 수 있다. 전체 통화 수, 완료 및 미응답 통화 수, 불편 사항 등에 대한 개인별 데이터화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크다.
기본적으로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지만 미처 손길이 닿지 못하는 영역에 AI의 힘을 빌릴 수 있다면 기존 복지 시스템과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케어콜 서비스는 이미 부산에서도 해운대구 외에 사하구가 시범 운영 중이고 전국적으로는 서울 인천 대구 강릉 등 30여 지자체가 도입했다. 여건이 허락하면 부족한 사회복지사를 보조할 수단으로 부산 전역 확대를 검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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