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정상각도 발사 위협… 美는 ‘최강 스텔스기’ 한반도 전개

신진우 기자 2022. 12. 2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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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대기권 재진입 등 미검증”에 김여정 “곧 보면 알게될 일” 주장
정찰위성 평가 절하엔 “개 짖는 소리”… 한미 B-52H 등 동원 연합훈련 맞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사진)이 20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상각도’ 발사 가능성과 관련해 “곧 보면 알게 될 일”이라고 밝혔다. 최근 ‘괴물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통해 미 본토까지 타격 가능한 사거리 능력을 검증한 북한이 ICBM 기술 완성의 종착역으로 꼽히는 정상각도 발사까지 시사하며 한미를 겨냥해 최고 수위의 경고장을 날린 것.

같은 날 세계 최강 전투기로 꼽히는 미국의 F-22 스텔스기(랩터)와 핵 탑재가 가능한 B-52H 전략폭격기는 한반도로 전개해 우리 공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이 ICBM 위협 수위를 높이고 핵선제 공격 가능성 등까지 시사한 날, 한미는 북한에 가장 위협적인 전략 무기를 동원해 맞대응에 나선 것. 새해를 앞두고 한반도 긴장 수위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 北, ICBM 재진입 기술 완성 주장

김여정은 이날 담화에서 “우리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대기권 재돌입에 대해 인정받지 못했다느니 늘쌍(항상) 그런 것들을 물고 늘어져 왔는데 나는 살다 살다 별걱정을 다 해주는 꼴을 본다”고 비아냥거렸다. 그러면서 “(한미는) 고각 발사만으로는 입증할 수 없다는 논거로 우리 전략무기 능력을 폄훼해 보자고 접어들 것”이라며 “곧 해보면 될 일이고, 곧 보면 알게 될 일”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만약 대기권 재돌입 기술이 미흡했다면 조종전투부의 원격 자료를 탄착 순간까지 받을 수 없게 된다”고도 했다.

앞서 북한이 지난달 화성-17형 시험발사 사실을 공개했을 당시 한미 정보당국은 정상각도(30∼45도)가 아닌 고각(高角)으로 발사된 만큼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은 검증하지 못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핵탄두가 실린 ICBM의 재진입체(RV)는 대기권 재진입 시 최대 음속의 20배, 섭씨 1만 도에 이르는 마찰열과 충격을 견뎌야 한다. 고각 발사로는 이를 검증하기 어렵다는 것.

하지만 김여정은 이날 담화를 통해 이러한 평가를 일축했다. 북한이 ICBM을 정상각도로 쏠 경우 일본 등 주변국 영공을 침범할 수 있다. 또 미국 본토에도 직접적 위협이 될 수 있는 만큼 한미는 이를 중대한 안보 위협으로 평가해왔다.

이날 김여정은 전날 자신들이 공개한 정찰위성 사진과 관련해 남측에서 ‘조악하다’는 등의 평가가 나온 것을 겨냥해선 “전문가들이라 하는 것들이 남을 깎아내리는 데만 골몰하니 상식 밖의 말을 내뱉는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진짜 말 같지도 않은 개 짖는 소리를 한 것도 있더라”라는 등 막말을 쏟아냈다.
○ F-22, 4년 7개월 만 한반도 전개

이날 국방부는 일본 오키나와현 가데나 공군기지에 주둔 중인 F-22가 전북 군산기지에 전개됐다고 밝혔다. B-52H까지 함께 와 우리 군 F-35A 스텔스기, F-15 전투기와 함께 제주도 서남방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 일대에서 연합 공군훈련을 실시했다. 미국의 F-22가 한반도로 전개된 건 2018년 5월 이후 4년 7개월 만이고, B-52H가 한반도 상공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한 건 2016년 1월 이후 6년 11개월 만이다.

F-22는 이번 주 군산기지에 머물면서 우리 군 F-35A 등과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연합훈련을 실시한다. F-22는 음속의 2.4배(마하 2.4) 속도로 오산기지 등에서 이륙할 경우 7분 만에 평양을 타격할 수 있다. 2006년 6월 알래스카에서 열린 ‘노던 에지(Northern Edge)’ 훈련 중 F-15, F-16 등과의 가상 대결에선 1대의 손실도 없이 전투기 144대를 격추시킨 바 있다.

한미가 이날 한반도 상공에서 실시한 B-52H의 훈련 사진을 공개한 것도 이례적이다. 2500km 떨어진 거리에서도 북한 지휘부 타격이 가능한 B-52H는 핵폭탄과 핵탄두 탑재 순항미사일 등 폭탄과 미사일을 31t까지 탑재 가능하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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