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50년 뒤 우리 경제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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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감하는 지금, 내년 살림을 꾸릴 계획으로 이런저런 경제전망을 뒤지곤 한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020년대 2.0%에서 2030년대 1.4%, 2040년대 0.8%로 단계적으로 떨어지면서 2060년대부터는 아예 마이너스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경제순위도 2022년 12위에서 2050년 10위권 후반, 2070년대에는 20위권으로 추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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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감하는 지금, 내년 살림을 꾸릴 계획으로 이런저런 경제전망을 뒤지곤 한다. 하지만 복합위기 여파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런데도 미국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앞으로 50여년에 걸친 전망을 내놓아 관심을 끈다. 아득할 따름의 긴 시간이지만 그저 당면한 위험에 고군분투하며 한두 해 버티기보다 장기적인 생존력과 기회의 모색이라는 측면에서 나름 현명한 태도로 보인다.
골드만삭스가 제출한 장기전망은 일단 부정적이다. 세계 경제성장률이 2010년대 3.2%에서 2020년대 2.4%로 둔화하고 2070년대에는 1.7%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세계화의 둔화와 결부된 생산성 약화도 원인이지만 골드만삭스가 주목한 것은 인구 증가세의 둔화다. 얼마 전 세계 인구가 80억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세계 인구 증가율은 이미 지난 50여년 새 연간 2%에서 이제 1% 밑으로 떨어졌다. 2070년대엔 제로 내지 마이너스 성장이 유력시된다.
실제로 최근 들어 인구문제가 중장기 경제성장의 저해요인으로 부각됐다. 선진국 위주의 출산율 저하와 노령화로 생산가능인구는 줄어드는 한편 간병이나 부양 등의 부담으로 생산력이 잠식된다는 것이다. 물론 환경이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보자면 인구관리도 중요하다. 또 노령화로 의료나 자동화, 자산관리 등 새로운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건강수명 증가에 따른 노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 상승 등 생산 측면의 기여도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노령화는 이른바 '수축경제학'(shrinkonomics)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이끈다는 게 중론이다.
단 권역별로는 사정이 다르다. 선진국과 달리 신흥국은 탄탄한 인구증가를 기반으로 여전히 유망하다. 골드만삭스는 이처럼 인구구조의 역학 차이에 따라 선진경제와 신흥경제의 수렴 내지 역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그 결과 중국 경제는 2035년이면 시장환율 기준으로 미국을 추월하고 2075년에는 인도마저 미국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 정도야 예견된 바지만 인도네시아를 필두로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이집트마저 2050년대부터 세계 경제의 선두를 다투리라는 진단은 실로 천지개벽할 노릇이다.
우리는 어떨까.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020년대 2.0%에서 2030년대 1.4%, 2040년대 0.8%로 단계적으로 떨어지면서 2060년대부터는 아예 마이너스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경제순위도 2022년 12위에서 2050년 10위권 후반, 2070년대에는 20위권으로 추락한다. 무엇보다 이미 감소세로 돌아선 인구문제 탓이다. 하지만 인구감소가 반영된 1인당 GDP로는 전망이 양호하다. 2020년 3만3000달러에서 2075년 10만1800달러로 증가하면서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논란의 여지는 많지만 그래도 일국의 경제복리나 생활수준에서 중요한 척도는 1인당 GDP로 평가된다. 인구감소에 따른 수축경제의 압력 등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향방에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그저 비관만 할 필요는 없는 셈이다. 아울러 중소 개방경제국으로서 세계 경제의 지각개편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지만 인구구조 변화와 맞물려 미래 유망시장에 대해서도 선제적 관심과 대비가 요구되는 때다.
장보형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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