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후한 ‘사장님차’서 젊은 감각 세단 발전… 36년 ‘진화의 질주’ [K브랜드 리포트]

백소용 2022. 12. 21.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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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현대차 그랜저
고도성장기던 1986년 7월 1세대 출시
‘웅장·위엄·위대함’ 뜻처럼 존재감 과시
1990년대부터 곡선·유럽풍 디자인 변경
‘오너가 직접 모는 차’ 기존과 차별화
성능·풍부한 사양 지속적 업그레이드
외관 스포티하게… 국민대표 세단으로
7세대 신기술 더해… 판매 돌풍 예고

‘사장님 차’, ‘국민차’, ‘국가대표 세단’….

올해 서른여섯 살이 된 그랜저 앞에 붙는 다양한 수식어다. ‘성공’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국내 고급 세단 시장을 선도해온 현대자동차의 그랜저가 최근 7세대인 ‘디 올 뉴 그랜저’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1986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국내 대표 준대형 세단으로 자리매김한 그랜저는 1992년 ‘뉴 그랜저’, 1998년 ‘그랜저(XG)’, 2005년 ‘그랜저(TG)’, 2011년 ‘그랜저(HG)’, 2016년 ‘신형 그랜저(IG)’를 거치며 진화를 거듭해왔다.

◆한국 대표 고급 세단의 탄생

그랜저가 개발된 1980년대 국내 고급 대형 세단 시장은 수입차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었다.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 그라나다가 한국형 세단의 명맥을 잇고 있었지만 1978년에 출시된 이 모델을 대체할 새로운 차가 필요했다.

고급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시대적 배경도 있었다. 1980년대는 고도 성장기로 국민들의 소득 수준이 크게 올랐다. 당시 현대차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을 후원하는 한국의 자동차 회사로서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을 대표할 고급차를 개발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에 대형 세단 프로젝트에 착수, 개발하고 출시까지 하게 됐다.
1986년 7월 출시된 1세대 그랜저는 첫 등장부터 존재감이 대단했다. ‘웅장, 위엄, 위대함’의 뜻을 담아 그랜저라는 이름을 붙였다. 4865㎜에 달하는 긴 차체에 당대 최고 수준의 파워트레인과 고급 사양을 탑재하며 고급 승용차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했다. 전형적인 3박스 세단 형태로 직선이 강조된 강인한 이미지, C필러에 자리한 오페라 글라스와 반짝이는 크롬 몰딩, 뒷바퀴를 살짝 덮는 펜더 등 고급 세단 특유의 디자인 요소도 담았다.

동력 성능과 첨단 기술에서도 그랜저는 상징적인 존재였다. 2.0ℓ 엔진부터 3.0ℓ V6에 이르는 다양한 엔진 라인업과 긴급제동시스템(ABS), 전자제어 서스펜션, 크루즈 컨트롤, 풀오토 에어컨 등 플래그십 세단에 걸맞은 첨단 장비를 적용했다.

1세대 그랜저는 당시 국내 대형 승용차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총 9만2571대가 판매됐다.

뒤를 이어 1992년 9월 출시된 2세대 뉴 그랜저는 ‘최고를 지향합니다’라는 광고 카피처럼 플래그십 세단에 어울리는 웅장한 모습과 성능을 자랑했다. 1세대와 달리 곡선미를 살린 유럽풍의 역동적인 스타일에 중후한 이미지를 조화시켜 현대적 감각의 디자인을 뽐냈다. 당시 국내 시판 차종 중 가장 큰 차체와 실내공간을 자랑했다.

◆직접 운전하는 세단으로 발전

1998년 10월에 출시된 3세대 그랜저 XG는 ‘내가 이끌어 가는 세상’이라는 광고 카피처럼 오너가 직접 운전하는 오너드리븐 고급 세단이라는 젊은 감각으로 진화하며 기존 그랜저와 차별화했다.

이런 지향점의 변화로 그랜저 XG의 디자인 역시 한층 현대적인 모습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특히 프레임리스 도어와 플래그 타입 사이드 미러는 그랜저 XG의 혁신적인 스타일링이 반영된 대표적인 디자인 요소다.

새로 개발된 196마력의 시그마 3.0 V6 DOHC 엔진을 장착해 강력한 동력 성능을 갖추고 국내 최초로 수동 변속 기능을 겸비한 H-매틱 5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2005년 5월 최초로 선보인 4세대 그랜저 TG는 안팎으로 큰 변화를 시도하며 세대 교체에 성공했다. ‘견고한 안락함’이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독자 기술로 개발된 고성능의 람다 및 뮤 엔진, 내·외장 스타일, 첨단 안전 및 편의사양 등으로 경쟁력을 갖춰 국내 자동차 시장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새로운 전륜구동 기반의 플랫폼을 활용해 3세대보다 우수한 주행 품질을 실현했으며 2.4ℓ 엔진부터 그랜저 역사상 가장 큰 3.8ℓ V6 엔진까지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다양한 가솔린 엔진 라인업을 마련했다.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엔진 성능은 물론 출력과 연비까지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디자인에서도 큰 변화를 시도해 기존 3박스 세단의 형태와 달리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한 완만한 루프 라인을 갖게 됐다. 딱딱한 세단 이미지를 탈피하고, 한층 스포티한 분위기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성공’ 이미지로 인기몰이… 사전계약 돌풍

현대차는 3년6개월 동안 총 4500여억원을 투입해 2011년 1월 5세대 그랜저 HG를 출시했다.

‘다섯 번째이자 첫 번째 그랜저’라는 광고 카피를 통해 새로운 그랜저의 탄생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랜드 글라이드(웅장한 활공)’를 콘셉트로 디자인됐으며 역대 그랜저 중 가장 젊고 역동적인 모습이 특징이다.

다양해진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디젤 및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마련했고 국내 최초로 최첨단 주행 편의 시스템인 ‘어드밴스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을 적용했다.

2016년 11월 탄생한 6세대 그랜저 IG는 ‘성공에 관하여. 그랜저’라는 광고 카피를 통해 그랜저가 의미했던 성공의 이미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당시 디자인 트렌드에 맞게 캐스케이딩 그릴을 채택하고 전반적인 비율을 가다듬었다.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어드밴스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이 포함된 지능형 안전기술 브랜드 ‘현대 스마트 센스’도 최초로 적용했다.

신형 그랜저는 사전계약 기간 14일(영업일 기준) 2만7000여대의 계약대수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사전계약 개시 첫날에만 총 1만5973대가 계약돼 2009년 YF쏘나타가 기록했던 1만827대를 제치고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국내 준대형 차급의 월평균 판매대수인 1만586대(2016년 1∼10월 기준)를 5000대 이상 뛰어넘는 기록이었다.

3년 뒤 출시된 6세대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은 감각적인 디자인과 구성, 풍부한 편의사양을 통해 신차급 변화를 달성했다. 영업일 기준 11일 동안 사전계약 3만2179대를 기록하며 전 모델의 인기를 뛰어넘었다.

지난 11월 출시된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는 그랜저의 36년 역사에 세부적인 신기술을 더했다. 그랜저의 유산을 계승하는 오마주의 의미로 끊임없이 연결된 수평형 램프, 보닛에 자리한 타원형 H 엠블럼과 측면 디자인 등을 적용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디 올 뉴 그랜저는 지난 36년간 혁신을 주도해온 그랜저의 최종 진화형으로, 한층 완벽한 고급 세단의 모습을 구현하고 있다”며 “과거의 명성과 미래를 잇는 디 올 뉴 그랜저는 앞으로 자동차 시장에서 그랜저의 입지를 더욱 확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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