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짜' 비판 받던 스칼로니 감독, 코파 이어 월드컵까지...명장 반열 등극
(MHN스포츠 금윤호 기자)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가 36년 만에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그런데 아르헨티나의 정상 등극 숨은 공신은 또 있다. 바로 또 다른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이다.
아르헨티나는 19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2연패에 도전한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를 만나 승부차기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36년 만의 우승이다.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챔피언에 등극하자 전 세계 모든 언론과 축구팬들의 시선은 메시에게 집중됐다. 물론 30대 중반인 메시가 개인 통산 5번째로 참가한 월드컵에서 역대 최초로 월드컵 토너먼트 모든 경기에서 득점하는 등 7경기에서 7골 3도움을 기록하며 아르헨티나 우승에 가장 큰 공을 세웠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의 우승 뒤에는 스칼로니 감독의 지략도 한몫했다. 카타르 월드컵 참가국 중 최연소 수장인 스칼로니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맞춤 전술을 통해 월드컵 우승후보를 차례대로 꺾었다.
스칼로니 감독은 지난 2016년 세비야(스페인)와 아르헨티나 대표팀 코치직을 거친 뒤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감독대행에 이어 정식 감독직에 오른 스칼로니 감독은 짧은 지도자 경력으로 많은 이들이 지도력에 의문을 품었다.
낙하산 논란에 휩싸인 채 첫 메이저 대회 2019 코파 아메리카에 나선 스칼로니 감독은 첫 경기에서 콜롬비아에 패한 뒤 준결승에서는 영원한 라이벌 브라질에 져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의심의 눈초리를 확실히 걷어내지 못했던 스칼로니 감독은 2021 코파 아메리카 정상에 오른 데 이어 피날리시마 2022에서도 타이틀을 차지하는 등 36경기 무패를 달리며 비판을 점차 잠재웠다.
거침없는 질주로 카타르 월드컵 우승 후보로 꼽힌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충격패를 당하며 제동이 걸리는 듯했다. 그러나 멕시코와 폴란드를 차례로 꺾으며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대회 초반 주전 공격수로 나선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밀란)가 부진에 빠지자, 스칼로니 감독은 과감히 2000년생 훌리안 알바레즈(맨체스터 시티)를 대체 기용했다. 알바레즈는 믿음에 보답하듯 메시와 조화를 이루며 총 4골을 기록, 자신의 능력을 뽐냈다. 이외에도 스칼로니 감독은 8강 네덜란드전 스리백 체제와 준결승 크로아티아전에서 중앙을 두텁게 만드는 등 상대에 맞는 전략을 구사했다.
스칼로니 감독의 용병술은 결승전에서도 빛을 발했다. 이전까지 교체 출전했던 앙헬 디 마리아(유벤투스)가 선발 출전한 것. 메시와 함께 이번 대회가 마지막 월드컵일 가능성이 컸던 디 마리아는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줬고, 전반전에만 페널티킥 유도와 골을 기록하며 팀 공격에 힘을 불어넣었다.
이처럼 의도한 전략이 족족 들어맞으면서 결국 스칼로니 감독은 코파 아메리카와 피날리시마, 월드컵 트로피까지 들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우승 후 스칼로니 감독은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이곳에 있는 난 행운아다. 모든 이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며 겸손한 자세를 취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선후배 사이로 메시와 함께 뛰기도 했던 스칼로니 감독은 월드컵 우승을 합작한 메시와 동행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대회 이후 대표팀 은퇴할 것으로 예상됐던 메시는 월드컵 우승 이후 대표팀 은퇴를 미뤘다. 이에 스칼로니 감독은 "메시가 원한다면 자리를 비워둘 것이다. 다음 월드컵도 함께하고 싶다"고 밝혔다.
월드컵 챔피언에 등극하면서 명장 반열에 오른 스칼로니 감독이 앞으로 또 어떤 역사를 써 내려갈지 많은 축구팬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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