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 누가 밥상 물가 흔드나

엄진아 2022. 12. 20.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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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빼고 다 올랐다" 오래전부터 직장인들 습관처럼 하는 말이라지만, 올 하반기엔 정말 이 말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외식비, 여행비, 의류비 등 아낄 수 있는 걸 아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밥상 물가'로 불리는 먹거리 물가의 타격이 컸습니다.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지난달 5% 상승하는 등 7개월 째 5%를 웃도는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 밥상 물가는 어떻게 정해지나?

단 몇 푼을 아끼기 위해 조금 멀어도 재래시장을 찾거나, 반찬 가짓수를 줄이거나, 아예 끼니를 줄이는 빈곤층도 적지 않습니다. 이제 '먹고 사는 문제'는 사람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일임과 동시에 당면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KBS <시사기획, 창>은 우리의 밥상 가격은 누가 어떻게 정하는지, 조금이라도 가격을 낮출 방법은 없을지 고민했습니다.

■ 가격 급등락의 비밀

농산물 가격이 정해지는 곳은 공영 도매시장입니다. 농민이 이곳으로 농산물을 보내면, 경매를 전문으로 하는 도매시장법인이 최고 가격을 쓴 중도매인에게 이 농산물을 판매합니다. 특히 서울 가락시장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데, 이곳에서 유통하는 물량이 국내에서 가장 많은 만큼 여기서 결정된 가격이 국내 농산물 값의 기준이 됩니다. 농산물에 처음으로 가격이 매겨지는 것이죠.

그런데, 이 가격이 오락가락합니다. 단순히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 이야기하기엔 보다 내밀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도매시장법인과 관계가 있는 농가엔 더 좋은 가격으로 낙찰되고, 그렇지 않은 농가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받는 경향도 있었습니다. 공영 도매시장은 어느 농민도 소외됨이 없이 수확한 농산물을 원활히 유통할 수 있도록 설치된 건데, 이 공익적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여겨도 될까요?

■ 수수료를 '통행세'라 부르는 이유

이 공영도매시장에서 고등어, 삼치, 갈치 등 수산물을 오래 취급해 온 상인들은 경매를 담당하는 회사에 내는 수수료를 '통행세'라고 부릅니다. 회사에서 하는 역할이 별로 없지만, 어쩔 수 없이 내야 하는 비용이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그들만의 용어입니다.

경매를 한 것처럼 꾸민다고 해서 '형식 경매'라고도 불리는 이런 불법 행위는 이미 중도매인의 63%가 처벌을 받을 정도로 관행이 된 형국입니다. 그래서 3~4%에 이르는 수수료를 정말 계속 내도 괜찮은건지 반문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결국 이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니까요.

생산자는 원가 건지기도 어려운데 소비자는 비싼 값을 치러야 하는 가격의 모순은 올 하반기 내내 우리를 힘들게 했고, 연말을 지나 새해에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KBS 시사기획 창 <누가 밥상 물가 흔드나>에서 가격의 숨은 비밀을 파헤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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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자 : 엄진아
촬영기자 : 왕인흡 조영천
영상편집 : 성동혁
자료조사 : 김나영
조연출 : 진의선 / 이정윤

방송일시 : 2022년 12월 20일(화) 밤 10시

KBS 1TV / 유튜브
'시사기획 창' 홈페이지 https://bit.ly/39AXCbF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Eb31RoX5RnfYENmnyokN8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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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VVE '시사기획 창' 검색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엄진아 기자 (az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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