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군사장비, 우크라 접경지로 이동 포착”... 러, 대반격하나
우크라이나에서 고전 중인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참전을 요구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각) 개전 이래 처음으로 벨라루스를 방문했다. 러시아는 벨라루스 참전설에 대해 “어리석고 근거 없는 날조”라고 반박했지만, 벨라루스 국경 인근에서 군사 장비 이동이 포착되는 등 러시아가 새로운 대공세를 계획 중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새로운 지상 공격을 위해 벨라루스를 압박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벨라루스를 방문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만나 보다 긴밀한 군사 협력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루카셴코 대통령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양국의 안전 보장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함께하기로 합의했다”며 “전투 준비 태세를 강화하고 정기적인 합동 훈련과 기타 작전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핵무기 탑재용으로 개조한 전투기를 조종할 벨라루스 조종사에 대한 훈련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전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았지만, 개전 초기부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북부로 진격할 수 있도록 자국 영토를 제공했다. 지난 10월에는 러시아와 연합 지역군을 창설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7일 “러시아군이 벨라루스에서 집중 전투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며 탱크 기동과 포격 훈련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지난 한 달간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 인근 국경에서 벌인 일련의 군사 훈련은 벨라루스가 곧 전투에 돌입할 것이라는 공포를 다시 한번 불러일으켰다”고 했다.
한편 미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벨라루스 상공에서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우크라이나 북부와 맞닿은 국경 지대에 새로 조성된 숲길을 통해 벨라루스 군사 장비가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19일 보도했다. 이 통로를 따라 러시아군 2만명 이상이 합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최근 보고서에서 “푸틴의 벨라루스 방문은 내년 초 우크라이나 북부나 키이우에 대한 새로운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벨라루스 국경 지역에 대한 경계 강화에 나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가능한 모든 방어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며 “국경 수호가 우리의 최우선 순위”라고 했다.
푸틴의 참전 압박이 벨라루스의 반대 여론에 부딪힐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의 정치분석가 아르티움 슈라이브만은 “모든 여론 조사에서 벨라루스 국민 90% 이상이 파병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크라이나전에 직접 관여하는 것은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정치적 위험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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