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 가구 '월패드' 해킹범 검거...잡고 보니 보안전문가
[앵커]
아파트에 인터폰처럼 설치해 여러 가정용 IT기기를 관리할 수 있는 주택 관리용 단말기, '월패드'를 해킹해 불법 촬영한 영상을 판매하려던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전국 638개 아파트 단지 40만여 가구가 해킹 피해를 봤는데 알고 보니 이 남성, 언론에도 나왔던 보안전문가였습니다.
안동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 본보기 영상과 함께 올라온 글입니다.
글쓴이는 아파트 스마트홈 기기, 즉, 월패드에서 영상을 추출했다면서 관심이 있으면 연락하라며 이메일 주소를 남겼습니다.
한국 아파트 대부분을 해킹했다는 말은 허풍이 아니었습니다.
게시글 작성자인 30대 남성 A 씨는 지난해 8월부터 석 달 동안 전국의 아파트 단지 638곳, 40만여 가구의 월패드를 해킹했습니다.
월패드 카메라를 마음대로 조작하며 집 안 영상을 찍었는데, 피해를 입은 집은 40만여 가구에 이릅니다.
놀랍게도 A 씨는 과거 한 언론에 보안전문가로 등장해 월패드 해킹에 대해 직접 설명한 적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보안업체에서 일했고 대학에서 정보보호를 전공하며 쌓은 IT 보안 지식을 이용해 경찰 수사망도 피했습니다.
식당이나 숙박업소와 같은 다중 이용시설에 설치된 무선공유기를 해킹에 사용하는 치밀함을 보인 겁니다.
경찰은 지난 14일 월패드를 해킹해 몰래 촬영한 영상을 판매하려 한 혐의로 해당 글을 게시한 30대 남성 A 씨를 체포했습니다
월패드 해킹을 통해 사생활이 찍힌 영상이 유출된 정황을 지난해 11월부터 1년 넘게 수사한 끝에 A 씨를 검거했습니다.
[이규봉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사이버테러수사대장 : 개인이 생활할 수 있는 가장 민감한 장소인 아파트 내부를 몰래 촬영해서 유출한 사건이다 보니까 향후 관련된 대책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있어서 경각심을 주는 사건입니다.]
A 씨는 범행을 일부 시인하면서도 월패드가 해킹에 취약하다는 걸 알리기 위한 목적이었을 뿐 영상을 판매할 생각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영상을 팔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A 씨가 구매를 위해 접촉한 사람과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을 봤을 때, 판매 의사가 충분히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A 씨의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가운데 경찰은 성적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보강수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할 방침입니다.
YTN 안동준입니다.
YTN 안동준 (eastj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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