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확보 비상…베이징 화장장 붐비는데 “이틀간 사망 7명”

이종섭 기자 2022. 12. 20. 21:4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감염자 폭증으로 병상 부족 사태를 빚고 있는 중국 베이징에서 20일 대형 체육관에 임시 병동이 마련되고 있다. 베이징 | 로이터연합뉴스
ICU 병상 운영할 수 있는
의료인력 부족 문제도 지적
숨진 초등학생 집계 안 되며
당국의 통계 축소 논란 커져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지역마다 중환자 치료 병상과 의료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감염 확산으로 중증 환자가 늘어날 경우 병상 확보도 문제지만 중환자 치료를 전담할 수 있는 의료 인력 부족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각 도시와 의료기관들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정점에 이르는 상황에 대비해 중환자 집중치료실(ICU)과 의료 자원 확충에 나서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일례로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는 다음달 초 코로나19 감염 정점을 예상하며 현재 455개인 ICU 수를 1385개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ICU 부족은 중국이 이달 초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대폭 완화할 때부터 가장 우려스러운 문제로 지적돼 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중국의 ICU 병상 수는 인구 10만명 당 3.6개로 독일(28.2개)이나 미국(21.6개), 일본(13.8) 등 주요 선진국에 크게 뒤진다.

다만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정부 최신 자료를 인용해 현재 중국의 ICU 병상 수가 모두 13만8100개로 인구 10만명당 10개 수준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더 큰 문제는 ICU 병상을 운영할 수 있는 의료 인력의 확보다. 방역전문가인 장웨신은 “당국이 코로나19 대응 최적화를 선택한 이후 전국의 모든 병원에서 의료 압박을 느끼고 있다”면서 “ICU의 간호 인력이 부족해 많은 병원들이 다른 의료기관에서 직원들을 빌려오고 있으며 일부 병원은 긴급하게 ICU 의료진과 간호사들을 훈련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중국당국이 코로나19 사망자 통계를 축소하고 있다는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19일 베이징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5명 발생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18일 사망자 2명에 이어 이틀 동안 모두 7명의 사망자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 공식 발표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확인된 것은 지난 3일 산둥(山東)성과 쓰촨(四川)성에서 각각 1명의 사망자가 나온 이후 보름 만이다.

이는 이달 초 방역 완화 이후 화장장에 시신이 쌓이고 장례시설이 부족할 정도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베이징의 실제 상황과 크게 동떨어져 있다. 위건위가 베이징에서 코로나19 사망자 2명이 발생했다고 발표한 날 누리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중국 인구) 십수억명 중에 (사망자가) 불과 2명이라니 놀랍다”며 “공황을 조장할 필요는 없지만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광시좡족자치구 허저우(賀州)시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숨진 초등학생이 코로나19 사망자로 집계되지 않은 사실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숨진 학생의 부모가 “초등학교 4학년인 딸이 지난 13일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 중 17일 아침 갑자기 숨졌다”는 글을 SNS에 올렸는데 시 방역당국이 “(해당 학생이) 병원 치료를 받지 않았고 부검을 하지 않아 정확한 사인은 확인할 수 없다”며 사망자 통계에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누리꾼은 “서방 국가들은 코로나19로 사망자가 속출했을 때도 수치를 정확히 공개하며 경각심을 줬다”며 “왜 우리는 사망자를 은폐하고 통계를 축소하며 경계를 느슨하게 만드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