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쿠드롱' 김욱 "오빠가 이길 수 있어?"
[뉴스데스크]
◀ 앵커 ▶
지난주 프로당구 5차 투어에서 우승을 한 것도 아닌데 뜨거운 관심을 모은 선수가 있었습니다.
당구 황제 쿠드롱을 1회전에서 탈락시킨 데다 당구 선수의 꿈을 위해 공인중개사 자격증까지 따야 했던 이색 이력의 김욱 선수를, 박주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통산 6회 우승에 빛나는 쿠드롱과 최고 성적 128강에 불과한 김욱의 맞대결.
예상을 뒤엎고 승부치기까지 끌고 간 김욱에겐 운까지 따랐습니다.
반면 쿠드롱의 뱅크샷은 실패.
당구 황제에게 첫 1회전 탈락의 충격을 안긴 김욱은 연신 가슴을 두드렸습니다.
[김욱] "차마 보지 못하겠더라고요. 치는 순간 '봐야겠다' 싶어서 고개를 들었죠. 안 맞은 거 보고 울컥했습니다. 마지막에. 심장도 터질 것 같고…"
돌풍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초대 챔피언 카시도코스타스까지 격파하며 거침없이 16강에 올랐습니다.
[김욱] "(아내는) 쿠드롱이 누군지도 잘 모르는 상황이고 '세계 1위? 오빠가 이길 수 있어?' 저한테 얘기했는데… (속옷) 한 벌은 챙겨갔는데요. 4박 5일 있었거든요. 빨아 입었습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동호인에 가까웠던 43살 무명 선수.
철강 회사에 다니며 간간이 주말 3부 투어에만 출전했었습니다.
[김욱] "철강업계에서도 제가 최고라고… (대회는) 주말에, 그마저도 자주 못 나갔습니다. 맞벌이다 보니까 육아 때문에…"
지난 5월 선발전을 통과해 꿈에 그리던 1부 투어를 밟게 됐지만 15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둘 때는 반대도 적지 않았습니다.
[김욱] "(아내와) 약간의 트러블은 있었죠. 현실과 타협한 부분이 전부터 제가 하고 싶었던 직업, 그걸 일찍 당겨서 하는 쪽으로 하면서 당구도 같이 병행하는 걸로…"
그래서 도전한 게 공인중개사 자격증.
4개월 벼락치기 공부로 지난달 합격증을 받았는데 그 비결은 절박함이었습니다.
[김욱] "'이거 아니면 당구도 못 치고 아무것도 안 돼.' 절박한 마음으로 정말 공부 열심히 했습니다. 이쪽은 소질이 맞는 것 같고 당구야 항상 가져왔던 꿈이니까 두 개 다 잘하고 싶습니다."
'양천구 쿠드롱'이란 별명까지 얻은 김욱.
도전은 이제 시작입니다.
[김욱]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 와 닿더라고요. '할 수 있다'는 걸 북돋아주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MBC뉴스 박주린입니다.
영상취재: 구본원 / 영상편집: 김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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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구본원 / 영상편집: 김민호
박주린 기자(lovepar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437980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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