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패드' 약점 설명하던 보안전문가…40만 가구 해킹했다
아파트 거실 벽에 설치된 '월패드'를 해킹해서 여기에 달린 카메라로 수십만 가구의 집 안을 찍은 영상을 팔아 넘기려던 30대가 붙잡혔습니다. 월패드가 해킹 당할 수 있다고 알려주던 보안 전문가였습니다.
이가람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해외 웹 사이트에 한국 아파트 영상을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월패드를 해킹했다면서, 집 내부의 모습이 담긴 영상과 사진도 첨부했습니다.
최근 경찰에 붙잡힌 범인은 30대 남성 이 모씨입니다.
지난해 8월부터 석 달간 전국 630여 개 아파트 단지의 서버를 해킹했습니다.
피해 세대만 40만 가구가 넘습니다.
다만 경찰은 실제 판매로 이어진 정황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아파트는 하나의 인터넷 망으로 연결돼 있어서 이 씨는 중앙관리 서버 하나만 뚫어도 모든 가구의 영상에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에서 정보보호학을 전공한 이 씨는 아파트 보안 체계의 약점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박현민/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사이버테러수사팀장 : 과거 언론에서 아파트 중앙관리 서버와 월패드 해킹 관련 취약점을 설명한 적이 있는 보안전문가입니다.]
정부는 올해 전국 실태조사를 벌이고, 새 아파트에선 세대 간 망을 분리하도록 하는 등 대책을 내놨습니다.
[김형중/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교수 : 그러니까 한 집은 해킹은 할 수가 있지만, 그 망에 한 번 들어가서 지금처럼 여러 아파트를 해킹하는 건 어렵게 하는…]
하지만 새 아파트가 아니라 이미 지어진 집은 망 분리 대책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개개인의 보안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비밀번호를 복잡하게 설정해두고, 정기적으로 바꾸어야 할 뿐 아니라 카메라 렌즈는 가급적 막아두는 게 좋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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