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감 승진 6개월 만에 ‘서열 2위’ 꿰찬 김순호 경찰국장
‘프락치 논란’에도 승승장구
내부선 “초고속 승진 코스”
과거 운동권 동료들을 밀고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치안감·사진)이 6개월 만에 또 승진해 치안정감이 됐다. 경찰 안팎의 거센 반발에도 윤석열 정부가 신설을 강행한 초대 경찰국 국장에 올라 논란이 됐던 김 국장은 이번 초고속 승진으로 또다시 입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일 김순호 행안부 경찰국장과 조지호 경찰청 공공안녕정보국장 등 치안감 2명을 치안정감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단행했다. 광주 출생인 김 국장은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경장 경채(경력 채용)로 경찰에 입직했다. 조 국장은 경북 청송 출신으로 경찰대(6기)를 졸업했다.
치안정감은 경찰 내 두 번째 높은 계급으로, 차기 경찰청장(치안총감) 후보군이다. 국가수사본부장과 경찰청 차장, 서울·부산·경기남부·인천경찰청장, 경찰대학장 등 7개 자리다. 이번 인사에 따라 내년 2월까지 임기가 보장된 남구준 국수본부장을 제외한 나머지 현직 치안정감 6명 중 2명은 교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송정애 경찰대학장과 박지영 경기남부경찰청장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번 인사로 김 국장은 지난 6월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승진한 후 6개월 만에 치안정감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김 국장은 지난 7월 행안부에 신설된 경찰국 국장에 임명된 직후 과거 운동권 동료들을 밀고했다는 프락치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 때문에 이번 승진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 경찰청 게시판에는 “여론이나 여러 의견을 무시하고 내 생각대로 가겠다는 의미” “이러다 청장도 되겠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한 경찰관은 “경찰국장 자리가 곧 초고속 승진 코스라는 뜻을 내보인 것 아니겠냐”고 했다.
조 국장도 김 국장과 마찬가지로 치안감 승진 6개월 만에 치안정감 자리에 올랐다. 조 국장은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돼 근무한 경험이 있다.
치안감 승진 인사도 이날 발표됐다. 한창훈 서울경찰청 교통지도부장(간부후보 45기), 김병우 서울경찰청 경찰관리관(경찰대 8기), 최현석 대전경찰청 수사부장(사법시험 44회·경정 특채) 등 3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 승진한 치안정감과 치안감 5명 중 3명이 비경찰대 출신이다. 이들의 보직은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와의 협의를 거쳐 이번 주중 확정된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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