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여정, ICBM 기술 의문에 “실제 각도 발사, 곧 보게 될 것”

박광연·박은경 기자 2022. 12. 20.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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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군 F-22와 B-52 출동, 제주도 인근에서 한·미 연합훈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사진)이 20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 보유와 관련해 “곧 보면 알게 될 일”이라며 ICBM 정상각도 발사를 시사했다. 국방력 강화 성과를 평가절하한 남한 당국과 전문가들에게 “왜 계속 개 짖는 소리만 내며 우리의 분노만 키우나”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남측이 북한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 부족을 지적한 데 대해 “살다살다 별걱정을 다 해주는 꼴을 본다”며 “고각 발사만으로는 입증할 수 없고 실제 각도로 쏴봐야 알 수 있을 것, 이따위 논거로 우리 전략무기 능력을 폄훼해보자고 접어들 것이 뻔할 것같아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곧 해보면 될 일이고 곧 보면 알게 될 일이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ICBM을 고각 발사가 아닌 정상각도(30~45도)로 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김 부부장은 정찰위성 로켓 발사를 준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로 발표한 군 당국에 대해선 “억지 주장도 얼마나 뻔뻔스럽고 당돌하게 해대는지”라고 했다.

김 부부장은 전날 북한 공식매체에서 보도된 정찰위성 발사 시험 결과와 서울·인천 위성사진 수준을 혹평한 남한 전문가들도 겨냥, “화상자료를 보고 ‘언제 찍은 사진인지 모를 일’ ‘기만조작일 가능성’ ‘조악한 수준’ 등 남을 폄훼하는 데만 혈안이 되여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김 위원장이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군사적 업적을 저평가하는 남한 내 움직임에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외무성은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대변인 담화에서 지난 16일 ‘적 기지 공격’을 명시한 일본의 국가안전보장전략 개정을 두고 “일본이 주장하는 ‘반격 능력’은 다른 나라의 영역을 타격하기 위한 선제공격 능력”이라며 “잘못되고 너무도 위험한 선택”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유독 미국만이 ‘담대하고 역사적인 조치’로 극구 지지 찬양하고 있다”고 미국도 비난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1면 기사에서 “우리의 핵이 결코 전쟁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되여 있을 수 없으며 불가피한 상황이 조성되면 부득불 강력한 핵 선제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데 대하여 온 세계에 선포하고 실제적인 군사행동으로 실증하였다”고 주장했다. ‘불가피한 상황’을 전제했지만, 대남 핵 선제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거듭 위협한 것이다.

한편 현존 최강 전투기로 꼽히는 미 공군 F-22 스텔스기(랩터)가 한·미 연합훈련을 위해 4년 만에 한국에 출동했다. B-52H 전략폭격기도 한반도 인근으로 전개, 한국 측 F-35A와 F-15K 전투기와 함께 제주도 서남방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일대에서 연합훈련을 했다. 북한의 고체연료 ICBM 개발 시험과 정찰위성 시험 발사 공개에 이어 김 부부장 담화로 ‘말폭탄’까지 던진 데 대한 경고로 읽힌다.

박광연·박은경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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