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결혼지옥' 폐지하라" 거센 항의…논란 장면 뭐길래

MBC 예능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 공식 포스터. /사진=MBC 홈페이지 캡처

예능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결혼지옥)이 아동 성추행 장면을 방송에 편집 없이 내보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일부 시청자는 프로그램 폐지까지 거론하며 거센 항의를 보냈다.

20일 MBC 시청자 소통센터 홈페이지 'MBC에 바란다' 게시판에는 결혼지옥의 폐지를 요청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프로그램 폐지를 주장하는 글들은 전날(19일) 방영된 20회 방송에서 한 재혼 가정의 모습이 전파를 탄 이후부터 게재되고 있다. 20회 방송에서는 초혼인 남편과 재혼인 아내가 육아 문제로 갈등을 빚는 모습이 그려졌다.

두 사람은 특히 아내가 전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딸을 두고 큰 의견 차이를 보였다. 현 남편은 딸의 엉덩이를 손가락으로 찌르는 등 장난으로 딸에게 애정 표현을 했다. 그러나 딸은 이런 남편의 행동을 거부하며 그를 "삼촌"이라고 부르며 피하기까지 했다.

또 아내가 남편을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했던 적도 있었다. 아이가 놀다가 남편의 안경을 밟았는데 화가 난 남편이 아이에게 욕을 하며 안경을 던졌기 때문이다. 아내는 "(경찰 신고로) 남편이 처벌받길 원한 게 아니라 아동학대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게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사진=MBC 시청자 소통센터 홈페이지 캡처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사연자 부부뿐 아니라 프로그램 자체에 대해서도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남편의 행동이 아동 성추행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 또 이런 모습을 단순하게 양육관 차이로 부각한 방송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시청자들은 게시판 글을 통해 "결혼지옥이 아동 성추행 사건을 방관한 것 아니냐", "아동 대상 성범죄를 옹호하고 방관할 거라면 그냥 프로그램 폐지하는 게 낫다", "이혼을 고민하는 가족에게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 아니었냐? 아이를 지옥에 내버려 두는 이유가 무엇이냐" 등 반응을 보였다.

반면 프로그램 특성상 자극적인 내용을 방영할 수밖에 없고, 사연자 부부가 문제 해결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다음 회차의 방송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옹호 의견도 있었다. 실제 오은영 박사는 남편에게 "아빠의 행동은 아동학대가 맞다"며 "아이가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은 하면 안 된다"고 단호하게 주의를 주기도 했다.

채태병 기자 ct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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