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에 가려진 3년…언어 발달 멈춘 '코로나 키즈'
코로나가 없던 원래의 일상으로 우린 거의 돌아가고 있지만 곳곳에 상처가 남아 있습니다. 특히, 우리 아이들도 마스크 뒤에서 3년을 보냈죠. 말하고 행동하는 데에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 JTBC가 오늘(20일)부터 3일에 걸쳐서 이 문제를 깊이 다뤄보겠습니다. 오늘은 먼저 성화선, 조보경 두 기자가 코로나와 함께한 지 3년이 흐른 지금, 아이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취재했습니다.
[성화선 기자]
코로나 때문에 못한 게 있어요?
[신예서/9살 : 수영장에 갔는데 마스크를 쓰고 해야 돼서 잠수할 때마다 물을 계속 먹어가지고]
[김민준/10살 : 리코더 그런 거 있잖아요. 침이 막 여기 고이고 막 튀잖아요. 그래가지고 못 했어요.]
마스크는 어때요?
[김재현/10살 : 뛰어다니고 그럴 때 살짝 벗는데, 막 땀에 마스크가 젖어가지고 살에 달라붙어가지고]
[전지율/9살 : 친구들 얼굴이 마스크 때문에 잘 안 보이니까 헷갈리고]
코로나가 없어지면 가장 하고 싶은 건?
[김재현/10살 : 코로나 끝나면은 그냥 마스크 계속 안 썼으면 좋겠어요.]
마스크 뒤에서 3년을 보낸 아이들
언어발달부터 멈춰
[캥거루 주머니에 양이 들어가 있어요.]
입학을 앞둔 7살 이모 군은 두 달 넘게 언어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사자 {잘하네 저번 시간에 배운 거, 아주 잘하는데요. 사과}]
[이덕주/심리상담센터 대표 (언어재활사) : 또래들이랑 이렇게 막 놀면서 지내는 게 언어발달에 많은 도움이 되는데 그런 기회가 많이 줄어들었고…]
언어만 문제가 아닙니다.
[이모 군 어머니 : 물건을 뺏거나 밀치거나, 자신감이 좀 떨어지고 자기 생각을 전달하는 데 있어서 아이가 좀 소극적인 것 같아요.]
아이들은 겨우 교실로 돌아왔지만 예전과는 다릅니다.
[이주희/24년 차 초 1 담임 : 대근육 운동을 발달할 수 있는 그 시기를 놓쳤잖아요. 똑바로 앉아 있지 못한 아이들이 많아졌어요. 깜짝 놀랐어요.]
[한희정/23년 차 초5 담임 : 교실을 돌아다니고 애들이랑 막 장난치고 발차기를 하고 이러는 아이들이 한두 명이 아니라 대다수인 상황…]
시간이 지나도, 함께 하는 놀이는 쉽지 않습니다.
[A씨/17년 차 초3 담임 : 보드게임이 있는 수업이었어요. 규칙을 정하고 순서를 정해서 하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려워서 다섯 모둠은 끝까지 하지 못했어요. 이 친구들이 너무 잃어버린 시간이 많구나.]
마스크에 가려 발음과 표정을 보지 못하니 언어가 서툰 아이들이 늘었습니다.
[이주희/24년 차 초 1 담임 : 친구의 얼굴 표정을 읽을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친구의 감정을 잘 읽지 못하니까 내 기분에 따라서 친구의 얼굴을 해석을 하는 거예요.]
표현은 거칠어졌고, 다툼은 늘었습니다.
[한희정/23년 차 초5 담임 :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해결을 해야 하는데 손이 먼저 나간다든지…]
더 심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주희/24년 차 초 1 담임 : 조절 능력이 없는 아이들이 ADHD로 갈 확률이 커지면서 사실은 경계선에 있는 아이들이 확 늘어난 거…]
실제로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0~5세 아동 10명 중 5명 가까이 관찰이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JTBC가 교총과 함께 교사들에게, 코로나19 이후 아이들의 변화를 물어봤습니다.
설문조사 결과를 조보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조보경 기자]
유치원과 초등학교 선생님 701명이 응답했습니다.
먼저, 약 80%가 아이들의 언어발달이 지연됐다고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사회성과 학습 능력은 어떨까요.
떨어졌다고 답한 선생님이 훨씬 더 많았는데요.
두 문항 모두 그렇다고 한 비율이 85%를 넘었습니다.
선생님들은 이렇게 언어발달을 늦추는 가장 큰 원인으로 마스크를 꼽았습니다.
이러다 보니 적어도 교실에서는 마스크를 벗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겼습니다.
또 아이들의 학력을 떨어뜨리고 친구를 만드는 것도 힘들게 한 건 많은 학교가 문을 닫고 비대면 수업을 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최수진·김현주·신하림 / 영상그래픽 : 김지혜)
<설문조사 방식 및 기타 정보>
조사의뢰자 : JTBC
조사일시 : 2022.11.23~11.27
조사기관 단체명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조사방법 : 구글설문조사 링크 발송
질문내용 : 코로나19 이후 아이들의 발달 지연됐나
응답자 : 701명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소속 유치원, 초등학교 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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