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에 가려진 3년…언어 발달 멈춘 '코로나 키즈'

성화선 기자 2022. 12. 20. 20: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코로나가 없던 원래의 일상으로 우린 거의 돌아가고 있지만 곳곳에 상처가 남아 있습니다. 특히, 우리 아이들도 마스크 뒤에서 3년을 보냈죠. 말하고 행동하는 데에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 JTBC가 오늘(20일)부터 3일에 걸쳐서 이 문제를 깊이 다뤄보겠습니다. 오늘은 먼저 성화선, 조보경 두 기자가 코로나와 함께한 지 3년이 흐른 지금, 아이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취재했습니다.

[성화선 기자]

코로나 때문에 못한 게 있어요?

[신예서/9살 : 수영장에 갔는데 마스크를 쓰고 해야 돼서 잠수할 때마다 물을 계속 먹어가지고]

[김민준/10살 : 리코더 그런 거 있잖아요. 침이 막 여기 고이고 막 튀잖아요. 그래가지고 못 했어요.]

마스크는 어때요?

[김재현/10살 : 뛰어다니고 그럴 때 살짝 벗는데, 막 땀에 마스크가 젖어가지고 살에 달라붙어가지고]

[전지율/9살 : 친구들 얼굴이 마스크 때문에 잘 안 보이니까 헷갈리고]

코로나가 없어지면 가장 하고 싶은 건?

[김재현/10살 : 코로나 끝나면은 그냥 마스크 계속 안 썼으면 좋겠어요.]

마스크 뒤에서 3년을 보낸 아이들
언어발달부터 멈춰

[캥거루 주머니에 양이 들어가 있어요.]

입학을 앞둔 7살 이모 군은 두 달 넘게 언어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사자 {잘하네 저번 시간에 배운 거, 아주 잘하는데요. 사과}]

[이덕주/심리상담센터 대표 (언어재활사) : 또래들이랑 이렇게 막 놀면서 지내는 게 언어발달에 많은 도움이 되는데 그런 기회가 많이 줄어들었고…]

언어만 문제가 아닙니다.

[이모 군 어머니 : 물건을 뺏거나 밀치거나, 자신감이 좀 떨어지고 자기 생각을 전달하는 데 있어서 아이가 좀 소극적인 것 같아요.]

아이들은 겨우 교실로 돌아왔지만 예전과는 다릅니다.

[이주희/24년 차 초 1 담임 : 대근육 운동을 발달할 수 있는 그 시기를 놓쳤잖아요. 똑바로 앉아 있지 못한 아이들이 많아졌어요. 깜짝 놀랐어요.]

[한희정/23년 차 초5 담임 : 교실을 돌아다니고 애들이랑 막 장난치고 발차기를 하고 이러는 아이들이 한두 명이 아니라 대다수인 상황…]

시간이 지나도, 함께 하는 놀이는 쉽지 않습니다.

[A씨/17년 차 초3 담임 : 보드게임이 있는 수업이었어요. 규칙을 정하고 순서를 정해서 하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려워서 다섯 모둠은 끝까지 하지 못했어요. 이 친구들이 너무 잃어버린 시간이 많구나.]

마스크에 가려 발음과 표정을 보지 못하니 언어가 서툰 아이들이 늘었습니다.

[이주희/24년 차 초 1 담임 : 친구의 얼굴 표정을 읽을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친구의 감정을 잘 읽지 못하니까 내 기분에 따라서 친구의 얼굴을 해석을 하는 거예요.]

표현은 거칠어졌고, 다툼은 늘었습니다.

[한희정/23년 차 초5 담임 :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해결을 해야 하는데 손이 먼저 나간다든지…]

더 심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주희/24년 차 초 1 담임 : 조절 능력이 없는 아이들이 ADHD로 갈 확률이 커지면서 사실은 경계선에 있는 아이들이 확 늘어난 거…]

실제로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0~5세 아동 10명 중 5명 가까이 관찰이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JTBC가 교총과 함께 교사들에게, 코로나19 이후 아이들의 변화를 물어봤습니다.

설문조사 결과를 조보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조보경 기자]

유치원과 초등학교 선생님 701명이 응답했습니다.

먼저, 약 80%가 아이들의 언어발달이 지연됐다고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사회성과 학습 능력은 어떨까요.

떨어졌다고 답한 선생님이 훨씬 더 많았는데요.

두 문항 모두 그렇다고 한 비율이 85%를 넘었습니다.

선생님들은 이렇게 언어발달을 늦추는 가장 큰 원인으로 마스크를 꼽았습니다.

이러다 보니 적어도 교실에서는 마스크를 벗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겼습니다.

또 아이들의 학력을 떨어뜨리고 친구를 만드는 것도 힘들게 한 건 많은 학교가 문을 닫고 비대면 수업을 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최수진·김현주·신하림 / 영상그래픽 : 김지혜)

<설문조사 방식 및 기타 정보>
조사의뢰자 : JTBC
조사일시 : 2022.11.23~11.27
조사기관 단체명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조사방법 : 구글설문조사 링크 발송
질문내용 : 코로나19 이후 아이들의 발달 지연됐나
응답자 : 701명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소속 유치원, 초등학교 교원)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