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내년 시즌후 美 진출 선언… MLB 홈페이지 “한국 최고 타자”
“이정후에겐 ‘바람의 손자’란 별명 말고도 좋아할 거리가 많다. 그가 내년 겨울 이적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
올해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이정후(24·키움)가 20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 톱을 장식했다. 이정후가 19일 키움 구단 관계자들을 만나 “2023시즌을 마치고 MLB에 도전하고 싶다”고 선언한 지 하루도 안 돼 메이저리그도 깊은 관심을 보인 것이다. MLB닷컴은 “올겨울 FA 광풍이 불었다고 생각한다면 내년 시장도 준비 단단히 하는 게 좋다”며 “라파엘 데버스(보스턴 레드삭스),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시장에 나올 수 있을 뿐 아니라, KBO의 수퍼스타 이정후도 다음 시즌을 마치고 MLB에 오고 싶다고 막 밝혔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정후는 내후년에 FA 자격을 얻지만, 2023시즌 후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해외로 이적할 수 있다. 그가 해외 진출 의사를 정식으로 구단에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키움 관계자는 “올해 구단 업무는 종료한 상황이라 내년 초 논의를 거쳐서 결론 내릴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키움은 앞서 강정호(2014년), 박병호(2015년), 김하성(2020년)을 포스팅으로 미국에 보낸 적이 있다. 국내 여론을 고려해서라도 이정후의 요청을 거절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오타니, 마차도, 그리고 이정후
MLB닷컴은 이날 아시아 최고 외야 유망주인 이정후 기사를 게재하면서, 그를 ‘KBO 최고의 퓨어 히터(Pure Hitter·타율이 높고 삼진을 잘 당하지 않는 타자)’라고 소개했다.
앞서 박병호와 김현수, 황재균 등은 빅리그의 빠른 공 적응에 어려움을 겪다가 국내로 돌아왔다. 하지만 MLB닷컴은 “이정후는 지난 시즌 627타석에서 32삼진만 당하고 볼넷 66개를 골라냈으며 3000타석 이상 타자 중 통산 타율 1위(0.342)”라며 “이러한 파워, 콘택트 능력, 선구안(Plate Discipline)의 조화는 메이저리그 적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정후의 콘택트 능력은 MLB의 전설적인 ‘배드 볼 히터’인 블라디미르 게레로에 비견됐다. MLB닷컴은 이정후가 몸쪽 낮은 공을 마치 골프 스윙처럼 걷어 올려 안타로 만드는 영상을 올리며 “공이 어디로 날아오든 족족 쳐내는 게레로의 능력을 좋아했던 이들은 이정후도 매우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얼마 받을 수 있을까
포스팅과 자유계약(FA)은 선수가 국내로 복귀할 때 차이가 크다. FA로 해외에 가면 국내로 돌아올 때 FA 시장에 나갈 수 있지만, 포스팅으로 진출하면 원소속팀과 계약해야 한다. 국내 리턴 시 계약 금액을 올리는 데에는 FA가 더 유리하다. 그렇지만 이정후는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미국 무대에 도전하는 것을 택했다.
그렇다면 이정후의 몸값은 얼마로 평가될까. 미국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는 최근 갱신한 아시아 유망주 랭킹에서 이정후를 5위로 평가했다. 외야수 중에선 가장 높다. 최근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9000만달러(약 1161억원)에 계약한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29)보다도 한 단계 위다. 현재 타격 능력은 요시다가 뛰어나지만 이정후의 어린 나이와 잠재력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가 내년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계약 규모에서 류현진(6년 3000만달러)과 김하성(4년 2800만달러)을 넘을 것이 유력하다.
내년 열리는 국제대회도 이정후의 몸값을 결정하는 쇼케이스 무대가 될 수 있다. 내년 3월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열리고 9월에는 1년 미뤄진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여기에 프리미어12도 2023시즌이 끝난 직후 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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