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자동차·女 인형’… 스페인, ‘성 편견’ 장난감 광고 금지

김동현 기자 2022. 12. 20. 20: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월드 톡톡]
스페인 장난감 업체 토이플래닛의 장난감 광고. 성차별적 내용을 배제하기 위해 남자 아이가 유모차 장난감을 끌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장난감은 아이들이 어떤 어른으로 성장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어린 나이에서부터 성별에 관한 편견을 가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토이플래닛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어린이용 선물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스페인 정부가 장난감 광고에서 성별에 근거한 편견이 드러나지 못하도록 하는 규범을 도입했다고 AFP통신과 더로컬스페인 등이 1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자동차 장난감은 남자아이용, 인형은 여자아이용이라고 소개하거나 남아 모델은 파란색, 여아 모델은 분홍색 제품을 사용하는 식의 광고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소비자부는 이달 초 장난감 제조사와 판매 점포들을 대상으로 한 ‘윤리 강령’을 제시했다. 64개 주의사항이 담긴 이 강령은 성에 대한 편견을 배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예를 들어 가사·육아·미용은 여성의 행위고, 노동·운동은 남자의 행위라는 인식이 드러나는 광고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알베르토 가르손 소비자부 장관은 “편견을 없앤 장난감 광고는 어린이가 완전한 자유를 갖고 놀 수 있도록 해주고, 이를 통해 어른이 되어서도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스페인 현지 매체들은 “새 윤리 강령에 따라 앞으로 광고에선 특정 장난감이 특정 성별을 위한 것이라고 표현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강령을 어길 경우 별다른 법적 제재가 없어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또 소녀가 경찰 조끼를 입고 장난감 총을 들고 있거나, 소년이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등 이전과 반대되는 방식의 광고에 대해 “남자아이는 여성스러워지고, 여자아이는 남성스러워질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스페인 당국자는 “분명 완벽하진 않겠지만 성별 문제에서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길 원한다면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