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 목숨 걸고 귀가했다”… 전주시민들, 부실 제설에 분통
지난 주말 전북 전주에 8.5㎝에 달하는 폭설이 내린 가운데, 시민들 사이에서 제설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불편을 겪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에 전주시는 앞으로 대비를 철저히 해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일 전주시청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폭설로 인해 완산구 홍산중앙로 등 일부 도로에서 극심한 교통 대란이 빚어졌다. 전주 시민들은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제설 작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시민들이 올린 사진을 보면, 쌓인 눈이 그대로 얼어 도로가 투명한 빙판이 됐다. 시민들을 태운 버스가 도로 위에서 미끄러져 정차하고 있는 위험천만한 모습도 포착됐다.
한 시민은 “17일 오후 3시부터 도로에 3시간 묶여있었다”며 “완전 헬파티였다. 도로 중간에 그냥 서 있는 차도 많았다. 같은 시각 완주는 도로에 눈 하나 안 보일 정도로 제설해놨던데, 전주는 일 안 하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시민은 “평소 27분 걸리는 거리를 5시간30분 걸려 목숨 걸고 귀가했다”며 “언덕 하나 오를 때마다 불안했고, 이 과정에서 제설차는 딱 한 대 봤다”고 했다.
불만은 전주시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쏟아졌다. 시민들은 “전주시는 제설 작업 안 하냐” “살다살다 이렇게 제설 안 된 적이 있었나 싶다” “동계올림픽 개최를 전주에서 하려는 거냐” 등의 제목을 통해 시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했다. 자신을 군산 평화동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김모씨는 “제설작업을 하지 않아 할머니가 돌아가실 뻔했다”며 “할머니가 부정맥이 있어 전북대병원까지 가는데 몇 번이나 사고 위험이 있었다. 만일 차가 미끄러져 사고가 발생하기라도 했으면 어쩔 뻔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논란이 불거지자 우범기 전주시장은 “지난 17일 폭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제설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전주 시내 전반에 걸쳐 큰 교통혼잡이 발생했고,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고 지난 19일 사과했다. 이어 “안전 문제만큼은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대응했어야 했지만, 너무 소극적이었다”며 “재난 및 안전관리 체계를 점검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주시는 제설용 염화칼슘과 소금 2000톤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주시 관계자는 20일 조선닷컴에 “도로 파손 등의 이유로 제설제를 무작정 많이 뿌릴 수는 없어 통상 모니터링해가며 제설 작업을 실시하는데, 예보된 것보다 눈이 많이 내려 미처 이를 대비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를 철저히 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에 따르면 교차로에서 꼬리물기가 발생해 정체가 심해졌다”며 “앞으로 교차로 부분 제설을 더 철저히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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