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유가족 만난 與 이태원 국조특위 복귀

이만희 "진상규명 주력할 것"
막말 논란 시의원 징계도 착수

국민의힘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들이 유족과 만남을 가진 뒤 전격 복귀를 결정했다. 당초 야당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에 반발해 보이콧을 선언했으나 유족들의 간곡한 요청과 여론의 부담에 국조특위에 복귀하면서 국정조사가 급물살을 탈 방침이다.

20일 이태원 참사 국조특위 여당 간사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 등 국조특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국조특위 위원들은 이태원 참사의 정쟁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강행에 항의하며 국조특위 사퇴 의견과 함께 이를 원내지도부에 일임한 바 있다"며 "하지만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간담회를 통해 형언할 수 없는 슬픔에 빠진 유가족 여러분의 애끓는 마음을 위로하고 유가족과의 지원과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집권여당으로서 끝까지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 달라는 원내대표님의 철회 권유의 말씀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조특위가 '정쟁의 도구'로 활용되지 않도록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라는 본연의 목적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호통 청문회'가 아닌 진실과 팩트에 기반한 청문회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국민 안전의 제도적 기틀을 확고히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유가족분들과 정부와의 원활한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며 실질적인 지원책도 함께 추진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유가족에 대해 막말 논란이 일었던 김미나 창원시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도 착수하기로 했다.

이날 오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유가족과 간담회를 한 뒤 복귀 방침을 결정했다.

간담회 후 눈시울이 붉어진 채 간담회장을 빠져나온 주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녹사평역에 있는 합동분향소가 너무 춥다고, 따뜻하고 괜찮은 곳으로 장만해 달라는, 국조에 참여해서 진실을 밝혀 달라 이런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약 한 시간 뒤 주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조 위원들의 사퇴 의사를 반려하고 국조에 참여토록 권유했다. 내일부터 (복귀한다)"라고 밝혔다.

여당이 복귀하면서 그동안 공전하던 국정조사는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와 함께 새해 예산안 통과 역시 합의점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선 예산안 후 국정조사'란 여야 합의 때문에 헛바퀴를 돌던 국조특위가 가동됐을 때 야당이 예산안 통과를 위한 양보에 나서지 않으면 여론의 부담이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우제윤 기자 / 김희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