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파트 ‘국평’은 59㎡?…고분양가·대출규제로 주목 [부동산 라운지]

마포 더 클래시 1순위
59㎡ 3가구 경쟁률 15대1
84㎡ 50가구 6.8대1 그쳐
중도금대출 가능 평형 몰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자녀가 둘인 30대 무주택자 최모씨는 서울 청약시장을 볼 때마다 고민이 깊어진다. 아이들을 키우려면 일정 면적 이상의 집이 필요하지만, 최근 공급되는 전용면적 84㎡는 대출이 막혀 청약을 통한 집을 구하는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최씨는 “그나마 중도금 대출이 되는 건 59㎡ 뿐이지만 아이들이 크면 결국 더 넓은 집을 구해야할 것 같아 84㎡를 찾는데 서울에서는 이제 불가능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청약시장에서 그동안 ‘국민평형’으로 꼽혔던 전용면적 84㎡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분양가가 상승으로 청약에 당첨돼도 대출 없이는 ‘내집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그나마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전용면적 59㎡’가 주목받고 있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1순위 해당지역 청약을 진행한 ‘마포 더 클래시(서울 마포구)’는 53가구 모집에 청약통장 792건이 접수됐다. 평균 경쟁률은 14.94대1로 최근 서울 아파트 청약과 비교하면 흥행에 성공했지만, 세부적으로는 전용면적 59㎡가 흥행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지 전용면적 59㎡는 3가구 모집에 449건 신청이 접수돼 경쟁률 149.67대1을 기록했다. 반면 50가구 모집에 나선 84㎡는 343건의 청약통장이 몰리면서 6.86대1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면적 59㎡와 84㎡ 양극화는 분양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마포 더 클래시는 평(3.3㎡) 당 분양가가 4013만원으로 책정되면서 강북권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보다 높은 평 당 분양가를 기록하면서 청약 신청자들의 부담도 더욱 커졌다.

이 단지 59㎡ 최고 분양가는 10억5000만원이다. 84㎡의 경우 14억3100만원이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의 일환으로 중도금 대출 상한이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변경되면서 마포 더 클래시 59㎡는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졌고, 이로 인해 수요가 더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분양가 탓에 84㎡ 인기가 시들한 것은 마포 더 클래시 뿐만이 아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경우 전용면적 59㎡ 타입별 최저 당첨 가점이 84㎡보다 높게 나타났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전용면적 59㎡ 최저 당첨 가점은 46점(59㎡C)으로 나타났다. 반면 84㎡ 최저 당첨 가점은 35점(84㎡E)에 머물렀다.

1000가구가 넘는 브랜드 단지로 주목을 받은 장위자이 레디언트 역시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이 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84㎡ 당첨 최저 가점이 20점에 그쳤다. 1인 가구가 4~5년 청약통장에 꾸준히 납입하면 받을 수 있는 점수가 ‘국민평형’에 당첨된 셈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최근 추세대로라면 전용면적 84㎡가 청약시장에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수준까지 가격이 떨어지는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소형 평형에만 수요가 몰리면 일정 수준 이상의 면적을 원하는 사람들은 청약통장을 던지는데 신중해지는만큼 청약시장 침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