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40만 가구 '월패드' 털렸다…범인은 '보안 전문가'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박정환 기자
[앵커]
아파트 거실 벽에 설치된 '월패드' 가정에서 친숙하게 쓰시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이런 월패드가 대거 해킹 범죄에 노출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불안감이 상당했습니다.
수사를 진행하는 경찰이 얼마 전 해킹 범죄를 벌인 피의자를 잡았다는데요. 이 피의자 보안전문가라고 합니다. 대체 어떻게 범행을 저질렀는지 현장 취재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박정환 기자?
[기자]
네, 저는 지금 경찰청에 나와있습니다.
[앵커]
월패드 해킹범이 드디어 잡혔다면서요?
[기자]
네 아파트 거실 벽에 설치된 월패드를 해킹한 30대 남성 이모씨가 지난 14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이씨는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아파트 월패드를 중앙관리하는 서버와 각 세대 월패드를 차례로 해킹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는데요.
월패드는 외부 방문자를 확인하고 방범, 조명제어 기능 등을 수행하는 태블릿형 기기로 카메라가 장착돼 있죠.
이러한 카메라를 이용해 집안을 엿보고 촬영물을 팔아 넘기려던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앵커]
피해 아파트 수가 상당하다고 들었어요.
[기자]
네 전국 638개 아파트, 세대 수로만 40만4천847개 가구에 달합니다.
경찰은 월패드 하나당 영상 10개 정도가 담겼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씨가 확보한 영상물이 대략 40만개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이씨는 검거 당시 영상을 다 삭제했다고 진술했고 경찰은 복구 등을 통해 월패드 16개에서 촬영된 영상 213개, 사진 약 40만 장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잠시 경찰 설명 들어보시죠.
[이규봉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대장]
"개인이 생활할 수 있는 가장 민감한 장소인 아파트 내부를 몰래 촬영한 것으로, 경각심을 주는 사건입니다."
경찰은 이씨가 혹시 숨겨둔 영상은 없는지 추가 추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앵커]
40만 세대가 피해를 입었다면 엄청 나네요. 어쩌다 덜미가 잡힌 거죠?
[기자]
지난해 11월 해외 웹사이트에 국내 아파트 거실 모습으로 추정되는 사진과 영상 등이 확산하면서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는데요.
이후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이 거의 1년 만에 붙잡은 겁니다.
경찰은 범인을 찾기 위해 IP 추적 등을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이씨가 치밀하게 추적을 따돌린
정황도 포착했습니다.
예를 들어 월패드 서버를 바로 해킹하면 신원이 노출되잖아요.
따라서 식당이나 숙박업소 같은 다중 이용시설에 설치된 무선공유기를 먼저 해킹하고 경유지로 활용한 뒤 아파트 단지 서버에 침입하는 수법을 썼다고 합니다.
[앵커]
얘기만 들어도 상당한 전문가로 보이는데, 대체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이씨는 고등학교 시절 보안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대학에서도 정보보호학을 전공했다고 합니다.
과거 한 언론에 출연해서 아파트 중앙관리서버와 거실에 설치된 월패드 해킹 위험을 직접 설명하기도 했고요.
경찰 역시 이씨가 상당한 IT 보안지식을 가진 인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이씨는 과거에도 해킹이나 디도스 공격을 하는 등 동종 전과도 두건 있다고 합니다.
[앵커]
무엇보다 영상이 혹시나 유출되거나 판매되지 않았을지 걱정이 됩니다. 개인 사생활이 담긴 민감한 영상들도 있을텐데요.
[기자]
이씨가 해외 사이트에 판매 글을 올리긴 했는데 실제 판매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경찰 설명입니다.
다만 해킹된 영상 중에 실제 개인 사생활이 담긴 민감한 영상들이 있어서 혹시 이씨가 뒤로 빼돌리거나 유출하진 않았나 경찰이 추가 추적을 계속하는 중이고요.
아까 경찰이 사진 40만장을 확보했다고 말씀드렸는데 이건 그나마 다행히도 방문자가 초인종을 누르는 사진들이라고 합니다.
경찰은 이씨가 성적 목적을 노리고 범행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성범죄 혐의 추가 적용 부분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또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신청했는데 최근 법원에서 기각되기도 했습니다.
이씨가 범행을 일부 시인하고 "월패드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경각심 차원에서 이러한 일을 벌였다"고 주장하는 점이 감안됐다고 하는데요.
경찰은 영장 재신청 여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앵커]
무엇보다 재발 방지책이나 예방책이 중요할거 같은데요.
[기자]
네 무엇보다 경찰은 월패드 제조업체, 아파트 서버 관리자, 세대 내 월패드 이용자 모두 보안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고요.
당장 개인이 할 수 있는 방안은 식당, 카페, 숙박업소 등에 설치된 무선공유기, 가정 내 개인 무선공유기 관리자 계정과 와이파이 접속 비밀번호를 재설정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밖에 경찰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유관기관에 월패드 해킹 범죄수법 등을 전달해 정부 대책과 가이드라인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경찰청에서 CBS뉴스 박정환입니다.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 kul@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열한 핼러윈 참사 유가족들 "與, 우리가 우습나"
- 제주 유명식당 대표 살해…경찰 '청부살인'에 무게
- 오세훈, 전장연에 휴전 제안…"예산안 통과까지만"
- "정당방위였는데" 30대 가장 폭행해 숨지게한 고등학생 6명의 최후
- 입주민 5명 살해범…"7년간 고문 당해" 아파트 전기실이 범행동기?
- [뒤끝작렬] 朴정부 경찰수장 수난시대…자업자득인가
- [뒤끝작렬] 스러진 DJ의 장남과 공허한 '좌파 독재'
- 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에게 핵포기하고 경제 택해야 얘기했다"
- 가까스로 살아난 '패스트트랙'…향후 정국과 변수는?
- 폼페이오, “이란 밖 나가는 원유 없을 것"...한국 등 수입금지 예외 종료 선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