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럽 탄 ‘가짜 벌꿀’ 14억어치 팔렸다

[앵커]
최근 꿀벌이 집단 폐사하며 벌꿀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해드렸습니다.

그러다보니 시럽이라고 부르는 액상과당을 섞은 가짜 벌꿀을 판매한 업체가 적발됐습니다.

이렇게 양을 네 배 이상 늘려 14억 원어치를 유통시켰습니다.

서상희 기자입니다.

[기자]
충남 공주시의 한 공장.

식약처 조사관들이 압수수색을 벌입니다.

창고 한 켠에 비어있는 흰색 플라스틱통이 가득합니다.

[현장음]
"(이게 뭐죠?) 이게 저희 꿀 사온 것들 남은 통들이에요."

이 업체가 판 꿀입니다.

100% 벌꿀이라며 품질 보증 문구까지 붙여놨습니다.

하지만 가짜였습니다.

업체 대표 이모 씨는 2019년부터 올해 4월까지 양봉 농가에서 사들인 벌꿀에 액상과당을 섞었습니다.

가짜 벌꿀을 만들 때 사용되는 이성화당입니다.

먹어보면, 단 맛이 나는데요.

설탕의 1.4배 정도 단맛을 내며 청량 음료를 만들 때 사용됩니다.

1kg에 6,000~9,000원인 벌꿀에 비해 액상과당은 가격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 씨는 벌꿀 56톤에 액상과당을 섞어 4배 이상인 227톤까지 늘렸습니다.

명절 선물 세트 등으로 전국에 유통된 가짜 꿀은 14억 5000만원 어치, 현찰로만 거래하고 거래기록도 남기지 않는 등 치밀함을 보였지만 결국 덜미가 잡혀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식약처는 최근 꿀벌 집단 폐사 등으로 벌꿀 가격이 오르자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양을 늘리기 위해 벌꿀에 액상 과당과 감미료 등 다른 식품을 섞는 건 엄격히 금지돼 있습니다.

하지만 육안이나 맛으로는 가짜와 진짜를 구별할 수 없다보니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김현정 /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장]
"식약처와 관련 부처에서는 매년 시중 유통 중인 벌꿀 제품을 수거하여 검사하고 있습니다."

소고기처럼 정부가 품질을 평가해 가짜 꿀을 가려내는 벌꿀등급제는 내년부터 정식 시행됩니다.

채널A 뉴스 서상희입니다.

영상취재: 이호영
영상편집: 이태희

서상희 기자 with@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