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프락치 의혹’ 경찰국장 반년 만에 승진시킨 ‘오만한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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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주의 정권 시절 경찰의 '프락치'(끄나풀) 활동을 한 대가로 경찰에 특채됐다는 의혹을 받는 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치안감)이 20일 치안정감으로 승진했다.
치안감으로 승진한 지 6개월, 경찰국장을 맡은 지 5개월 만에 경찰청장 바로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에까지 올랐다.
경찰 간부 한 사람 승진시키기 위해 국민의 따가운 시선이나 야당의 비판에 아예 눈감는 정부의 오만한 태도에 혀를 차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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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주의 정권 시절 경찰의 ‘프락치’(끄나풀) 활동을 한 대가로 경찰에 특채됐다는 의혹을 받는 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치안감)이 20일 치안정감으로 승진했다. 치안감으로 승진한 지 6개월, 경찰국장을 맡은 지 5개월 만에 경찰청장 바로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에까지 올랐다. 경찰국 신설 자체가 권위주의 시대로의 퇴행인데다 그 수장마저 부적절한 인물을 기용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는데도 오히려 고속 승진까지 시킨 것이다. 어떤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오기’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김 국장은 1980년대 노동운동에 몸담았을 때 동료들의 정보를 경찰에 제공하는 대가로 특채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자신도 피해자라며 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하지만 군사정권 시절 강제 징집 및 프락치 강요 사건을 조사해온 진실화해위는 당시 많은 피해자들이 프락치 활동을 강요받으며 그 대가로 공직 채용 제안을 받았지만 대부분은 거절했다고 밝혔다. 김 국장의 경찰 특채와 프락치 활동 의혹의 연관성을 더욱 배제할 수 없게 된 셈이다. 게다가 진실화해위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김 국장을 서둘러 승진시키는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
김 국장 승진은 개인적 의혹에 대한 비호일 뿐 아니라 경찰국 조직에도 힘을 싣는 조처이기에 더욱 우려스럽다. 30년 전 내무부(행안부 전신)와 경찰청을 분리한 것은 독재정권에 부역했던 경찰의 어두운 과거를 반성하고 경찰의 독립성·중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결단이었다. 경찰국 신설은 이를 하루아침에 허물었을 뿐 아니라,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을 시행령으로 밀어붙였다는 절차적 흠결까지 안고 있다. 그런데도 경찰국 수장을 몇달 만에 승진시킴으로써 문제투성이 조직을 되레 강화하는 꼴이 됐다.
경찰국은 시급한 예산안 처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쟁점이기도 하다. 시행령으로 신설된 경찰국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을 삭감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은 예비비로 지출하게 하자는 국회의장 중재안을 받아들였으나 국민의힘은 이마저도 수용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을 더욱 자극할 게 뻔한 김 국장 승진 인사를 낸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이러면서 초당적 협력을 입에 올릴 수 있겠나. 경찰 간부 한 사람 승진시키기 위해 국민의 따가운 시선이나 야당의 비판에 아예 눈감는 정부의 오만한 태도에 혀를 차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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