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월패드’ 40만 세대 뚫렸다…우리 집은 괜찮나?
[앵커]
아파트 거실에 설치된 '월패드'라는 장비, 일상에서 많이들 사용하실 겁니다.
방문객 확인 용도뿐 아니라, 최근엔 여러 제어 기능까지 추가돼, 사용 빈도가 부쩍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이 월패드에 설치된 '카메라'로 남의 집안을 몰래 훔쳐보는 '눈'이 있었습니다.
경찰이 월패드 해킹범을 잡았는데, 혼자서 무려 40만 가구를 해킹하고 몰래 찍은 영상을 판매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윤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해외 인터넷 사이트.
'한국인의 사생활'이라고 소개된 영상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거실 소파에 기대 텔레비전을 보는 등의 지극히 사적인 모습들.
누군가 '몰래 찍어서' 유포시킨 겁니다.
이런 유형의 영상들을 '전문적으로' 찍어온 피의자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30대 남성 이 모 씨는 아파트 거실에 설치된 '월패드'를 이용했습니다.
지난해 넉 달 동안 전국의 아파트 6백여 단지, 40만 세대의 '월패드'를 해킹한 뒤 거기 달려 있는 카메라로 불법 촬영을 한 겁니다.
그렇게 확보한 영상에는, 적나라한 사생활들이 담겼습니다.
[이규봉/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사이버테러수사대장 : "거실 내부에 있는 어떤 사생활적인 민감한 부분이 일단은 촬영되어서 유출되었습니다. 방문자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도 이번에 함께 유출된 걸로..."]
이 씨는 과거 한 TV프로그램에 보안전문가로 출연해 월패드 해킹을 시연하기도 했습니다.
그 식견을 범죄에 이용한 셈인데, 음식점 등에 설치된 오래된 무선공유기를 해킹한 뒤, 아파트 중앙관리서버를 거쳐, 집안 월패드를 해킹하는 등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한 치밀한 수법들을 동원했습니다.
이 씨는 검거 이후 '월패드의 보안 취약성을 알리려는 취지였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그가 영상 판매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구매자와 주고받은 메일 등을 확보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집집마다 월패드 보안 조치를 강구할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김승주/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전화인터뷰 : "월패드의 비밀번호를 바꾸시고 또 집 안에 있는 무선 공유기의 관리자 비밀번호까지도 다 바꿔두시는 게 좋습니다. 월패드 카메라에 테이프를 붙여 놓으시는 게 가장 안전한..."]
대부분의 월패드 기종엔 '비밀번호' 변경 메뉴가 있는데, 혼자 하기 어렵다면 제조업체에 문의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윤우입니다.
촬영기자:김경민/영상편집:신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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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우 기자 (y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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