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썼다" vs "봤느냐"…이화영 쌍방울 법인카드 사용 여부 법정공방

유재규 기자 2022. 12. 2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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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그룹 직원 3명 증인 출석…부회장 증거인멸 여부도 다툼
출석 예정된 증인 1명, 구속심사로 불출석…내달 2차공판 예정
'쌍방울그룹 뇌물 의혹'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현 킨텍스 사장)가 27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공동취재) 2022.9.27/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쌍방울그룹 뇌물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법인카드 사용' 여부를 싸고 검찰과 변호인 측이 법정공방을 펼쳤다.

수원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신진우)는 20일 특정경제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씨에 대한 첫 공판을 마쳤다.

이와 함께 뇌물공여, 범인도피,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쌍방울그룹 부회장 방모씨에 대한 공판도 진행했다.

이날 공판은 증인신문으로 이뤄졌으며 검찰이 신청한 증인 3명이 출석했다. 출석한 증인은 쌍방울그룹 내 인사총무팀, 재경팀 소속 직원 등이다.

인사총무팀 소속 직원을 상대로 이씨의 혐의 중 법인차량 관련해 신문이 이뤄지긴 했으나 시간관계에 따라 검찰의 주신문만 이뤄지고 2차 공판에서 변호인 측의 반대신문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날 재판의 주요 쟁점은 이씨의 쌍방울그룹 법인카드 사용 여부, 검찰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방씨의 증거인멸 여부 등을 가리는 것으로 증인 2명에 대해 공통질문을 각각 던졌다.

재경팀 소속 직원들은 쌍방울그룹 내 법인카드 관리, 배포, 기록작성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또 이들에게 지난 5월 쌍방울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개시됐을 때 방씨의 증거인멸 상황도 물었다.

검찰 측은 "이씨는 쌍방울그룹에서 2015년 1월~2017년 2월 고문을, 2017년 3월~2018년 6월 사외이사를 역임하는 동안 백화점, 미용실, 자녀책상 가구 구입, 딸 개인 중고책, 식사 등으로 법인카드를 무단 사용했다"며 "사외이사 재직 이후에도 이씨는 지난 2월까지 허위로 등록된 직원 명의로 발급된 법인카드를 받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씨는 2015년 5월~2022년 2월 2112, 5804, 5488, 0423, 4535, 2656(이상 카드앞면 12자리 중 마지막 네 자리 번호) 등 법인카드 6장을 사용했고 그 흔적이 사용내역 취합서에 기재돼 있다"고 덧붙였다.

증인들 역시 "다른 임직원을 통해 '이씨가 사용할 것이니 카드를 만들어라'는 얘기를 들었고 발급했다"며 "이후 쌍방울그룹 법인카드에 대한 이씨의 언론보도가 나오고 나서 방씨에게 보고해 법인카드를 회수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또 "허위로 직원을 쌍방울그룹 일반사원으로 등재해 월급과 그의 명의로 된 법인카드도 만들었다"며 "이씨가 사외이사 이후에 사용된 흔적에 대해 사용한 사람을 '방모씨2'라고 기재하는 등 치밀함도 있었다"고 전했다.

변호인 측은 증인들을 통해 "다른 임직원을 통해 '카드를 만들어라'는 얘기만 들었지 직접 그 카드들을 이씨가 사용했는지를 목격했냐"며 "어디서 들었다고 증인들이 증언을 하지만 이씨가 실질적으로 법인카드를 백화점에서, 식당에서 사용한 것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허위직원은 이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는데 사용처를 보면 네일아트숍, 백화점, 미용실 등이며 특히 미용실에서 사용한 금액이 13만원인 것으로 보면 허위직원이 직접적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며 "쌍방울그룹 전 회장 김성태씨가 워낙에 즉흥적인 사람이라 자신의 마음에 들면 해당 허위직원과 같이 쌍방울그룹 직원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11건이 더 있다"고 덧붙였다.

방씨의 증거인멸 관련해서 검찰은 "2021년 11월13~14일이 당시 주말인데 이때 쌍방울그룹 10층에 위치한 윤리경영실 내 PC하드디스크를 모두 파손했다"며 "당시 하드디스크를 파손했을 때 회사 내 폐쇄회로(CC)TV 작동까지 모두 멈췄다고 하는데 이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서 아니냐"라고 증인들에게 물었다.

증인들은 "그런(CCTV관련) 얘기는 들었다. 아마 PC파손 때문에 그런 것 같다"며 "당시 10층에는 여러 직원들 사이에 방씨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이 역시, 증인들은 검찰조사 때 검찰이 먼저 내용을 보여주고 나서 기억을 내게 한 것이다. 어느 매체에서 이씨의 법인카드 이용 흔적을 삭제하려고 PC를 부쉈다고 보도했는데 어떻게 이를 이렇게 연관지을 수 있는가"라며 "증인들은 해당 언론이 언제 보도됐는지도 몰랐다 하는데 검찰조사 과정에서 검사가 보여주는대로 그렇다고 진술한 것에 그친다"고 반박했다.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한편 출석하기로 예정된 증인 1명은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의 피의자로 쌍방울그룹 전직 재무총괄책임자다. 그는 이날 수원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으로 증인으로 불출석 했다.

검찰은 전직 재무총괄책임자 A씨와 현 재무담당 부장 B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14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늦은 오후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씨에 대한 2차 공판은 오는 2023년 1월3일에 열릴 예정이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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