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들이 붕어빵 구워주네" 수원고 이색 사제동행 프로그램 진행

2022. 12. 20.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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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현 기자(qwg1029@daum.net)]"학생들이 추운 겨울마다 오늘 먹었던 붕어빵을 떠올리길 바랍니다."

수원고 이혜란 교사는 "행사를 준비하며 전날 밀가루를 개워놓고, 다음 날 일찍 학교에 와 기계를 예열하는 등 일련의 과정들이 쉽지 않았지만 학생들이 줄을 서서 붕어빵을 먹고 맛있다고 해 줄 때마다 만족스럽다"며 "학생들이 언젠가 겨울이 되면 '아 우리가 학교에서 붕어빵을 받아서 먹었었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추억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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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마련한 붕어빵 기계로 등교시간 학생들에게 붕어빵 나눔 행사

[박종현 기자(qwg1029@daum.net)]
"학생들이 추운 겨울마다 오늘 먹었던 붕어빵을 떠올리길 바랍니다."

20일 오전 6시 30분께 경기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에 위치한 수원고등학교 내 강당 앞. 하봉수 교장을 비롯한 수원고 교사들은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나와 테이블 등을 옮기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들이 나르는 물건은 단순한 교보재가 아니었다. 테이블 위에는 교과서나 교보재 대신 붕어빵을 굽기 위한 기계가 올려졌으며, 영하에 가까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은 바람을 막기 위한 패딩 대신 앞치마와 위생모를 착용하며 결의를 다졌다.

▲20일 오전 8시께 수원고등학교 강당 앞에서 하봉수 교장이 학생들에게 붕어빵을 나눠주고 있다. ⓒ수원고등학교

이날 수원고등학교는 교사들은 이날 사제동행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된 '사랑 품은 붕어빵 나눔 행사'를 준비했다. 하 교장과 한상문 교감, 진로진학상담 교사 등을 비롯한 다수의 교사들은 지난 6일부터 매주 화·목요일마다 교내에서 붕어빵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학교에 일찍이 등교한 학생들은 강당을 오가며 "언제 먹을 수 있어요?"라고 묻기도 했다. 이러한 학생들의 기대에 부응해 교사들은 전날 미리 준비한 붕어빵 반죽과 팥과 슈크림 등을 틀에 넣고 조작해 10여분 만에 오늘의 첫 붕어빵을 능숙하게 완성했다.

본격적인 등교시간이 되자 한 번에 수십여 명의 학생이 붕어빵 기계 앞으로 몰려들었다. 추운 날씨로 인해 평소 빠르게 교실 안에 들어가던 학생들은 이날 교사들이 붕어빵을 만든다는 소식에 강당 앞에 옹기종기 모여 서로 안부를 물으며 기다리기도 했다.

특히 매교역을 통해 통학하는 학생들이 한꺼번에 밀어닥칠 때마다 붕어빵을 준비하는 교사들의 손은 더 속도를 냈다. 교사들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붕어빵 기계는 한 번에 20개를 만들 수 있었지만, 혈기왕성한 아이들의 식욕을 감당하기는 어려웠다.

이에 붕어빵을 굽는 시간이 늦어질 때마다 일부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얘야 이건 붕어빵이 아니라 사랑이란다", "원래 바로 먹는 게 제일 맛있어. 넌 운이 좋네"라는 등 농담을 주고받으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날 행사가 끝나는 오전 8시 40분까지 교사들이 만든 붕어빵은 300여 개. 900여 명의 전교생 가운데 약 30%의 학생들이 교사가 만든 붕어빵을 먹은 셈이다.

한편 수원고는 오는 22일 마지막으로 붕어빵 나눔 행사를 진행하는 한편, 향후에도 색다른 사제동행 프로그램을 마련·추진할 계획이다.

▲20일 수원고등학교는 사제동행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사랑 품은 붕어빵 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수원고등학교

수원고 이건희(17)군은 "평소 학교에서 붕어빵을 먹고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저번부터 정말 선생님들이 붕어빵을 만들고 있어 놀랐다"며 "덕분에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붕어빵으로 속을 든든히 채울 수 있어 선생님들께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수원고 이혜란 교사는 "행사를 준비하며 전날 밀가루를 개워놓고, 다음 날 일찍 학교에 와 기계를 예열하는 등 일련의 과정들이 쉽지 않았지만 학생들이 줄을 서서 붕어빵을 먹고 맛있다고 해 줄 때마다 만족스럽다"며 "학생들이 언젠가 겨울이 되면 '아 우리가 학교에서 붕어빵을 받아서 먹었었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추억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qwg102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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