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5%대 물가 지속… 물가 중심 통화정책 이어갈 것”

유지혜 2022. 12. 2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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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당분간 5%대 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물가 오름세가 점차 꺾이더라도 그 속도나 폭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한 것이다.

한은은 20일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가겠지만 석유류 가격 오름폭이 축소되고 국내외 경기 하방 압력도 커지면서 오름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다만 둔화 속도와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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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경기하방 압력에 오름세는 둔화
공공료 인상, 유가·환율흐름 변수
둔화 속도·폭 불확실성 큰 상황
이창용 “2023년 물가 높은 수준 예상
최종금리 전망 3.5% 변화 가능”
경제 상황 따라 추가 인상 열어놔

한국은행은 당분간 5%대 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물가 오름세가 점차 꺾이더라도 그 속도나 폭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한 것이다.

한은은 20일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가겠지만 석유류 가격 오름폭이 축소되고 국내외 경기 하방 압력도 커지면서 오름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다만 둔화 속도와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한은은 유가와 환율 흐름,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 정도, 국내외 경기둔화 정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2022년 하반기 물가설명회에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1∼1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작년 동기 대비)은 5.1%를 기록하면서 물가안정목표(2%)를 크게 웃돌았다. 연간 기준으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수준(4.7%)을 넘어 1998년(7.5%) 이후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7∼11월)만 놓고 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7%로, 1998년 하반기(6.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특히 소비자물가가 지난 7월 6.3%로 정점을 찍은 후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과 달리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가 지난달(4.3%)까지 4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고물가 고착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은은 근원물가 상승률이 수요 측 물가 압력 약화 등으로 점차 둔화하겠지만, 개인서비스물가의 하방 경직성, 일부 품목의 수급 차질 해소 지연 등이 둔화 폭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내년 중 물가상승률이 상고하저 흐름을 나타내며 점차 낮아지더라도 물가 목표 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영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긴축의 고삐를 풀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앞으로 발표되는 데이터를 통해 그간의 정책이 국내 경기 둔화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정책금리 변화도 함께 고려하면서 정교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조정, 이에 따른 금융 안정 저하 가능성, 우리 경제 각 부문에 미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 등에 대해서도 각별히 살펴보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3.50%로 예상됐던 이번 금리 인상기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다수의 금통위원이 3.50%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는 시장과 소통을 위한 것이었지 정책 약속으로 이해해선 안 된다”면서 “경제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지난달 대다수 금통위원은 물가 상승세가 중장기적으로 목표치(2%)로 수렴한다는 확실한 근거가 있기 전에는 (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라고 했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3.25%로 다음달 금통위에서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만 밟아도 3.50%가 된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빨리 둔화할 경우 추가 금리 인상 횟수나 인상 폭이 바뀔 수도 있다. 이 총재는 “너무 늦게 대응하면 경기침체를 악화할 가능성이 있고 반면 너무 일찍 대응하면 ‘스톱 앤 고(stop-and-go)’라는 말처럼 통화정책의 신뢰성을 상실한다”며 “경기, 외환, 고용 등 여러 가지 거시경제 변수를 파악하고 있고 지난달 발표한 전망치에 변화가 있어 1월에 전망치를 다시 점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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